교토 자전거 여행 1일차 - 넘치지 않는 도시, 교토 (6/9)

예기치 않게 교토에 와서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번에 자전거 여행 컬렉션을 만들어 기록했던 게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빙글에 기록해 봅니다. :) 사진 1 - 내가 빌렸던 전기 자전거! 이쁜 라임 색으로 골랐다. 가격은 하루에 1,700엔. 조금 비싸긴하나 오르막 길도 잘 올라가서 너무 이쁘다 ㅎㅎ 사진 2 - 오늘의 베스트 샷. 자전거를 타다 지나친 어느 골목길 가게 앞에 빨래가 가지런히 널려 있었다. 어찌나 가지런한지 자전거를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서 봤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다 떨어진 수건이었다. 다 떨어진 수건을 저렇게 정성스레 걸어둔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진 3 - 가모가와 강변. 교토의 중심이라고 한다. 남에서 북으로 이동할 때는 강변을 따라 이동하니 참 좋았다. 사진 4 - 골목길을 가다 만난 구멍가게. 어릴 때 할머니댁 앞에 있던 가게 같아서 한참을 쳐다봤다. 사진 5 - 카레 미역 우동!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누가 ‘카레미역국’이라고... 쿨럭... 사진 6 - 일본은 참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다. 특히 넓어서 좋았다. 사진 7 -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동이인데 이리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지... 사진 8 - 교토의 야경! 사진 9 - 교토타워를 바라보며 달리는 길은 정말 환상이었다. 최고! 앞에 보이는 건물은 내가 완전 재미있게 구경했던 요도바시 카메라 전자상가! 사진 10 - 전자 상가 아래에 있는 유료 자전거 주차장. 여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래에서... === 역시 교토는 좋았다. 그런데 여행기가 쉽게 쓰여지지 않았다. 오늘 내가 경험한 교토를 기록하는 것보다 '내일은 어디 가지?'하는 걱정만 가득했다. '자전거 여행처럼 고민 없이 다녀야지’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아 E-book으로 오사카/교토 여행 책을 샀다. 여행 책에 있는 남이 짜준 수 많은 루트들… 킨카쿠지, 긴카쿠지, 니조조, 기요미즈데라 등등. 여행이 아니라 관광지 방문 퀘스트를 깨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일은 꼭 자전거를 빌려야지. 일단 자전거가 있으면 좀 자유로워질 것 같아.' 일어나자마자 자전거 샵으로 향했다. 막상 빌리려니 버스 1일 자유권이 500엔인 교토에서 하루 대여료가 1,000엔씩 하는 자전거를 빌린다는 건 매우 비효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1단 자전거를 빌리려고 했는데 바로 앞 손님이 전기 자전거를 빌려가길래 나도 전기 자전거를... 렌탈비 비싸다며 투덜대던 건 언제고... ㅎㅎㅎ 자전거 폐달을 밟는 순간, '그래, 바로 이거야!' 라고 외쳤다. 관우가 적토마를 처음 얻었을 때의 마음이 이랬을까. 너무 신나서 아무 생각 없이 길도 모르는 길을 한참을 내달렸다. 한참을 달리니 어느덧 점심시간. 이럴 때를 대비하여 봐뒀던 컬렉션이 있었지. 강변에 앉아@planB 님의 컬렉션(http://www.vingle.net/collections/127830)을 구경하다 나랑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히노데우동(日の出うどん)으로 향했다. 작은 골목, 골목을 지나 언덕길을 오를 때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자전거를 타면, 그냥 놀러온 여행객이 아니라 이 동네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참 좋다. 그렇게 구글맵이 알려주는 경로도 무시하고 ‘이 길로 가면 저 길이 나올 것 같은데!’ 하며 꽤나 달렸다. 큰 길보다는 골목 길로. 아는 길보다는 모르는 길로! 우동 가게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려서 먹은 미역 카레 우동은 참 달큰했다. 마지막엔 짭조롬한 국물에 밥을 비벼먹으니 정말 든든한 한끼였다. 카레 국물에 밥을 비벼 후룩 후룩 평화롭게 먹고 있는데,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여.권.이. 없.어.졌.다! 으악! 아까 자전거샵에서 여권을 확인하고 받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허겁지겁 자전거샵에 여권이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한국 영사관이 어딘지 검색했다. ㅠㅠ 다행히 자전거샵으로 가는 길에 여권이 샵에 있다는 연락을 받아서 한참을 서둘러 가는데 갑자기 교토 경찰이 나를 붙잡는 것이 아닌가....!! 알 수 없는 일본어에 당황했지만, 한가지 사실은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저 사람은 나에게서 딱지를 끊고 싶어 한다.' PASSPORT를 보여주라는데.. 저기.. 제가 지금 그 PASSPORT 찾으러 가는 길이었거든요ㅠㅠ 구글 번역기로 ‘여권을 두고 왔다’라고 보여드렸다. 