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 1화

안녕!

연휴 잘 보내고 있어?

몇십년간이나 독립운동을 해오신 우리 독립운동가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비록 우리 힘으로 이룬 광복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나 행복했을까

일장기를 태극기로 꾸며서 들고 나와 거리에서 외치는 만세는 얼마나 복받쳤을까

그러므로 오늘은 한국어로 번역한 ㅋㅋㅋㅋ 일본 귀신썰을 보쟈

광복 전에는 많이들 일본말을 썼겠지만 ㅠㅠ 이제 우리는 마음껏 일본말을 한국말로 죄다 번역할 수 있는 걸. 흥!


암튼 오랜만에 같이 귀신썰, 볼까?


_________________


어릴적, 나 마에다 코우지는 산에서 조난당한 적이 있었다.


나의 고향은 꽤 시골이라 초등학교는 인원수가 적고, 같은 학년은 두세명밖에 없었다. 1~6학년 모두 합해도 20명이 조금 넘는 형편이고, 나름대로의 학교 건물은 있지만 모든 학생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다른 교실은 무용지물 취급이었다. 교실은 하나이고 선생님도 한 분.


뭐 보기좋게 과소한 마을이었던 셈이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그것이 보통으로 그 마을이 세계의 전부였다.


그날 나는 친구 A와 B를 데리고 산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평소에는 산에 들어가지 마라, 산에 들어가면 귀신에 잡아먹힌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고, 우리는 그것을 재미삼아 가끔 산에 들어가서는 나뭇가지를 주워 오거나 먹지 못하는 버섯을 따거나 하며 놀고 있었다.


A와 B는 학년으로는 한 살 아래였지만 매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절친한 친구였다. 나의 같은 학년은 여자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의 놀이친구는 필연적으로 A와 B였던 것이다.


A는 나보다 태도가 더 대담한 놈으로, 나보다도 A쪽이 골목대장이었다. 그런 A가 산에 가자고 했다. 나도 B도 산은 어른에게 들키면 혼나는 놀이터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찬성했다. 그래서 우리는 방과후에 일단 집으로 돌아가고 자전거를 타고 다시 집합했다.


말을 꺼낸 것은 A지만, 일단 연장자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가겠다’며 먼저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둘은 따라나섰다.


페달을 밟아 자전거를 타고 30분이면 산에 도착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잘도 30분이나 자전거를 계속 달릴 수 있었다.


산에서 지방도로에서 벗어난 포인트에 자전거를 세우고 짐승들이 다니는 길을 들어간다. 산에 들어간다는 것만으로 우리에게는 충분한 모험이었기 때문에 깊이 들어온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지방도로에서 몇 분 거리까지 들어가서 한참 노는 정도.


커다란 나뭇가지를 모아 비밀기지를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주워온 야한 책을 보거나 집에서 빼내온 부모의 담배를 피우는 일이 늘 하는 놀이였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즐겁기만 했지 본격적인 산 탐색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은 나무도 제각각이고 땅에는 굵은 뿌리가 넘실거린다. 나도 A도 어렸지만 여기서 무리한 짓을 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도 그걸로 끝날 터였다.


갑자기 B가 오옷 소리를 질렀다.


"봐봐! 저거!!"


B가 가리킨 방향을 봐도 아무것도 없다.


"뭐야"라고 A가 되묻는다.


“저기 저기! 오른쪽으로 구불구불 휜 나무 밑바닥에, 토끼!”


쳐다보니 뿌리부터 오른쪽으로 크게 젖혀진 분재 같은 형태의 나무가 나 있고, 그 뿌리로부터 수미터 위치에 토끼가 있었다. 토끼는 먹을 것을 찾듯 귀를 쫑긋거리며 땅을 뒤지고 있다.


"쉿, 도망가지 않도록……"


A가 작은 소리로 말하면서 나와 B를 손으로 누르고, 살금살금 나무 그늘에 숨으며 토끼에게 다가간다.


토끼까지는 20m 거리.

