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 후일담

드디어 이 이야기도 마무리가 됐구나

도저히 영문 모를 이야기들을

이 후일담에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그럼 시작할까?


___________________



돌이켜보면 일련의 괴현상에 시달린 것은 단 나흘간의 일이었다.


그 비디오 편집의 일을 한 날로부터 세면 상당한 일수가 되지만, 이가노 토쿠코의 죽음을 알고, 절을 둘러싸고 부적이나 호부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바로 6일전의 일이다.


“……….”


처절한 나흘간이었다.

그 영혼에게 농락당한 나흘간.

특히 마지막 이틀은 힘들었다.

키자키 미카의 모습을 한 그것에게 쫓기느라, 최악으로 사망자까지 나와버렸다.


“……….”


타키와 이가노 씨의 제자들.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생각하면 괴롭다.

그러나 조심성 없게도, 미안한 마음에 가득차 있지만, 그래도 나는 헤벌쭉 느슨해지는 볼을 조이는 일은 하지 않았다.


개방감.

그것에 시달리는 일은 이제 없어졌다.

해방된 것이다.


다카오산에서 돌아온 다음날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날 오랜만에 출근한 회사 책상에 앉아 책상 위에 잔뜩 붙은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떼어가며 하품을 참는다.


포스트잇에 적혀 있는 것은 모두 거래처의 아무개로부터 연락이 왔다, 와 같은 간단한 업무보고였다. 오전 중에 모든 상대에게 사과 전화를 건다. 계절에 맞지 않은 독감이었다고 하면 대개의 경우는 이해해 주었다.


부재 중 밀린 잡무를 모두 정리하고 오후에는 통원이라는 명목으로 반차를 받았다. 사실 갈비뼈에 몇 개의 금이 간 것 같다. 그다지 통증을 느끼지 않으니 큰 영향은 없지만 운동은 삼가라는 것이었다.


병원에 도착해 이가노씨가 있는 중환자실로 향한다. 사이토 씨가 보이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쫓겨나가지 않게 슬쩍 중환자실로 침입한다. 들켜서 혼나기 전에 얼른 보고를 끝내 버리자.


이가노씨는 일어나 있었다. 내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엊그제처럼 링거와 튜브가 연결된 붕대를 감은 모습이 애처롭다.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힘은 그제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았다. 그 눈이 나를 보고 놀란 듯이 커졌다.


이가노씨 곁에 선다.


“끝났어요. 그건 이제 없어요.”


이가노 씨의 눈이 나의 등뒤와 주위를 살핀다. 그리고 다시 내 눈을 보고 내 말을 사실이라고 확신한 것 같다.


"원수를 갚았어요."


어머니의, 제자들의, 타키의 그리고 이가노씨의 원수를 갚았다.


이가노씨가 천천히 손을 뻗는다. 그 손을 받아 악수하듯이 잡는다. 가슴 앞에서 손을 잡는 남성적인 악수 형태다.


“몸이 회복되면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지금은 간단히 설명할게요. 그것은 이제 소멸했어요. 신에게 잡아 먹혔어요.”


이가노 씨의 눈이 놀란 표정으로 변하고, 이어서 당황한다.


“옛날, 내가 어렸을 때, 산에서 행방불명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나요? 그 후로 산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던 일."


이가노 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카노 코우메이에게 상담하러 갔더니 2000만을 달라고 하기에, 그에게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산에 올랐죠.”


카노의 이야기에 이가노씨가 눈썹을 찌푸린다.


"그랬더니 어렸을 때 만난 신이 나타나서 아니, 내가 그 신에게 불려가서 다시 만났어요. 다카오산에 들어가 엉망으로 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고향의 산속으로 옮겨진 느낌일까요.”


이가노 씨의 눈이 흥미롭다는 듯이 나를 보고 있다. 눈이 입만큼 말을 한다는 것은 좋은 법이다.


“처음에는 전 죽을 생각이었어요. 그것에게 살해당할 정도라면 적어도 스스로 죽고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신을 만나러 갔어요.”


이가노 씨는 나를 바라본 채 표정을 바꾸지 않는다. 내가 죽을 작정이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결과적으로, 신은 내가 홀려 있던 그것을 잡아먹어주었어요”


이가노 씨가 약간 턱을 든다.


“딱히 날 돕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날 잡아먹기 전에 그것을 먹었습니다. 산채로......라고 해도 괜찮을까요…. 영혼인데 살아있다는 말투는 이상합니다만.... 뭐 어쨌든, 산채로 마구 잡아먹히는 그것의 고함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엄청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그것은 조각도 남지 않고 깨끗하게 먹혔어요. 이젠 어디에도 없어요.”


이가노씨가 손에 힘을 주었다. 꾹꾹... 하고 힘차게 내 손을 잡는다. 눈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끝에 한 마디를 보탠다.


“모두의 원수를 갚았어요.”


이가노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억울할 땐 울지 않았는데, 스스로의 손이 아니라도 모두의 원수를 갚을 수 있어 눈물을 흘린다. 상냥한 사람이네, 그렇게 생각했다.


“자세한 건 몸이 좋아진 뒤 차근차근 설명할 테니 오늘은 결과만으로 만족해주세요. 저는 이제 괜찮으니까 안심하고 쉬세요.”