문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번역기로 전달이 되는데, 이 분이 하는 말은 내게 전달이 안 된다는 것. 할 말이 있으신 것 같아서 구글 번역기에 일본어 자판을 바꿔 드렸는데 이 분... 아이폰을 처음 써보시는 것 같다. 처음엔 펜으로 화면을 꾹꾹 누르시다가 장갑낀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셔서, 장갑을 벗어야한다고 말했더니 더 이상 안 될 것 같았는지 그냥 가라고 하신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붙잡힌 이유를 말씀해주셨다. 자전거 타면서 핸드폰 하지 말라고. 라이딩 중에 구글맵을 봤던 것이 화근이었다. 일본은 참 자전거를 타기 좋은 나라다. 웬만한 차도 옆에는 이륜 도로가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이륜 도로로 들어오는 차들도 없고, 차들과의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안전하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저런 규범들과 시민들의 배려가 자전거를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거겠지. 구석 구석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모든 순간 순간이 다 좋았지만, 저녁에 교토 타워 야경을 바라보며 하는 라이딩은 특히 환상이었다. 교토는 자전거를 아무데나 세워두면 견인해가서 교토역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 주차장을 찾았다. 다행히 교토역 앞 요도바시 카메라 전자상가 지하에 유료 자전거 주차장이 있었다. 가격은 6시간에 100엔! 자전거를 주차하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러모로 신기한 풍경이었다. 교토역에서 내려다 본 교토의 저녁은 참으로 아늑했다. '앗, 이런 똑같은 기분을 어디에서 느낀 적이 있었는데…' 점심 때 갔던 히노데우동 같은 느낌이었다. 이 도시는 야경조차 과하지 않다. 누군가 내게 교토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넘치지 않는 도시였다.’라고 꼭 답해야지. 그렇게 멋진 야경을 본 뒤 교토역을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나는 오늘의 사건, 사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단 걸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문제는 그 100엔짜리 자전거 주차장이었다. 주차장을 나가는 출구에서 아무리 100엔을 넣어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나가는 것을 자세히 보니 그 사람들은 어떤 티켓을 넣고 100엔을 넣고 있었다. 들어올 때 ‘이 사람들은 어떻게 들어온 시간을 체크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더랬다. 그냥 ‘아, 끝날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 들어오는 사람은 다 100엔이라 그냥 들어가나보다’라고 내 맘대로 생각하고 들어갔던 것이 큰 실수였다. 그러니깐, 그때 그냥 들어가는 것 같았던 사람들은 다 티켓을 뽑고 들어갔던 것이다.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직원도 없고 등에는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1. 자전거 주차장이 11시 30분에 끝나니 그때까지 무작정 기다려 본다. - 직원이 내려오지 않으면 어쩌지? 2. 자전거를 주차하고 내일 다시 찾으러 온다. - 지금 당장 숙소까지는 어떻게 가며, 내일 언제부터 들어왔냐고 물어보면 설명하기 더 어려울 것 같았다. 3. 지나가는 분께 구글 번역기로 사무실 직원을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3번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내 부탁을 본 어떤 일본 친절한 일본 청년이 직원을 호출해줬다. 잠시 후 직원이 와선 나를 내보내어 주었다. 멋쩍게 100엔을 건네는 내게 괜찮다며 맑게 웃어주는 그를 보면서 정말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아 정말 다른 나라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전거가 없었으면 사건 사고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또 자전거가 있어서 다이나믹한 여행이었겠지. 그래서 내일이 더 기대된다. 내일도 역시,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자! - 라이딩 시작 시간 : 오전 10시 30분 - 라이딩 종료 시간 : 저녁 11시 30분 - 이동 거리 : 도보로는 18,000보, 거리는 측정 못 함. - special thanks to : 반갑게 맞아주신 히노데 우동 사장님. 자전거 규칙을 알려주신 경찰 아저씨, 자전거 주차장에서 직원을 불러준 훈남. 자전거 주차장의 친절한 직원분. 모두 고맙습니다! 아리가또 :)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