가지를 밟고 희미한 소리를 내니 토끼는 귀를 움찔하고 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우리는 나무 그늘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잠시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잠시 후 얼굴을 내밀어 토끼를 확인해 보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아직 땅을 뒤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조심조심 10분 이상의 시간을 두고 다가갔다.

토끼까지는 이제 5m 남았다.

셋이서 뛰쳐나가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출발…”


A가 속삭였다, 그리고 한 호흡을 두고 「가!」라고 하는 구호 와 함께 뛰쳐나왔다. 나랑 B도 뒤늦게 뛰쳐나간다. 토끼는 흠칫 놀라며 이쪽을 보고 눈에도 띄지 않는 속도로 물러섰다.


도망간 쪽으로 마침 A가 달려왔고 그대로 온 힘을 다해 토끼를 쫓고 있다. 토끼는 재빨라서 초등학생의 발로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세 사람 모두 50m가량 정신없이 쫓아갔지만 토끼의 모습은커녕 도망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멈췄다.


세 사람 모두 땅 위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무뿌리가 굽이치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전력으로 달리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다. 넘어지지 않고 달리고 있던 것은 A뿐이고 나도 B도 넘어져 무릎이나 손이 까져 있었다.


“없어졌네.”


하고 A가 중얼거리더니 ‘돌아갈까’하고 말했다. 일어서서 원래 왔던 쪽으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방향을 알 수 없다. 토끼에게 온 신경을 집중해 정신없이 달리는 바람에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어디를 봐도 보이는 것은 나무와 굽이치는 뿌리뿐. 우리들은 어이없이 조난당하고 말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정처없이 걸었다. 토끼를 쫓아온 것은 기껏해야 50m 정도. 방향을 정해 50m 정도 걸어갔다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면 50m 되돌아와 다시 50m를 다른 방향으로 가는 방법을 시도했지만 이게 소용이 없었다.


산 속 풍경은 보는 곳이나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였다. 눈에 띄고 있던 큰 뿌리나 바위 등은, 조금 장소를 바꾸면 이미 안보이게 되었다.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나는 그 생각만 하면서 오로지 도로를 찾아 걷고 있었다.


A도 B도 처음에는 긴장하고 있었지만, 점점 조용해졌고, 이윽고 우리는 말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나무뿌리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을 타개할 방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시골 초등학생이 휴대폰 따위는 가지고 있을 리가 없고, 부모에게 연락할 수단도 없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통 모르겠다. 비밀 기지만 찾으면 돌아가는 방향은 알텐데. 정처없이 방황하는 바람에 원래 있던 자리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조난, 가출, 행방불명.

다양한 단어가 머리에 떴다가 사라진다.


불안에 짓눌린 우리를 비웃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여름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비 따위는 개의치 않았지만 젖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큰 나무 그늘에 들어가 비를 피했다. 지네 같은 여러가지 벌레가 있어서 기분나빴지만 젖는 것보단 나았다.


빗줄기는 점점 강해져 내리기 시작한 지 몇 분 후에는 폭우가 내렸다. 우리는 몸을 맞대고 떨고 있었다. 여름에 가까울텐데 놀랄 정도로 춥다. 젖은 옷이 체온을 앗아간 것이라고 지금이라면 알겠지만 당시의 나는 그저 무서워서 떨고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주위는 깜깜해졌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우리들은 계속 말이 없었고, 정신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불안이 너무 심해져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B는 울고 있었지만, 나도 A도 B에게 말을 걸려고는 하지 않았다.


계속 나무를 때리는 빗소리에 섞여 느닷없이 ‘어-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았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다. 모두에게 분명히 들렸던 것이다.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어-이…… 어-이….”


어른이다.


"찾으러 왔구나!"


그러면서 A가 뛰쳐나갔다.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다.


"어이~ 여기요~"


입에 두 손을 모아서 A가 큰 소리로 부른다. 나도 B도 마찬가지로 큰 소리로 거처를 전한다.


“…..어-이…….”


목소리는 멀리서 들린다. 어느 방향에서 들리는지 모르겠어. 캄캄한 산중에서 빗소리가 주위를 덮고 있다.


