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하고 아름다운 진화의 세계

해면동물이라는 종이 있는데 네모네모스펀지의 그 스펀지가 해면이다. 불가사리랑 같이 놀거나 게살버거집에 출근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해면동물 중에 짤의 해로동굴해면이란 복잡한 이름의 친구가 있다 비너스의 꽃 바구니라는 근사한 별명도 있다


안에는 위강이라 불리는 소화기관이 있고 몸에 뻥뻥 뚫린 구멍으로 들어오는 유기물들을 소화시켜서 먹고 산다

특이하게 생긴 것 빼곤 별 특징 없어보이지만 사실 얘들이 기괴한게 아니라 얘들한테 기생하는 생물이 기괴하다

심해의 바닥에 꽂혀있는 해로동굴해면의 안에는 이상하게도 새우처럼 생긴 생물이 같이 살고있다

이것들이 '해로새우'인데 해로동굴해면의 일부가 아니라 완전히 별개의 종이다

근데 해로새우는 항상 해로동굴해면이랑 함께 나타난다

왜냐면 해로동굴해면의 안 말고는 얘들이 살아갈 수 있는 장소가 업써

해로새우는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갑각류의 일종이라 네모네모스펀지 종족인 해면과는 쌩판 남이다

이 쌩판 남들이 어쩌다 해면 안에서 살게됐냐면 어렸을 때 들어간 거다

작은 유생 단계일 때는 해면의 몸에 뻥뻥 뚫린 구멍으로 들락날락거릴 수 있거든

근데 작은 유생 단계에서는 프리패스여도 성장해서 몸이 커지면 저 구멍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짤처럼 안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평생 저 안에서 살아야 됨


뭔 바보 같은 짓이냐 싶을 수도 있지만 해면이 먹다 남긴 유기물 덩어리가 많이 나와서 새우가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고, 해면이 포식자들을 막아주기 때문에 잡아먹힐 일도 없음. 자유와 안전을 교환한 거시다

하지만 제일 재밌는건 이 해로새우들의 번식임

하나의 해면 안에는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의 새우가 들어감.

유생단계에서 이 새우들은 성별이 없는데, 해면 안에서 자라면서 알아서 하나는 수컷, 하나는 암컷으로 자라나서 한쌍을 이룬다

이 한쌍이 해면 안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부부가 되는 거임

해로동굴해면 안의 해로새우들. 새우 기준으로도 별로 넓어보이진 않네...

이 좁은 곳에서에서 평생 살면서 새우들은 자손을 만든다.

낳은 자식들은 엄마, 아빠가 처음 해면에 들어왔을 때처럼 쪼끄만해서 해면을 떠나 다른 감옥 겸 낙원을 향해 헤엄쳐가고 부부는 해면 안에서 같이 늙어주겅


아무도 들어올 수 없고 본인도 나갈 수 없는 안전하고 안락한 감옥 겸 낙원에서 처음부터 정해진 한쌍과 사는 운명이 정해진 종족이다


사람에 따라 축복인지 아닌지 관점이 극명하게 갈릴거 같네

해로동굴해면, 해로새우의 어원이 된 '해로동혈'이라는 고사성어는 살아서 함께 늙고 죽어서 같은 무덤에 묻히는 부부를 뜻하는데 딱 이름대로 사는 친구들이네


곤충 중에서도 무화과와 공생관계인 무화과말벌이란 생물이 얘들이랑 비슷한 생태를 살아간다 세세한 부분에선 차이가 꽤 크지만


출처



축복인가 저주인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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