그렇게 말하고 조금 망설였지만 이가노 씨의 눈물을 휴지로 닦아주고 나는 일어섰다. 이가노 씨는 멋쩍어하며 손을 흔들고 고맙다고 말했다. 인사하고 중환자실을 나왔다.


타키와 이가노씨의 제자들의 무덤에 방문하려고 했지만, 죽은지 아직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시신은 절이나 병원이나 집에 있을 것이다. 이따가 카사네 씨한테 물어봐야겠다


그렇게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분하게도 그 영상이 수록된 DVD의 순위는 엿새째도 큰 변화가 없었다. 진짜 중의 진짜라고. 다들 정말 안목이 없다.


뭐 영상에 비친 영 자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새로운 문제는 일어날 수도 없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말하면 내용 없는 텅 빈 심령 영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알 수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회사 전화가 울렸다.


동료가 전화를 받아, “마에다씨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하며 전화기를 나에게 건네 왔다.


“선배에게 전화왔어요. 무슨 출판사라고 하던데.”


뭘까 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 마에다라고 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여보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민메이 출판사에서 글을 쓰고 있는 시노미야라고 합니다.


“네에”


“이번에 발매한 ‘정말 있었던 심령영상 100연발 특집’을 우리 잡지에서 싣게 됐어요. 디렉터님을 취재한 후 마에다 씨의 성함을 듣고 꼭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아- 역시.

별로 안 팔려서 광고를 했나?

매상 할당량은 달성했다고 들었는데, 조금 더 매상을 늘리고 싶은 것이겠지. 이를 위한 취재인가.


“네에”


"그래서 말인데요, 한 번 만났으면 하는데 시간이 괜찮으신가요?"


"예, 뭐, 언제든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정도는 어떠세요?”


"네, 괜찮아요. 몇 시 정도요?"


"점심시간 이후에 찾아뵙겠습니다!"


"아아, 알겠습니다, 예, 예,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출판사에서 우리 회사에 오게 됐다.


“진짜? 선배 취재 하는거야? 잡지에 실리는거야?”


동료가 전화통화를 알아챈 듯 흥분하고 있다.


“글쎄. 그렇다고 무슨 취재인지 모르겠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개노잼 심령영상 톱 10’ 이런 걸 수도 있고.”


“아니아니. 그런 것 때문에 회사까지 오진 않잖아. 선배, 웃고 있는데? 크흐흐"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 동료를 무시하고 PC를 마주했다.


“………..”


잡지인가.

DVD의 판촉 기사라고 해도 제대로 된 지면에 실리면 부모님은 기뻐하실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날은 약간 들뜬 느낌으로 일을 끝냈다.


다음날 사진 찍힐 것을 예상하고 티셔츠에 재킷을 걸치고 출근한 나를 동료가 놀렸다.


“어머- 선배 무슨 일이예요? ……그런 제대로 된 복장을… 겨우 사회인으로서의 자각이 싹튼 느낌? 잡지에 실린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하시네요!”


동료의 이마에 딱! 하고 딱밤을 때리고 자신의 책상에 앉는다. 이마를 누르며 동료가 원망스러운 듯이 신음한다.


"으으으으으으... 잘못됐네... 젠장맞을..."


"젠장이라고 하면 안 돼요"


아직도 투덜거리는 동료를 방치하고 오전중에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 둔다. 어차피 지금은 딱히 대단한 일은 없다. 다음 일의 협의는 다음주라서 오늘은 잡무뿐이다. 재빠르게 작업을 끝내자 마침 인터폰이 울렸다. 시각은 12시가 넘었다. 예정대로 출판사 쪽에서 방문했다.


《월간 OH!컬트》편집자 시노미야 미나즈키


편집자가 내민 명함에는 그렇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지같은 이름의 잡지라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담소한다.


이런 종류의 오컬트계 잡지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피해 왔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이 잡지가 유명한지 어떤지도 전혀 모르겠다.


“매니아 장르니까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느낌이죠. 꾸준한 팬이 있기 때문에 시대에 좌우되지 않고 그럭저럭 부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노미야씨는 긴 머리를 느슨하게 말아 정리한 느낌의 활동적인 여자로, 재킷에 청바지를 입은 러프한 스타일이었다. 담당하는 잡지는 인터넷 위주인 요즈음에도 발행 부수가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드문 분야라고 한다.


“저희 회사는 오래됐습니다만 중견으로부터 영세 사이 정도의 출판사인데, 창업자인 사장님이 할아버지셔서 인터넷 관련은 저희에게 통으로 던지거든요. 그래서 잡지와 인터넷을 연동시켜서 잘 처신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호는 인터넷으로 거의 볼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은.”


"어휴, 그래도 괜찮아요?"


“지금까진 괜찮아요. 잡지를 사지 않으면 모르는 패스워드라든지 여러가지를 해서……”


"그래서 본론인데"


잠깐의 잡담을 끝낸 시노미야씨가 화제를 본론으로 옮긴다.


"경영진이 특집을 보내주셔서 DVD를 봤는데, 본편은 그저 흔한 심령계일 뿐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시노미야 씨 목소리가 낮아진다


"마지막 증정품 영상이 깜짝 놀랄 정도로 물건인더라고요, 이거 진짜잖아요"

라고.


아는 사람이 있었어.


