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을 떠난 플래시... "기술은 사라지지만 기억은 남는다"

[인터뷰] R.I.P. 플래시 프로젝트의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 미술 큐레이터 권태현

플래시게임


게임문화연구자 박이선과 미술 큐레이터 권태현 두 사람은 '코옵'이라는 기획팀을 만들고 2019년부터 플래시 추모 프로젝트 'R.I.P. 플래시'를 진행하고 있다. 코옵은 장례식 콘셉트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고문을 싣고, 방명록을 열어두는 한편, 플래시게임과 아카이브를 주제로 두 차례의 토크를 진행했다.


이들은 그간의 결과물을 책으로 엮기로 했다. 아울러 간단한 웹게임과 몇 가지 굿즈를 만들어 플래시를 조금 더 유쾌하게 보내주기로 했다. 두 사람은 왜 플래시라는 일개 기술의 장례식을 열기로 한 걸까? 박이선과 권태현은 플래시에는 추억을 넘는 의미가 있고, 오늘날 게임 생태계에 플래시가 미친 영향이 분명하다고 이야기했다.

왼쪽부터 권태현 큐레이터, 박이선 연구자



Q. 디스이즈게임: R.I.P. 플래시는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A. 박이선 (이하 박):


많은 사람들의 기억이 있는 플래시이니만큼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기록을 공유하고, 방명록에 플래시라는 문화에 대해 함께 추모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A. 권태현 (이하 권):



Q. 어떤 플래시게임을 즐겨 했는지?


A. 박:


연구를 하면서 재미있었던 것이 세대는 같았지만 성별과 지역이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즐긴 플래시 콘텐츠가 조금씩 달랐단 것이다. 플래시가 사라진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화적 사건인데, 플래시를 가지고 논 사람들의 기억은 전부 달랐던 것이다. 나는 '슈게임'이나, '고향만두'를 즐겼는데 태현 님은 해본 적이 없다더라. 


A. 권



Q. 게임 로고를 클릭하면 히든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A. 권:

권태현 큐레이터



# 유저 창작, 인터랙티브 웹의 문을 연 플래시


Q. 당시에도 CD 게임이나 TV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퀄리티는 떨어졌는데도 플래시를 거의 집중적으로 즐긴 세대군이 있는 것 같다.


A. 박:


A. 권:


A. 박:



Q. 플래시가 인터랙티브 웹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부연하자면?


A. 권:


요즘은 촌스럽다고 잘 안 쓰지만,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나타난다던가, 날개 메뉴가 등장한다던가... 그러한 인터랙티브 디자인이 플래시를 통해 보편화됐다. 


A. 박:


메뉴를 누르면 소리가 나고, 웹사이트 자체에 스토리를 구성하기도 하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플래시에서 액션스크립트를 써서 코딩을 할 수도 있었는데, 이걸 통해서 게임 같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었던 것이다. 



Q. 반응이 좋았던 플래시게임들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은 반일, 반미 감정이 굉장히 컸던 것으로 기억하는 축구선수 유상철이 조지 부시의 오노군단과 대적하거나, 사극에 나온 허준이나 이순신이 미국과 일본을 응징한다는 내용의 콘텐츠들이 인기였다.


A. 권:




Q. 동국여지승람! 네이버 붐에서 족보를 봤던 기억이 난다.


A. 권:

지금은 작고한 유상철 전 감독은 과거 '홈런왕' 밈(meme)을 가지고 있었다.
<불멸의 이순신> 게임의 문제 코너. 상당한 호응을 얻었던 두 게임의 개발자는 같은 사람이다.



# 우리는 어쩌다가 플래시를 '추모'하게 되었나?


Q. 이렇게 인기를 끌었다가, '곡괭이 시리즈'의 2010년대 중반까지 매니아층을 보유하던 플래시가 왜 지원을 중단한 건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A. 권:


또 플래시는 해킹당하기 너무 좋았다. 잡스를 중심으로 업계에서 플래시에 대한 회의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랜섬웨어 사건도 끊이지 않으면서 플래시보다는 HTML5로 대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2017년 들어서 어도비에서도 문제를 인정했고, 플래시 업데이트를 종료하기로 선언하기에 이른다.


