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 옥수수

친구 말구가 자신의 논 옆 자투리 밭에 그루 옥수수를 심는다고 할 때 사실 '그루'라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들어 본 기억은 있기에 옛 어른들이 쓰던 일종의 홍천 지역의 방언 정도로만 알았다.

게다가 말구가 좀 애 늙은이 같은 언어를 자주 구사한다.

그럴 때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김석희씨(말구 아버지)'와 닮았다. 그분도 그랬다. 어린 나이에 있어 보였다.

그런데 말구가 그러는 걸 들으면 애늙은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늙은이 맞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루'가 어떤 뜻일까 공부해 봤다.

사전적 의미로 3 가지 정도의 의미를 갖는 명사다. 표준말이 맞다.

1.

나무나 곡식 등의 줄기의 아래 부분.

"나무 ∼"

2.

식물, 특히 나무를 세는 단위. 주(株).

"감나무 세 ∼"

3.

한 해에 같은 땅에 농사짓는 횟수.

"두 ∼ 심는 논농사"

여기서는 3 번째 의미가 해당된다.

즉 이모작을 그루라 말할 수 있다.


내가 옥수수를 한창 따서 판매 하고 있는데 그제서야 그루 옥수수를 심는 다며 옥수수를 심고 있는게 아닌가?

난 반신반의해서 "그거 먹을 수나 있겠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걱정 말라며 일축했다.

집 앞이라 지나칠 때마다 자라지를 않는 걸 보고

"말구야 저 옥수수는 먹기는 어렵겠다" 며 비웃었다.

나뿐만 아니라 동네 어른들도 "글렀어" 하며 나를 지지했다. 그런데 말구의 자신감처럼 어느새 실하게 여물었다.

어제 한자루를 따서 먹어보라고 가져왔다.

더 필요하면 밭에가서 얼마든지 따가란다.


나이 들수록 옆에 있는 친구가 고맙고 소중해진다.

최한봉씨 아들 동현이는 김장 배추 50 포기를 주겠다며 열심히 키우고 있다.

학교 아저씨 딸 명순이는 고구마 농사가 없는 나에게 고구마 한 박스를 줬다.

그 아버지들이 짓던 농사를 이제 자식들이 이어간다.

우린 그래도 아버지 어깨너머로 보고 익혔는데

지금은 그러는 자식들이 없다.

아마 우리 세대가 두촌의 마지막 농사꾼이리라.


그루 옥수수는 적은 농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치의 땅도 놀리지 않겠다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억척과 근면의 연장선이다.

그런 그분들의 일생의 애정이 스며있는 땅이기에 돈도 안데는데 ...라는 비난을 들으며 내가 다시 씨를 뿌리는 이유다.

59년 돼지띠 이성수 취미는 나의 글 끄적이기 우리 소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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