“그 이가노 토쿠코씨지요, 5년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 편집 어시스턴트할때 취재로 만난적이 있어서, 이가노 토쿠코씨를요.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영상이 어쩌면 이가노 씨가 출연한 마지막 방송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그렇게 띄우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시노미야씨는 빠른 말로 단번에 말한다. 여기까지 달려들자 과연 기쁜 생각이 들었다.


디렉터는 일을 떠넘겼고, 카사네씨나 이가노씨에게는 DVD의 판매 방법 따위는 너무 조심성 없어보여 화제로 삼을 리가 없었다. 경우도 아니고.


“역시 고인을 기삿거리로 하는 게 괜찮을까 싶은데, 그 생각은 잘 알겠습니다.”


“그쵸!? 뭐 저도 그 쪽은 확인해보고 있는데요? 지면에서 대대적으로 고인을 소재로 했다가는 자칫 폐간되니까요. 하지만 인터넷에서 소문을 퍼뜨리거나 하면 좋은 의미로 화제가 되니까요,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고 할까, 뭐 흥미롭네요, 단순하게.”


호기심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말하는 시노미야 씨는 실로 즐거워 보였다. 실제로 죽은 사람을 화제로 삼고 있으므로, 아슬아슬함에 가깝게 즐기고 있다. 오컬트 잡지의 편집자는 그런 것일까. 뭐 나도 남의 일이라면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몰라.


“경영진인 디렉터 분께 말씀드렸죠. 여러 가지를 묻고 싶었는데 디렉터, 뭐랄까 적당한 느낌으로 넘기기나 하고, 그래서 자세한 것은 마에다 씨에게 물어보려고요.”


"아, 그렇죠, 그 사람 굉장히 적당하죠"


완전히.

이왕 광고하는거니까 제대로 좀 했으면. 뭐 디렉터가 아무것도 모르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마에다 씨는 이가노 토쿠코가 죽은 걸 알고 편집했나요?”


직구로 물어봤다.

지금부터가 취재의 시작이구나.


“아니, 전혀 모르고 편집했어요. DVD가 발매되고나서, 아마존의 댓글에 죽은 사람을 구경거리로 하지 말라는 글이 있어서 조사해보니 죽었다는 거였죠.”


그렇군요 하며 메모를 하는 시노미야씨. 테이블에 둔 녹음기로 대화는 녹음하고 있지만, 요소요소는 확실히 메모에 남기고 있다.


“그래서 DVD만 보면 무사히 제령은 끝난 것처럼 보이는데 여자 연기자는 그 후 활동하지 않았어요. 이가노 토쿠코도 그뒤에 죽었어요. 마에다 씨,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


시노미야씨는 모르는 것 같다.

당연하지.

키자키 미카는 행방불명으로 되어 있었다.


“………………………..”


말해도 되는 것일까.

머리가 이상한 남자로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 영상을 진짜라고 단언한 것은 시노미야씨이고, 무엇보다 오컬트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편집자다. 나는 모르는 지식도 있을 것이다. 이가노 토쿠코도 만난적 있다. 그것의 정체를 알 수도 있을 것 같아


“마에다씨?”


잠자코 있는 내가 이상했는지 시노미야 씨가 눈을 치뜨고 내 얼굴에 묻는다.


"............으음...굉장히 이상한 이야기지만...........웃지 않아주시겠어요?"


"그럼요"


시노미야 씨의 눈이 빛나고, 콧방울이 부풀었다.


편집자의 감인가.

이야기의 흐름부터가 당연한 반응일까.


문득 시노미야 씨의 뒤로 눈을 돌리면, 동료가 자신의 책상에서 PC에 향하고 있지만, 그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귀를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다.


당연한가.

회사 동료가 취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다. 심지어 화제가 화제이고.


"좀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요"


의자에서 일어나, 시노미야씨에게 내 책상 앞에 와달라고 한다. DVD에는 수록하지 않았던 씬도 포함해 설명하면서 보여준다.


시노미야씨는 “오, 우와”라고 말하면서 영상에 넋을 잃고 있다. 어느새 동료가 시노미야 씨의 뒤에서 함께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문제의 씬, 키자키 미카가 머리를 빙글 돌려 카메라를 보는 순간에 영상을 스톱시켜 확대한다.


"무서워! 이게 뭐야!"


동료가 소리를 지르는 한편 시노미야씨는 숨을 삼키고 있다. 그리고 “여기, 위험하네요”라며 히죽 웃었다.


그 후에 일어난 일을 자리로 돌아가 자세하게 설명했다. 두 시간 이상 걸려서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말했다. 벌써 몇 번이나 반복했던 설명 뒤에, 어떻게 해결했는지까지 이야기한다. 카노 코우메이에게 바가지를 쓴 후의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카사네씨 이외에는 처음이었다.


질의응답 후 시노미야 씨는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에다 씨, 큰일이 났었네요."


메모를 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선배, 방금 한 얘기 실화?”


"정말이야. 너도 부적이 사라졌을 때 여기 있었잖아."


“에에-? ………..정말……?”


말문이 막힌 동료에서 시노미야씨로 방향을 바꾼다. 시노미야씨는 아직 메모를 하고 있었다.


“잠시 쉴까요?”


그렇게 말하고 차를 다시 끓여 눈앞에 두었다.


“아, 감사합니다.”


