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자신의 깊은 마음을 몰라 너 역시 그렇게 읽고 싶어 했지만 단 한순간도 붙잡을 수 없었지 네 등 뒤의 짐승, 짓누르는 밤의 숲, 관찰자들 달아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쳇바퀴 속에서 네가 원하는 것을 너는 매일 밤 꿈꾸었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너는 꿈속에서도 가질 수 없었지 일어나, 일어나서 어제처럼 보잘것없는 네 얼굴을 거울에 비춰봐 천성이 게으르고 어두운 너의 악마에게 말을 걸어봐 그저 아무 말이라도 네 헤어컷에 대해 낡은 손지갑에 대해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침대의 우울한 스프링에 대해서 말이야 그래 스프링은 우울하지 그건 언제나 우울했어 네 헤어컷보다 네 텅 빈 지갑보다 네가 지금 피우고 있는 독한 담배의 연기도 네가 가슴을 옥죄지는 못해 이건 거지 같지, 이건 거지 같은 얘기야 네 머리칼을 단숨에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는 늙은 미용사들처럼…… 자살이라고? 오. 이런 저능아 사기꾼 계집애 같으니 아직도 네가 네 자신을 유혹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아직도 네가 네 자신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너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검고 딱딱한 막대 과자처럼 아직도 너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지하철에 갇혀 울부짖던 못된 왕 황병승 *호두 없는 다람쥐처럼 - Gus VanSant, '레스트리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