“…..어-이…..”


부르는 소리는 멀었고, 우리의 소리가 들렸는지도 모른다. 갑자기 나는 상상해버렸다. 캄캄한 산속에서 외치는 소리는 과연 인간의 것일까.


“…..어-이…..”


목소리는 가까워지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않고, 일정한 거리에서 들린다.


“봐봐!”


B가 소리쳐 멀리 가리켰다. 그 방향을 응시하니 멀리서 작은 빛이 흔들리고 있다. 손전등 불빛이다.


“가자! 어이! 어이! 어이!”


그렇게 외치며 A가 달려나왔다. 나와 B도 뒤따른다. 살았다는 생각과, 그 빛이 혹시 손전등이 아니라는 상상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우리는 빛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빛은 갑자기 흔들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가, 또 금방 나타났다.


“…..어-이…..”


목소리도 변함없이 들려온다. 나는 두려움을 느끼며 오로지 달렸다.


이상해.

달려도 달려도 빛이 있는 곳에 다다를 수 없다.

벌써 상당한 거리를 달렸는데도 전혀 빛의 흔들림이 가까워지지 않는다.

외치는 소리도 여전히 멀다.


우리가 달리는 속도와 같은 속도로 빛과 목소리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벌써 빛이 있는 곳에 다다랐을 것이다.


"저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나는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멈춰 서서 셋이서 마주보았다. 비는 조금 잦아들고 있었지만 아직 주변의 모든 공간을 빗소리가 채우고 있었다.


“…..어-이…..”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팔랑팔랑 흔들리는 빛도 보이고 있다.


“이쪽이에요! 여기 있어요!“


A가 또 큰소리로 외친다.


“…..어-이…..”


목소리에 변화가 없다.


"아까부터 말이야, 어-이 이 말밖에 안 해."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말을 계속했다.


"이렇게까지 달렸는데 가까워지지 않는 건 엄청 이상해. 여우인가 뭔가에 홀려있는 거야……"


그렇게 말했을 때 갑자기 귀신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소름이 쫙 끼쳤다. 산에 들어가면 귀신에게 잡아먹힌다. 어른이 하던 말이 귓가에 되살아났다.


우리는 멍하니 서 있었다.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잠자코 있었다.


“어이”


갑자기 가까이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우리는 뛰어올랐다.


목소리는 우리 바로 뒤에서 들렸다. 굵고 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허둥지둥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비에 젖은 시커먼 나무들만 보일 뿐이다. 빗소리에 섞여 빠직빠직 가지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저기…누군가…있습니까…"


겨우 그렇게 말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가늘고 가냘픈 목소리였다. 여자아이 같은 목소리에 부끄러워졌지만, A도 B도 아무 반응없이 눈앞의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누군가…누군가 있습니까!"


용기를 쥐어짜서 그렇게 말했다. 정적 속에서 빗소리가 유난히 요란하다. 시커먼 나무들, 그 너머로 펼쳐진 어둠. 어디까지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문득 무엇인가가 움직인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뭐가 움직였는지 모르겠어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니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또 무엇인가 움직였다. 이번에야말로 어디인지 알았다. 그것은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섰다. 시커먼 시야 속에서 붉디붉은 그것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B가 도망쳤다.

B도 그걸 알아차린 것이다.

나도 A도 B를 쫓아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른일지도 모른다.

캄캄한 산중에서 불빛도 없이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지만 만일 우리를 찾으러 온 어른이라면 도망쳐 버리면 우리는 다시 조난이다.

그래서 A와 B를 불러세워 나무 그늘로 숨었다.

캄캄한 시야 속에서 다시 그것을 찾는다.


빨간 무언가다.

빨간 무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응시한다.


여기다.

조금 전까지 우리들이 있던 근처를 걷고 있다.

불빛 없는 속에서 불그스름한 무엇인가가 움직이고 있다.


나무 그늘에 숨어서 그 모습을 눈으로 쫓는다.