시노미야씨의 메모가 끝날 때까지 몇분, 호오-라든지 히이-라고 하며 동료와 적당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야아 굉장해… 이거, 굉장한 소재예요 마에다 씨!"


메모를 끝낸 시노미야씨가 소리를 높인다.


“베테랑 영매사조차 퇴치할 수 없는 악령에 홀린 편집자! 살아남기 위해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내기를 하고, 과거의 트라우마와 재회를 한다! 야 DVD보다 이게 더 화젯거리가 되겠네요!”


"아니, 그럼 이번 광고와는 상관없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맞아요! 그것은 그것으로 잘 정리하겠으니, 그것과는 별도로 집중 연재라고 하는 것으로 부디! 우리 잡지에서 마에다 씨의 특집을 쓰게 해 주세요!”


오오! 하고 동료가 소리를 지른다. 뭔가 이상한 전개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대답한다.


“뭐, 사장이나 디렉터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으면요. 또 관계자라서요. 실제로 사람이 몇 명이나 죽었으니까요.”


“물론 거기는 완벽히 관리하겠습니다. 게다가 이가노암(伊賀野庵)의 카즈미(和美)씨와도 안면이 있어요. 저, 이가노 토쿠코씨가 돌아가셨을 때에 취재했었으니까요.”


뭐야, 이가노 씨랑도 연결되어 있었구나.


"그런 일이라면, 뭐, 맡기겠습니다. 부디 관계자를 불쾌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럴게요! 무엇을 어디까지 내야 좋을지, 빈틈없이 전부 확인할테니까요. 마에다 씨에게도 자세히 보고하겠습니다. 특히 예의 그 신에 대해서는 마에다 씨도 알고 싶으시죠?"


“확실히요”


그건 알고 싶다.

무지무지하게 알고싶어.


“어쨌든 이제 회사로 돌아가서 준비해야겠어요! 마에다 씨네 동네도 가봐야 되고요. 재미있을 것 같네요.”


시노미야씨가 일어서서 기지개를 켠다. 으응- 하는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동료가 시노미야씨와 같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왜 네가 흥분하는 거야"


“이야! 엄청난 전개! 진짜 재밌어!”


“재밌냐. 여긴 죽기 직전이었다고?”


“살아 있으니 됐잖아. 그리고 잡지에 연재잖아? 선배 유명인이야!”


어?


"저... 실명은... 안 나오죠?"


시노미야 씨에게 묻는다.


“아-….. 안되…..나요 역시….”


시노미야 씨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실명을 실을 생각이었나.


“안 되는게 당연하지요. 다른 사람에게도 절대 피해 주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그부분은 제대로!”


사람 좋은 듯이 씩 웃으며 가슴을 편다.


"........믿겠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일의 진상을 둘러싼 시노미야씨의 취재 여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건 여기서 상관없으므로 생략한다.


결과가 나온 것은 시노미야 씨가 처음 방문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나서였다. 요 일주일 사이에 거의 다 알았다니 편집자는 대단하다.


처음 알게 된 것은 그것의 정체였다.


“일단 그것의 정체죠. 그것은 보통 귀신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이른바 귀입니다. 사람이 죽어서 변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귀로 태어난, 주로 산 같은 곳에 사는 요괴네요.”


귀. 귀신은 아니야.

그러니까 그렇게 생생하게 먹혔구나.


“귀에 대해서는 동서고금 강한 것도 약한 것도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습니다. 오래된 기록은 헤이안 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베노 세이메이라던가 유명하지요. 귀란 원래 대륙 쪽에서 건너온 개념으로 그쪽에서는 요괴 전반을 귀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시노미야씨는 막힘없이 계속한다.


“일본에서는 불교와 음양도 등의 독자적인 발전과 함께 대륙의 개념과는 다른 진화를 이룹니다. 옛날부터 존재하던 괴물이나 괴이 따위를 귀라고 부르게 되죠.”


메모를 펴고는 있지만 읽지 않고 있다. 귀에 대해서는 상식이라는 듯이 떠들고 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 같은 분위기다.


“어떻게 귀인 줄 알았냐면 제 자신이 자꾸 보기 때문이죠. 카사네 씨가 찍은 영상을 보여 주셨을 때 단번에 알 수 있었고, 만약을 위해 그 영상을 어머니의 스마트폰으로 보내어 확인해주셨습니다. 영락없는 귀입니다.”


"네?... 아니... 시노미야 씨는... 그거 본 적 있어요?"


“네, 있어요. 우리 집은 신사라서 그것에 홀린 사람이 자주 오거든요."


"아니아니, 이가노 씨도 카노 코우메이도 모르는 것이었는데요?"


“이가노 카즈미 씨는 힘은 강하지만 솔직히 경험 부족은 부인할 수 없으니까요. 카노 코우메이는 아마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고객도 아닌데 자세히 설명할 마음은 없었던 게 아닐까요. 덧붙여서 카노 코우메이의 본명은 사사키 유이치라고 합니다. 사이비는 아니지만 돈에 대한 집착이 대단해 언젠가는 툭하고 죽지 않을까 싶어요.”


어라? ….으응?......


"잠깐만... 그러면... 저는... 그렇다면 시노미야 씨에게 부탁했으면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건가요?"