기업이 자기 기술의 사망을 선고한 것이다. 그렇게 2020년 12월 31일부터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의 플러그인 지원이 종료됐다. 발표가 2017년에 있었으니 유예기간이 굉장히 길었던 셈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둔 것은 세계적으로 플래시가 많이 쓰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간 동안 정부 프로그램도 바뀌고, 대학교 사이트도 바뀌었다. 플래시 개발자들도 다른 쪽으로 직업을 바꾸게 됐다.

이제 일반적인 방법으로 플래시 콘텐츠를 웹에서 이용할 수 없다.



Q. "기술이 죽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활자 인쇄에서 기술이 발전하고, 개선되면서 디지털 프린팅이 일반화된 것처럼 구 기술의 소멸은 당연한 것 아닌가? 플래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이 있다면?


A. 권:


근데 플래시 지원 중단은 인터넷 브라우저에 접속하는 순간부터 경고창처럼 나타났다. 플러그인이 없어지는데, 이렇게 장기간 동안 준비하고, 대대적으로 알려야 한다니 유례없는 일이다. 다른 회사의 프로그램 서비스가 종료되는 건데 말이다.


플로피 디스켓에서 CD로 넘어올 때 '몇년 몇월 몇일부터 디스켓 안 씁니다' 하지 않았다. 플래시는 기술이 없어지고, 그에 따른 빈자리가 생기는 것을 모두가 준비하고 감각해야 했던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이 국면을 인터넷을 쓰는 모두가 느껴야 했다는 것 자체를 탐구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A. 박:



Q. 과거 플래시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지?


A. 박:



Q. 플래시 개발자들이 유니티로 많이 건너간 건가?


A. 박:


이런 생각을 해보면 '플래시가 죽은 건가' 생각도 든다. 제작 툴에 있었던 기능들이 현세대에도 너무나도 잘 남아있지 않은가? 플래시라는 이름만 없어졌을 뿐이지 기술적인 측면은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Q.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플래시를 보존하려는 시도도 있다. 


A. 권:


플래시의 경우, 사실 오랜 시간 플래시가 없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분들이 있다. 인터넷 서버비만 내면 유지되기 때문에 몇몇 플래시게임들이 웹사이트에 마이그레이션되어 보존되어있다. 이걸 체계적으로 진행한 외국 커뮤니티 있는데, 플래시를 HTML 포맷으로 맞춰 옮겨놓았더라. 웹 환경에서 예전 플래시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게 일종의 에뮬레이터를 만드는 분들이 있다.


A. 박:

박이선 연구자



# R.I.P. 플래시, 책으로 나온다... 크라우드 펀딩 진행 중


Q. 그렇다면 R.I.P. 플래시는 어떤 아카이브인가?


A. 박:


A. 권:


기술이라는 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쓰는지, 비트맵인지 벡터인지 등등... 그 방식에 따라서 어떤 형태의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지가 거꾸로 결정된다. 플래시 콘텐츠는 기술 기반의 콘텐츠기 때문에 최종 이미지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ripflash.net에 접속하면 이들의 웹 아카이브를 볼 수 있다.



Q. 최근 R.I.P. 플래시의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열었다. 무엇을 제작하나? 왜 펀딩을 받는지 궁금하다.


A. 권:


A. 박:


바로가기



(바로가기



Q. 어떤 이들의 글이 실리나?


A. 박:


한게임 <고군분투> 개발자를 만나서 당시 캐주얼게임 생태계 이야기를 들었다. 플래시의 후속작인 애니메이트를 통해 인기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만든 디자이너 사례도 있다. 다른 분에서는 지금 모바일게임 문화가 플래시를 참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A. 권:

비석을 형상화한 R.I.P. 플래시 책

Q. 만들어 둔 방명록에 여러 추모 메시지가 올라왔는데 개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A. 박:


A. 권:


A. 박:

R.I.P. 플래시 사이트의 방명록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임 뉴스는 이제 그만, 디스이즈게임이 당신의 인사이트를 넓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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