추위와 공포로 이가 딱딱 마주쳤다.

그 소리에 눈치채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것은 우리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는 것도 아니고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갔다.


사람인 것 같다.

적어도 겉보기는 괴물은 아니다.

우리는 천천히 다가갔다.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인 줄은 알았는데,

어떤 사람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어른인가, 우리를 찾으러 온 것인가,

아니면 미친 사람인가.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곤경을 벗어 날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도 좋은 것일까.

좀더 다가가서 살펴봐야 알 것 같았다.

빨간 사람이 걸어간 쪽으로 발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10미터 정도까지 접근한 후에야 그것이 붉은 기모노의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어이.”


정말 갑자기 바로 뒤에서 소리가 나서 우리는 굳었다.

굵은 남자 목소리

목소리의 느낌으로 보아 바로 등뒤, 몇 걸음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빨간 사람이 멈춰 섰다.

천천히 이쪽을 돌아본다.

순간 뒤를 돌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아무도 없었다.


바로 얼굴을 앞으로 돌리자 붉은 여자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기모노 차림으로 긴 검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다.

얼굴은 하얗다.


이쪽을 향하고 있지만 멀고 어둡기 때문에 어떤 표정인지 모른다.

비에 젖어 있어야 할 터인데 머리도 기모노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것이 기묘했다.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내 귓가에서 "어이"하고 큰 소리가 났다.

나는 머리가 하얗게 되어 달아났다.

A도 B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달리기 시작했다.

기다려! 라는 A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정신없이 달렸다.


계속 달려서 정신을 차려 보니 혼자가 되어 있었다.

비는 다시 강해져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달리다 지쳐 나는 주저앉았다.

비가 몸에 부딪쳐 아플 정도다.

호흡이 가빠서 머리가 돌지 않는다.

여기가 어디고 A와 B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른다.

이건 분명 나쁜 꿈일거야.

눈을 뜨면 어머니가.......반드시 집에서.......눈을...뜨면...............


머리가 띵하고 눈물이 멎지 않는다.

요란하게 귀가 울리고 빗소리인지 이명인지도 알 수 없었다. 탁 하고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나며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 빨간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아... 으... 하고 입에서 입에서 입김이 새어나온다. 추위에 얼어버리는 와중에서 사타구니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새빨간 옷에 긴 검은 머리

새하얀 얼굴에 부릅뜬 여우눈.

심상치 않은 모습으로 웃고 있다.

눈을 부릅뜨고 입을 딱 벌리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입을 열어 "어이" 남자 목소리를 냈다.


난 미쳐버리는 것 같았다.

여자는 또 “어이” 하고 소리를 내더니 입가에 손을 대고 쿡쿡 웃었다.

여자의 목소리로 웃었다.

주저앉아 올려다보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다시 남자 목소리로 “어이” 하고 다시 낄낄거리며 여자 목소리로 웃었다.


나는 잘 돌지 않는 머리로도 이해했다. 조금 전까지 부르고 있던 것도 이 여자였던 것이다. 우리를 불러 모아, 뛰어다니게 하고, 뿔뿔이 흩어지게 한 것도 이 녀석이야.


나는 도망가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피로때문인지, 허리가 빠졌는지, 무서운데도 나는 여자에게 눈을 뗄수가 없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여자는 쿡쿡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다. 여우 같은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살해당한다, 하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이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눈이었다.


몇 초 지났을까, 여자는 입꼬리를 손으로 가린 채 “잡아먹을까”라고 했다. 나는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여자는 또 “잡아 먹을까. 부모 품으로 돌려보낼까”라고 노래하듯 반복했다.


여자는 낄낄거리며 그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떨고 있었다.


“잡아먹을까.”


여자는 계속 웃고 있다.


“부모 품으로 돌려보낼까.”


비와 눈물로 시야가 뿌옇다.


"부탁드립니다……"


나는 무릎을 꿇고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돌려보내주세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몇 번이나 간청했다.


"부탁해요... 부탁해요!"


여자는 쿡쿡 웃으며 “잡아 먹을까”라고 되뇌이고 있다.