“아니, 그것도 어려울걸요. 우리는 그런 장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가노 카즈미 씨와 카노 코우메이도 제대로 된 영매사인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우리 본가도 시골의 유명하지 않은 신사이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안다는 느낌이니까요. 도쿄에서 귀신에 홀렸으니까 큐슈의 시노미야에 부탁하든가, 라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한다.

정말로 잘도 말한다.


“마에다 씨에게 홀린 귀는 상당히 위험한 놈이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그래도 이가노 토쿠코에게 정체를 숨기다니 머리를 너무 잘 쓰네요. 아마 과거에도 몇 명인가 영매사나 음양사와 싸웠던 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전정보가 없었다면 저라도 큰일 날 뻔 했을거에요.”


그러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가노 토쿠코의 체면을 세운 것일까.

아니면 진심일까.


“카즈미씨에게 취재하러 갔을 때에 그 일도 의논했습니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카즈미 씨는 면회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굉장한 회복력이래요. 그래서 역시 귀가 정체를 보였을 때에는 이가노 토쿠코도 눈치챘겠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느낌으로 당한 것이겠지요. 귀와 영은 방식이 다르니까요.”


"방식?"


“귀는 애매모호하면서도 살아 있으니까요. 강제로 성불시키다니 불가능하죠. 기껏해야 부처의 공덕으로 쫓아버릴 정도일까요. 이가노 토쿠코로 하여금 영혼이라고 오인하게 만든 시점에서 귀의 우세는 결정된 셈입니다.”


"카즈미씨는 그것을?"


“몰랐나 봐요. 마에다 씨를 제령했을 때도 온전히 영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정말이지, 하고 한숨을 내쉬며 계속한다.


“이가노 토쿠코가 죽은 후의 카즈미씨는 수행을 위해서 여러가지 영매사의 조언을 받으려 돌아다녔는데, 누구도 귀에 대한 가능성을 가르쳐 주지 않았으니 너무하네요. 아무리 카즈미 씨의 영력이 강해도 불리한 상황에서는 그 귀는 위험했어요. 영매사는 결국은 장사치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도리가 없는 놈들이라는 겁니다.”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뱉듯이 말한다.


듣다보니 나도 화가 난다.

숨을 가쁘게 쉬던 이가노 씨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가노씨가 저렇게 될 것을 알면서, 실제로 몇 사람이나 죽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면서, 귀일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잠자코 숨기고 있는 것인가.


카노 코우메이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쓰레기다.

다른 영매사도 저런 놈들뿐인가.

부당하다.

영혼에 시달리는 인간을 돈줄로만 인식한단 말인가.

돈을 못 내고 죽어가는 것도 시장원리란 말인가 .

그런 놈들이야말로 죽으면 좋을텐데.


"짜증이 나네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말이 나왔다. 자신의 책상에서 귀를 기울이던 동료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뭐 귀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꽤 강력한 귀가 있어서, 그것이 마에다씨에게 홀렸습니다. 문제는 왜 마에다 씨에게 홀렸느냐는 겁니다.”


시노미야씨가 화제를 돌린다.


“맞아요. 그게 제일 궁금해요.”


동의하고 다음을 재촉한다.


시노미야씨는 “음…”이라고 말하면서 메모를 넘긴다.


“마에다 씨에게 홀린 귀가 산의 신에게 먹혀 버린 그날, 말인데요”


메모를 손가락으로 쫓으며 말한다.


“마에다 씨의 고향 ○○마을이죠. 거기서 옛날에 마에다 씨와 함께 산에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A군과 B군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어?


“제가 갔을 때는 마침 장례식 날이었는데 참석한 분께 얘기를 들으니 아무래도 A군과 B군 부모님이 같은 시각 돌아가셨어요. 각각의 자택에서……. 그렇다는 거는요? 제 생각엔 아무래도 그 사람들, 마에다 씨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해요.”


저주... A와 B의 아저씨 아줌마가?

나를 원망한다고, 는 들었는데.


“그런 옛날 일을…지금에 와서…?"


"아니, 아마 마에다 씨가 마을을 나온 뒤 계속 저주한 게 아닐까요. 나쁜 놈을 불러서 괴롭히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마에다 씨가 산에도 들어가지 않고 심령물에도 접근하지 않고 스스로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저주는 발동하는 일 없이 정지되어 있었어요"


계속…….

그 말에 소름이 오소소 끼쳤다.


“그런 상황이 몇 년째 이어졌지만 그 영상 때문이에요. 마에다씨가 그 영상에서 키자키미카씨와 눈이 마주친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마에다씨가 받은 저주가 발동해버렸다는거죠. 마에다 씨가 귀에게 들킨 게 아니라, 마에다 씨에게 내린 저주가 귀를 끌어당긴 거죠.”


필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다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흘깃거리며 시노미야씨가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래서 마에다 씨의 저주가 실패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내뱉은 저주가 자기들에게 돌아와 죽었다고. 정황증거밖에 없는데 뭐 이게 제일 맞지 않나 싶어요.”


“나를 발견했다….”


"마에다 씨에게 내린 저주가 말이에요."


"그게 그것을……"


“불러들였다. 마에다 씨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저 피해자입니다. 그건 달라지지 않아요.”


"그래서...그게 죽었으니까..."


“A 군과 B 군의 부모가 죽었다. 스스로 내린 저주의 저주로 말이죠.”


“…………..”


한숨밖에 안 나온다.

