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파혼한 썰.blind



때는 2년전, 난 3년째 만나던 1살 연하의 여자친구가 있었어.


당시에 나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다소 늦은 나이에 1년 째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여자친구 역시 3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어.


어느 날, 주말에 결혼식을 다녀온 여자친구가 우리아빠 정년을 물어보더라.

정년이 2년여 남았다고 얘기를 해주었고, 여자친구는 우리아빠 정년이 지나가기 전에 우리 결혼하자 하더라구.

난 이 얘기를 우리 집에 전했고, 우리 엄빠는 여자친구가 기특하다며 결혼을 추진해보라 하셨지.

모아둔 돈은 나 3000만원, 여자친구 2000만원, 도합 5000만원 밖에 없었지만

대출 받아서 후다닥 갚을 생각으로 그렇게 우리는 결혼 준비를 시작했어.


집을 제외한 결혼식장 예약부터 신혼여행, 스메 그리고 예물까지 빈틈없게 진행되었어.

그렇게 결혼준비를 하던 어느 날 여자친구 어머니께서 맥주 한 잔 하자며 나를 호출하셨어.

나와 내 여자친구, 그리고 여자친구 어머니와 결혼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시간은 흘러갔지.

그러던 중 여자친구 어머니는 우리집 지원에 대해 물어보셨고, 나는 우리집 경제상황을 고려해서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 1억정도는 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갚아갈 생각이고, 결혼에 대해 내가 그려온 플랜에 대해 말씀드렸어.

그러나 여자친구 어머니께서는 ‘고작 1억 갖고 서울에 집 전세도 힘들다.’라면서 그동안 돈 안 모으고 뭐했냐며 꾸지람을 하시더라.

평소엔 씩씩하고 밝다며 좋아해 주시던 여자친구 어머니였는데, 그때 날 바라보시던 그 눈빛은 아직도 잊지 못해.

사람이 사람을 경멸할 때의 눈빛 알아?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정말 창피하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더라.

난 내 나름대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는데, 그 모든 것을 무시당한 느낌이었어. 아마 이 감정은 겪어본 사람만 알거야.

그 때의 맥주는 내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기에 적절했고, 늘 그래왔던 것 처럼 방실방실 웃으며

“어머니 제가 잘 할게요. 제가 XX (여자친구) 행복하게 해줄게요. 저 아시잖아요 ㅎㅎ”라며 넉살을 부렸어.

그리고 하시는 말씀은 “내 딸이 널 좋아하니까 허락했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불만족스럽다.”라고 하셨고, 그 렇게 그날은 마무리가 되었지.


그날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 난 아빠에게 지원을 해주실 수 있느냐고 슬쩍 떠봤고, 다음 날 내 통장에 8000만원이 입금되어서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어.


일주일 후 화창한 오후에 우리가족과 여자친구가족이 모인 상견례자리가 왔어.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갔고, 막바지에 여자친구 어머니께서 대뜸 우리 엄빠한테 물어보시더라.

“애들 결혼하는데, 혹시 경제적 지원은 생각하셨는지요?”

난 분명히 1주일 전에 어느정도 지원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이게 무슨소리지?

여자친구 어머니께서는 아마 우리 엄빠를 직접적으로 떠보려고 하셨던 것 같아.

나는 어색한 분위기가 될까 싶어서 부랴부랴 여자친구와 사전에 얘기한 대로

“저희 집에서 지원해준 금액과 우리 커플이 모아둔 돈에 대출을 받아 빌라로 전세로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말씀드리려 했어.

(이 부분은 여자친구 어머니도 미리 알고 계셨던 부분이야.)

그랬더니 여자친구 어머니는 “어른들 얘기하는데 자네는 끼어드는 것 아니네.”라고 내 말을 가로막으셨어.

난 멋쩍은 웃음으로 “네, 죄송합니다.”라고 말씀드렸고, 내가 하려는 말은 우리엄마가 대신 말씀해주셨어.

그렇게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우리의 상견례는 끝이 났어.


그날 저녁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왔어.

여자친구는 “우리 결혼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너무 섣부르게 서두른 것 같아.. 주변 언니들이 결혼는 현실이래.. 미안해 오빠.”

불과 상견례를 마친지 24시간, 아니 12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

난 여자친구를 온갖 방법으로 설득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말은 내가 원라는 바와는 달랐어.

여자친구가 말하길 “우리 엄마가 상견례 끝나고 우셨어. 내 딸 가치가 고작 8000만원 밖에 안하냐고.. 그러면서 나도 결혼을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

그 말을 듣고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더라.

직장생활을 나보다 더 오래한 여자친구보다 내가 모은 돈이 많았고, 비록 많은 돈은 아니지만 우리집에서만 8000만원을 지원해주시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싶더라..

마지막 결심을 한 나는 “만약 우리 지금 결혼 못하면 이제 너랑은 볼 일 없을 것 같아. 내일까지 답 줘. 나도 우리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하니까”

하고 전화를 끊었지..


다음 날, 여자친구한테 온 카카오톡은 “우리 이제 그만해야할 것 같아.”

내가 보낸 답장은 “응 그래. 행복해라.”


우리가 만난 3년, 부부를 앞둔 우리는 그렇게 단 두 줄로 헤어지게 되었어.

물론 그 이후에 여자친구가 울며불며 매달리긴 했지만, 이미 정나미가 떨어져서 아무 감정도 들지 않더라.

여자친구 어머니도 나한테 전화해서 다시 결혼을 진행해보라 하셨지만, 내 대답은 No


참 사람 인연이 어렵더라..

그 이후에 결혼을 포기하고 혼자 즐기며 사니까 솔직히 행복하다.

가끔 결혼한 친구들의 행복한 소식에 가슴 한켠이 씁쓸하긴 하지만 지금의 나, 지금의 내 생활이 참 좋아 난.


나처럼 불행한 경험 겪지말고 블라 형 누나들은 다들 행복하자~



ㅊㅊ 블라인드



홀리쒵~~~~~~~~

잘 거른 것 같은데? 더 좋은 남자 물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급 ㅈ됨을 느끼고 다시 앵기는 거 같은데 글쓴이 빠른 손절 굿굿

나도 네임드 함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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