눈물 콧물로 뒤범벅이 된 채 여자를 올려다보자 그 얼굴이 천천히 다가왔다. 히죽 웃는 입이 크게 벌어진다. 잡아먹힌다, 그렇게 생각했다. 얼굴이 천천히 다가오고, 나의 의식은 어둠에 잠기다, 갑자기 빛속에서 눈을 떴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자택의 거실에 깔린 이불에 누워 있었다. 주변에는 부모님과 동네 어른들이 모여 있었다. “깨어났다!”라든지 “이런 멍청이가!”라든지 “운이 좋았네”라는 여러 가지 말을 하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때리거나 했다.


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질문을 받고, 나는 머리가 아픈 것을 참으면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설명했다. 잠시 감기로 시달리다가, 겨우 회복된 나는 그날의 이야기를 어머니로부터 들었다.


그날 나는 산 입구에 쓰러져 있었던 것 같다. 밤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우리를 찾아 산에 온 어른들이 나를 발견해 주었던 것 같다. 다른 어른들이 산에 들어갔지만 A와 B는 찾을 수 없었다. 그 후로도 매일 수색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음날 나는 어머니에게 이끌려 동네 절로 향했다. 주지스님에게 인사하고 간단한 설교를 들은 뒤 산에 있는 귀신에 대해 들었다. 산에 들어가면 귀신에게 잡아먹힌다는, 전설로 의지할 만한 것으로 전해져오는, 실제로 산에 있는 것은 옛부터 산에 모셔져 있는 신, 같은 것으로 귀신과는 다르다고 한다.


예로부터 오곡풍작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신이자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신이며, 함부로 산에 들어간 사람이 행방불명을 당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더욱이 그 신을 모시고 있던 신사가 산사태로 소실되었다. 다시 신사를 지었지만 아무래도 신이 깃들지 않았다고 한다. 몇 번이나 의식이 거행되어도 전혀 신이 깃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의식을 하던 관계자들이 몇 명의 행방불명을 당해, 위험하다고 판단된 산은 거친 신이 계시는 신역으로서 봉쇄되었다.


그래서 어른들에게는 제대로 이해시켜 들어가는 것을 금하고, 아이들에게는 무서운 귀신이 산에 있다고 말해 왔다고.


A와 B는 아마 신에게 잡아먹힌 거지, 어른들도 위험하니까 이제 수색도 중단될 거라고 주지스님은 말했다.


나는 2명을 버리고 도망간 것을 주지스님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후 나는 바로 그 신과 마주쳐서 왠지 산에서 내려왔다. 몇 명 중 한명만 돌아온다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 같고, 나는 우연히 운이 좋았던 것 뿐이며, 향후 두 번 다시 산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들었다. 마을도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고장에 가더라도 가능한 한 산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어디에서나 산이란 신이 계시는 다른 공간이고, 이 근처의 산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행방불명을 당한 나는 어느 산에 들어가도, 저 산의 신의 손이 닿아 버린다고.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어머니와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야기를 해서 우리 가족은 도쿄로 나가게 되었다. 주지스님의 말씀도 들었지만 A와 B의 부모는 나를 원망하는 것 같았고, 이대로 마을에 있어도 살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해 부모님은 선뜻 도쿄행을 결심했다. 어쩌면 작은 마을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것을 기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 졸업을 기다리지 않고 지방에서 온 나는, 새로운 학교의 학생들로부터 기이한 시선을 받았다. 사투리가 있었던 것도 바보로 여겨져 나는 있을 곳 없는 초등학교 생활을 졸업할 때까지 버텨야 했다.


다소 왕따 같은 것을 당하면서도 그 이외에 무서운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 이후로도 나에게 신의 손길이 닿는 일은 없었다.


여기까지가 어린시절 이야기.



출처

____________________



여기서 끝이 나는 것 같지만 다음 이야기가 있고

내일 또 가져올게 ㅎㅎㅎㅎ

푹 쉬고

대한독립만세! 함께 외치자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는 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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