겨우 이해했다.

즉 그것은 A와 B의 아저씨 아줌마가 부른 거야.

나에게 홀리도록.


“………….”


그렇게까지 원망한건가.

이해는 된다.

자기네 아들이 돌아오지 않고 나이 많은 나만 돌아왔으니까.

원망하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


“………….”


하지만 납득할 수 없다.

죽는 것이, 혹은 그런 생각을 한 것이 당연했다는 등의 말을 할 수는 없다. 자업자득이다. 아저씨 아줌마를 기억하지만, 나를 저주하며 그것을 부추겼다는게 정말이라면 나는 용서할수 없다.


“………….”


하지만 그들은 죽은 것이다.

날 저주했으니까.

스스로에게 저주가 돌아왔다.

확실히 자업자득이다.


“…………….”


말이 나오지 않는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아아—정말--!!”


잠자코 있는데 동료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머리를 벅벅 긁고 있다.


“그게 뭐야! 거꾸로 자기들이 원망받아야 하는거 잖아!”


“글쎄요. 완전히 거꾸로 된 거죠.”


시노미야씨는 반대로 차가워진 모습이다.


“죽은게 마땅해! 선배를 죽이려고 했잖아!?”


동료는 손을 내저으며 계속한다.

상당히 분개한 모양이다.


"아, 뭐야, 진정해."


"뭐긴! 선배는 화 안 나?"


“아니, 너무 화가 나. 고마워 그렇게 화내줘서”


오른손을 번쩍 들어 동료에게 동의의 뜻을 표한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동료가 대신 분노를 터뜨려 줘서 도움이 됐다. 하고 싶은 말을 해줬어 그것은 솔직하게 기뻤다.


“화나는 것은 틀림없지만, 왠지 실감이 나지 않아. '진짜냐'하는 느낌으로”


"정말요? 그 사람들이 마에다 씨를 저주하고 있었던 것은 거의 확정입니다"


시노미야 씨가 추임새를 넣는다.


"그러니까 니가 그렇게 화내줘서 다행이야. 하고 싶은 말 해줘서 고마워.”


“아니, 뭐...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어째야할지-……”


동료는 쑥스러운지 기세를 잃고 의자에 앉았다.


“그럼 된거죠. 그것을 부추겨 온 것은 A와 B의 부모로, 실패했기 때문에 자기들이 죽었다. 이젠 아무도 나무랄 수 없다. 그것으로 된거에요.”


“마에다 씨가 좋다면 이 문제는 끝입니다. 나머지는 예의 그 신에 관한 것인가요.”


"그렇죠. 그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시노미야 씨가 메모를 넘긴다.


"마에다 씨네 동네에 갔을 때 산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예의 그 여우님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카사네씨가 보고 있던 여우인가.


"국도? 지방 도로? 같은 도로에서 산을 향해 딱 멈추기 쉬운 곳에 택시를 세워달라고 해서 산에 들어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우님이 이쪽을 보고 있는 게 보여서, 아, 들켰구나 했어요."


시노미야씨가 담담하게 계속한다.


“일단 대화를 시도했지만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 없었어요. 그래서 산에 잠깐 들어가려는데 우리쪽 신이 그만두라고 해서 더는 못 들어갔어요.”


카사네 씨를 위협해서 병원에 못 오게한 여우. 역시 그 신의 심부름꾼인가. 아니면 신의 분신이라든가. 시노미야 씨가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우는 분명히 위험해 보인다.


“그래서 여기부터는 고찰입니다. 조사 보고치고는 약간 약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좀 들어주세요.”


"어머니에게 일의 전말을 설명하고, 그래서 예의 그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어요. 그래서 저의 고찰이라기보다는 어머니의 고찰이죠. 저를 통해 우리 신도 어느 정도 사정을 알아주셨을 테니, 그 신과 어머니의 말씀이 현재로서는 가장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직접 마에다 씨와 통화하고 싶다고 하시니까, 지금부터 전화할게요.”


시노미야씨가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이제 와서 새로운 인물인가.

더군다나 어머니라니.

본가가 신사라고 했었지.

여자가 신주일까.


"여보세요? 엄마? 지금부터 괜찮아? 응, 응, 대신할까? 알았어"


그렇게 말하고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두어, 스피커 모드로 전환한다.


“스피커폰 켰어. 모두에게 들리게.”


그렇게 말하자, 스마트폰의 스피커로부터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저기……미나즈키?…이젠 말해도 되는 거야?"


“말하면 돼”


“저어…여보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미나즈키의 어머니 시노미야 사츠키라고 합니다.”


시노미야 씨가 눈짓을 하고 있다.

전화 상대는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여.. 여보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마에다라고 합니다.”


“마에다 씨, 그러니까요. 이번에는 매우 힘든 체험을 하셨다고 하니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아아, 이렇게 정중하게,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서 미나즈키로부터 들은 바로는 제가 알 수 있는 것을 마에다씨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전화로 직접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갑자기지만 실례하겠습니다.”


“천만의 말씀이세요. 그게… 그러니까… 어머니는 뭔지 아셨는지요.”


