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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게 있어서 운동을 가기 전에 편의점에 잠깐 들렀다. 내가 물건을 고르는 동안 편의점 사장님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물건을 들고 계산대로 가자, 사장님은 전화를 끊었다. 분명히 끊었다. 사장님은 내 물건을 계산하면서, 문득 나를 보며 말을 걸어왔다.


나는 보이스피싱 같은 거 안 당할 줄 알았어요.


사장님은 조금 전까지 보이스피싱 관련해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나가는 손님일 뿐인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 보니 어지간히 당황한 것 같았다. 사장님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딸내미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하니까, 무슨 나는 당황한 거지. 


멈칫했다. 사장님은 분명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었고, 나는 무슨 대꾸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아, 혹시 송금을 하셨나요,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방금 딸에게 확인 전화를 해봤다고 했다. 나는 다행이네요, 하고 대꾸해줬다. 그리고는, 조심하셔야죠, 하고 덧붙였다. 이 정도까지 대꾸를 해줬다면, 상식적으로 네, 안녕히 가세요 라던가 아차차 내 정신 좀 봐, 손님한테 별말을 다 하네요, 안녕히 가세요 라던가 뭐 그런 말이 돌아와야 할 것 같은데, 사장님은 그렇게 뒷걸음질 치며 편의점을 나가려는 나를 그저 빤히 쳐다보며, 알 수 없게도 어머 어머, 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웬 어머 어머? 당황스러움을 채 떨치지 못해서 그랬던 걸까.


편의점을 나와 피티샵에 올라가면서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한테 한 말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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