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기다리지 않는다

#서울은 기다리지 않는다


난개발과 급속성장.

서울의 멋은 그러나 부산함과 조잡스러움 속물근성 등을 한데 스까 아트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데에 있다.


7080 부잣집 스타일 구축 주택의 옆구리에 빛나는 철제 엉덩이를 디밀고 바짝 붙어있는 최신식 사무실 건물. 어찌나 가깝게 붙어있는지 맘만 먹으면 양쪽에서 창문을 열고 건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지각색의 건축자재와 양식.

아무 계획도, 전체적인 그림으로서의 어울림에 대한 고민도 없이 그냥 당대의 유행따라 개성따라 세워놓은 것 같은 건물들은 그야 말로 지들 맘대로지만

하나로 모아놓고 보면 묘하게 어울린다.

오히려 너무 지들 멋대로인 탓에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그러나 서울은 돌아보지 않는다. 공존은 잠시뿐이다.

과거는 헐리고 미래가 들어선다. 백프로다. 역사와 보존이라는 단어를, 서울은 돌보지 않는다.


당신이 만나는 구축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커다란 크레인 교수대에 대들보 모가지를 걸어 공중에 매달 때가 아직은 오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의 다정한 도시 서울은 무엇이든 숭배하지만 어떤것도 사랑하진 않는다.


동대문 운동장이 헐리고 DDP가 들어서던 때를 기억한다. 청계천에서 동대문 운동장으로 밀려난 상인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은 1도 신경쓰지 않았다. 서울은 터미네이터다. 서울은 글래디에이터다.

미래로 나아갈 뿐이다. 거슬리는 과거는 모두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끊임 없이 베고 찌르고 썰어넘기며.


불쌍한 존 코너는 코너에 몰린다.


"아 윌 비 백."


그러나 늙은 상인들과 그들의 잡동사니들은 운동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서울은 곰팡내를 참는 법이 없다.


그들이 생계를 이어가던 자리엔 모던 아트의 극치인 건물과 좋아요를 쓸어담는 간지나는 패피들이 들어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들의 착장은 그들이 벌어들이는 좋아요 숫자 만큼 비쌌다.


그렇다. 서울의 쇼윈도엔 명품이 아니면 걸릴 수 없다.


도시의 지하, 출근길 2호선 열차 안에는 한데 엉켜 메트로 병천순대가 되어버린 군중이 옮겨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신대륙의 흑인 노예들처럼.


지상 위에는 그들의 연봉을 에누리 없이 4, 5년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겨우 구매할 수 있는 슈퍼카들이 내처달린다. 해를 받아 반짝이는 은색 앰블럼들이 심장에 꽂은 말뚝같다.


병든 도시.

한강은 그 사이를 길게 째진 흉터처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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