“네. 처음부터 말씀드릴게요. 먼저 마에다 씨의 고향의 산에 계신 것은 아메노타라치히메 님이라고 하는 신입니다. 원래는 어떤 이나리(곡식을 관장하는 신, 여우는 곡식을 맡은 신의 사자이기 때문에 여우를 이나리로 쓰기도 함) 신사의 여신으로, 오곡 풍작과 산의 열매를 가져다 주시는 고마운 신입니다.”


“네에”


“그와 동시에 어린이를 행방불명으로 만드는 신이기도 합니다. 아메노타라치히메 님을 모시는 지역에서는 행방불명이 일어나기 쉬워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신이죠.”


"네에, 왠지, 고마운 건지 무서운 건지 모르겠는 신이네요"


후후, 하고 전화기 저쪽에서 희미하게 미소짓는 소리가 들렸다.


“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우리 생활을 지탱해 주시는 동시에 한두 가지 안좋은 성격이 있는 분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잡아먹다니 나쁜 요괴 같기도 한데요.”


“그렇지요. 아메노타라치히메 님임에 틀림없어요. 아이를 먹는 나쁜 신이 아니라, 신으로서 아이를 공양할 필요가 있는, 우리로서는 좀 곤란한 분인 것 같아요.


“좀이라뇨…”


나는 먹힐뻔했다고.


“하지만 신은 자연도 인간도 똑같이 취급해요. 자연에 몸을 의지하여 인간을 적대시하는 신도 계십니다. 그래도 신은 신이시니까 우리가 신이 하시는 일을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그리 옳지 않아요.”


문득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가 머리에 떠올랐다.


“신사가 없어지고, 새로운 신사에 타라치히메 님이 머물지 못한 것은, 우리의 지금의 가치관에 맞추어 주신 것이겠지요”


“무슨 말씀인가요?”


“아마도입니다만, 마에다 씨의 고향에서는 일찍이, 타라치히메 님에게 아이를 공양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요. 일 년에 한 번인가 십 년에 한 번인가, 혹은 더 자주 정기적으로 아이를 공양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타라치히메 님은 그런 분이니까요.”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다.


“하지만 시대의 변천과 함께 신앙심은 과학과 섞여, 지금까지의 의식이나 습관이 미신 혹은 무속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게 되어, 신에게 아이를 공양하는 것을 피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다른 지역의 다른 신들도 마찬가지여서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일까.

전화의 상대는 담담하게 계속한다.


“그래서 타라치히메님은 신사를 버리고 산을 배회하는 무서운 신으로 자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재구축했습니다. 공양물로 아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산에 들어간 아이를 행방불명으로 해주시기로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사를 포기했는데도 산과 강이 황폐해지지 않는 것도,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악령이 마을로 내려와 못된 짓을 하지 않는 것도 타라치히메님이 신 노릇을 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들을 잡아먹지 않으면 되잖아요"


“신에게는 산토끼나 사람의 자식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아이가 좋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이가 좋다.

이 경우엔 무서운 말이네.


"그렇다면 왜 나를 도와줬을까요?"


"그건 단순히 변덕이었다고 할까, 마에다 씨가 타라치히메님의 눈에 특별히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면 행방불명의 산증인이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릅니다만"


“두 번째는요? 얼마 전에도 도움을 받았는데요”


“한번 도와준 아이가 금방 돌아오면 먹을지 말지 했던 것 아닐까요. 신에게 10년 20년은 금방이니까요.”


마에다씨는, 라고 시노미야 사츠키씨가 화제를 바꾼다..


"자기 집 처마 끝에서 아이가 울고 있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건, 데리고 가야죠. 부모가 있는 곳이라든가, 모르면 경찰에.”


"그런가요. 그럼 그 애가 다음날 또 마에다 씨 집 처마 앞에서 울고 있으면 이번에는 버려요?"


"아니, 전날과 같은 일을 하겠죠"


“그렇죠. 한 번 도왔는데 바로 같은 일이 일어나면 똑같이 하겠죠. 곤란한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첫번째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타라치히메 님도 그렇게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이해가 되네.


“더 말하자면, 마에다 씨의 친구 부모님, 돌아가신 분들 말입니다만, 그 분들은 마에다 씨를 저주하고 있었습니다. 타라치히메 님의 입장에서 보면, 모처럼 도와준 인간의 아이를 같은 인간이 저주하고 있으니, 불쾌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행방불명으로 만든 것은 타라치히메 님인데, 살아 돌아온 아이를 인간이 죽이려 하다니 타라치히메 님에 대한 불경이 아닐까요”


불경, 괘씸한가.

신이 모처럼 놓아준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은, A와 B의 부모님들이 신에게 시비를 거는 모양이 된것일까.


“그래서 저를 도와주신 건가요?”


“네, 계속 보고 계셨던 것 같아요. 심부름꾼인 여우님이 훑어보고 있고"


“그건... 또... 어떨지...”


후후, 하고 웃는 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렸다.


“놀랐어요? 계속 무서워했던 신이 자신을 지켜봐 주었다니, 갑자기 들었어도 금방은 믿을 수 없죠.”


라면서도, 계속한다.


“신이란 매우 무서운 존재지만 동시에 매우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신에게는 주는 것이나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잡아먹는 것도 다른 동물이나 자연을 위해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인간을 위해 신이 계신 게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해 신이 계신 거니까요.”


뭔가 어려워졌다.


