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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물품 창고를 공유하는 타 출판사 직원이 내가 근무를 복귀한 날부터 보이지 않았다. 왜 그런가 했더니 지난주 금요일에 코로나 확진을 받아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했다. 이런 게 안전 불감증일까.

혹시나 해서 알아보니 그 출판사 직원 전부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제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마스크를 쓰고는 있었지만 나 역시 분명 창고에서 동선을 공유하기는 했으니까. 휴가 전 그와 창고에서 마주쳤던 것부터 지난 2주가량의 내 행선지와 아주 적게나마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편집장과 나는 대표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조기 퇴근 후 가까운 검진소에 들렀다. 줄이 끝도 없었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빨리 진행되었고, 말로만 듣던 기다란 면봉이 콧속으로 쓱 들어왔다. 의료진은 내게, 아프기는 하지만 코로 물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 정도일 거라고 했다. 그 말이 딱 맞았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면봉으로 입안을 훑고 끝.

내일 출근은 검사 결과를 보고난 뒤 하기로 결정했다. 토요일에도 약속이 있는데, 어쩌면 그동안 많이 버텨온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가까운 주변인의 확진 소식조차 이제껏 들은 적 없는데. 막상 접촉 가능성에 노출되니, 내가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들이 무궁무진하게 상상되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나도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별일 없었으면 한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우리 잡지사의 월간지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결호를 낼 가능성도 있다. 뭐, 그보다는 공사 구분 없이 생각지도 못한 성가신 일들이 닥칠 것이 조금 두렵다. 내일 검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가 결국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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