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에게 줄 선물

수요일은 역시 영국이죠. 아래 캡처한 사진은 영국 역사학자 Archie Brown의 "The Human Factor: Gorbachev, Reagan, and Thatcher, and the End of the Cold War(참조 1)" p195에 나오는 대목이다. 대처 총리와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만나기에 앞서 영국 외교부에서 선물을 골랐는데, 은으로 만든 빗(...)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반대했다는 내용이다.


영국 외교부는 고르바초프가 대머리라는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그런데 사실 80년대 후반 당시 영국 정부 내의 갈등을 알면 저거 실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대처를 다들 대처리즘의 우두머리로 생각하고 있지만, 레이거니즘과는 상당히 달랐던 세부적인 경제정책은 저프리 하우(Geoffrey Howe)가 설계를 했었고 저 때 영국 외교부장관이 바로 그 저프리 하우였다.


그리고 저프리 하우는 스스로를 대처와 동급, 혹은 대처의 승계자가 당연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사사건건 대처와 부딪히기 시작한다. 대처 또한 마음씨 좋은 보스가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고르바초프를 만나러 갈 당시 아예 외교부장관을 빼놓고 자기만 가려 했었다. 물론 외교부가 강력히 반발하는 바람에 동반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사실 저 줄 친 부분 위에도 읽어보시면 둘이 부딪히는 내용이 계속 나온다. "대처씨와 본인은..."이라는 대목에 줄을 쳐놓고 "no no no"라 직접 대처가 수정한 것이다. 아니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으면서 대처는 어째서 하우에게 6년씩(1983-1989)이나 외교부장관을 맡겨 놓았을까? 적은 원래 친구보다 가까이 두는 편이라서(참조 2)?


결국 둘은 유럽 통화/통합에 대한 결정을 두고 갈라진다. 하우는 결국 사임했고 대처가 하우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1922 위원회(참조 3)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하우가 대처리즘의 핵심이라 말했다. 그만큼 보수당 내에서 상당한 세력을 갖고 있었고, 1990년 11월 20일에 개최된 이 1922 위원회로 인해 대처는 결국 짤렸다. 물론 이 싸움에서 하우도 승리하지는 못 했다.


존 메이저가 결국은 승리하기 때문인데, 그건 좀 다른 주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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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The Human Factor: Gorbachev, Reagan, and Thatcher, and the End of the Cold War: https://www.amazon.com/Human-Factor-Gorbachev-Reagan-Thatcher/dp/0190614897


2. 대부 2(The Godfather 2, 1974)에 나오는 대사다. https://youtu.be/DfHJDLoGInM


3. 메이에게 남은 열흘(2017년 6월 18일): https://www.vingle.net/posts/2129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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