"물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기쁘게 여기고, 이 세상 모든 것에 우선하여 저희에게 도움을 주시는 신도 계십니다. 우리가 모시는 신도 그런 분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꼭 한번 이곳에 와주세요. 우리의 사랑스러운 신님을 소개해 드릴께요.”


그렇게 시노미야 사츠키 씨는 말을 마쳤다.


“제가 전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일까요. 이제 딸아이인 미나즈키에게 맡길테니 딸아이를 의지하셔도 됩니다.”


“아니, 충분합니다. 전부 이해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찾아뵙게 해주세요. 답례를 하고 싶으니......."


그렇게 말하는 순간 깨달았다.


"저기 타라치히메…. 님께 답례를 하는 것이 좋겠군요."


후후후- 하고 기분좋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마음만으로 충분할 것 같지만 뭔가 하고 싶다면 고향 마을에 마을회비라도 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타라치히메 님은 만나뵙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신의 말에 따라 이번에야말로 마에다 씨를 먹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아… 아아, 그렇습니까”


잡아먹힐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거네. 아무래도 앞으로도 산과는 무관한 인생이 계속될 것 같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을회비요. 오늘 너무 고마웠어요. 실례했습니다.”


"예, 실례하겠습니다."


서로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크하! 하고 동료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지금의 사람! 대단하지 않아요!? 어떻게 저렇게 알아?”


시노미야 씨가 피식 웃는다.


“엄마는 특별하니까요. 뭔가 옛날에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우리 신에게 빚이 있는 것 같아요. 신과 사이가 너무 좋아서 평범하게 일상회화를 하고 있으니까요.”


"뭐야, 무서워"


“저기-”


“아, 죄송합니다. 마에다 씨, 어땠어요?”


"아니, 뭐랄까, 머리가 가득찼달까요."


후후, 하고 시노미야씨가 미소지었다.


“뭐 그런 거니까 일단 이걸로 취재는 끝났습니다. 나머지는 이걸로 어떤 기사를 쓰느냐인데 엄마의 일은 기사화하지 말라고 하니 정리 잘해야죠.”


그렇게 말하고 메모와 스마트폰을 넣어둔다.


문득 생각났다.

한 가지 궁금한 게 남아 있었다.


"아니, 카사네 씨가 여우에게 위협을 당해서 병원이나 산에 들어가지 못한 거, 왠지 아십니까?"


일어선 시노미야 씨에게 묻는다.

시노미야 씨는 재킷을 걸치면서 대답한다.


“음, 단순히 겁먹은 거 아니에요? 왠지 상대가 신이라는 것을 알면 두려움도 생기겠죠.”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카사네 씨답다.

그렇게 생각했다.


문을 나서는 시노미야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문을 닫는다. 동료와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면서 카사네씨에게 연락을 한다. 시노미야씨가 기사 원고를 가져오는 것은 며칠 후인 것 같다. 그때까지는 일 이외에 해야 할 일이 없다.


다 끝나면 할 일은 정해져 있다.

카사네 씨와 함께 이가노 씨의 병문안을 간다는 구실로 사이토 씨를 만나러 가자. 상쾌한 마음으로 데이트를 신청하는 것이다. 지금의 나라면 겁먹을 일도 없을 테니까.


~끝~



출처

__________________



오. 이렇게 홀가분하게 이야기를 정리해주다니 너무 좋네

그렇지 신에게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까

우리가 길에서 만난 다친 새를 치료해주기도 하는 반면 통닭을 먹기도 하는 것처럼 말야


다들 재밌게 봤을까?

이번 이야기 너무 재밌어서 많이들 봤으면 좋겠는데

언젠가 그렇게 되길!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는 겁쟁이
Follow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 5화
ofmonsters
35
2
5
[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 4화
ofmonsters
32
2
2
[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3화
ofmonsters
41
3
6
[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 2화
ofmonsters
46
3
4
[퍼오는 귀신썰]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이야기 - 1화
ofmonsters
54
9
3
[퍼오는 귀신썰] 목매다는 마을 2화
ofmonsters
37
2
3
[퍼오는 귀신썰] 목매다는 마을 1화
ofmonsters
50
3
2
귀신 나오는 호텔썰.jpg
quandoquando
34
6
2
진짜진짜 잘 만들었는데 흥행하지 못한 숨겨진 수작 한국 공포영화
Voyou
31
19
4
"남편 조상을 퇴마하자 했어요."
M0ya
27
5
6
옛날 사람들이 신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sheher
152
97
13
GIF
판) 아내가 딸을 괴롭힌 다른 학생한테 악담을 했습니다.
nanmollang
171
74
13
엄마가 직접 짜주신 손뜨개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합니다^^
dokkebii
141
16
20
돈 빌려간 친구가 연락을 끊었을때 친구가 연락오게 하는법.jpg
dokkebii
162
231
7
강릉이 지도에서 사라질뻔한거 앎?
Voyou
11
2
0
퍼오는 귀신썰) 아무도 믿지 못 할 그때의 이야기
ofmonsters
135
9
9
이슈 반전/스릴러 추천 영화 52선.jpg
Mapache
108
189
3
무당이 알려주는 사주팔자 미신
quandoquando
134
152
12
전회사 사수는 정말 날 싫어했었을까.Blind
nanmollang
18
3
2
펌) 군대괴담 들려줄게 비슷한 이야기 있으면 제발 알려줘
Voyou
27
5
5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