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좋아하는 6가지 자극 - 이시형 박사

이시형 박사의 "엄마 중심 육아" 관련 글은 http://www.vingle.net/posts/426776 여기서 확인하세요! -- 우연히 이시형 박사의 인터뷰를 접했다. 이시형 박사는 유명 정신과 전문의자 뇌과학자. 제목은 '여든에도 진화하는 이시형 박사' 였는데 여든살에도 미술전시회를 열고 (참고로 그는 뇌전문 과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다!) 기자들이 직접 '필력이 글쟁이 보다 더 좋다'라고 할 정도의 퀄러티 높은 책들을 수십권씩 냈으며 (그중 몇권은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도 NGO 운영, 각종 세미나 진행, 또 다른 책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다. 인터뷰를 읽다가, 사회 초년생 때 읽은 이시형 박사의 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인상은 깊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냉큼 달려가 다시 펼쳐 읽다가 도움되는 글귀 몇개를 빙글에 적게 되었다. (요즘 느끼는 건데, 자기에게 정말 와닿는 책 내용들은 어디에든 적어놓고, 공유하는게 제대로 배우는데 효율적인 것 같다. 첫번째로 적으면 일단 기억이 더 잘된다. 두번째로, 빙글이나 블로그 같은데 적어 공유하면 다른 분들의 반응으로 더욱더 내가 책의 내용 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책의 내용을 좀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메모해둔 글귀들을 시간 날 때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 서로 다른 책에서 나온 글귀들이 충돌하며 새로운 아이디어, 참신한 각도의 생각들이 모락모락 생겨난다 - 이런 경험을 혹시 해본 사람들이면 무슨 말인지 잘 알거라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빙글에 '책 함께 읽기'라는 소심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도, '나'를 위해서였다. 책을 읽고 밑줄쳤던 내용들을 빙글에 카드로 작성하게 되면, 뭔가 뿌듯하고 내가 발전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책 내용들을 다른 분들이 클립하고 도움이 되었다고 하면 더더욱 나는 그 책 내용을 나의 보물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 책의 글구들이 내 인생을 좀 더 알차게 장식하고, 혼란스러울 때 나를 손잡고 일으켜 세워주고 이끌어 준다. 그리고, 모인 카드 갯수만큼 내가 성장하고 자라는 것 같아 나름 뿌듯하다 - 이건 매우 개인적인 취향이다 ㅎ) ㅎㅎ 각설이 길었는데, 그럼 이시형 박사가 말하는 '뇌가 좋아하는 6가지 자극'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뇌는 새로운 변화를 좋아한다. 뇌는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 싫증을 낸다. 뇌는 언제나 새로운 것, 신기한 것, 호기심에 대한 갈망이 크다. 세상 모든 일을 처음 경험하는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인다. 하지만 인간 뇌의 불가사의는 새로운 변화를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항한다.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다. 오래되어 익숙한 습관, 안전한 상황, 장소 등을 뇌과학에서는 '안전기지'라고 한다. 아이가 처음 제 발로 대문 밖을 나설 때는 자꾸 뒤를 돌아본다. 엄마가 거기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어떤 위험이 생겨도 엄마가 나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 아이는 마음 놓고 새로운 일에 도전, 호기심과 탐구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때 엄마나 집은 아이에겐 안전기지가 된다. 뇌는 이 안전기지가 흔들릴 정도의 변화가 오면 불안해진다. 따라서 지나치게 파격적인 변화도 아니고 무료한 반복도 아닌, 적정선에서의 변화와 안정의 균형이 필요하다. 2. 뇌는 모험을 좋아한다. 야구 경기에서 어느 팀이 압도적으로 잘하거나 못한다면? 경기는 재미없다. 어쩌면 우리 팀이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는 약간의 불안감이 경기에 재미를 더해 준다. 이처럼 승부를 가늠하기 힘든 경기가 재미있듯 우리의 뇌도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미개척지를 향한 선장, 무엇을 만날지 모르는 탐험가를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고도의 불확실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 때문이다. 뇌과학에서는 첫 번째 펭귄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펭귄은 물에 들어가야 먹이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바다표범 등 무서운 사냥꾼이 기다리고 있다. 펭귄 입장에선 주저할 수밖에 없다. 모두들 주춤거리고 있는데 한마리가 뛰어든다. 이것이 첫 번째 펭긴이다. 불확실의 위험을 감수한 용감한 놈이다. 그제야 다른 펭귄도 따라 뛰어든다. 케임브리지 대 슐츠 박사가 재미있는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원숭이에게 50% 확률로 주스를 주는 실험이었다.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주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원숭이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되었다고 한다. 즉 불확실도 적정한 범위라면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것이 뇌과학의 결론이다. 이 원리를 공부에, 일상에 응용해보자. 적당히 어려운 문제, 잘 생각하면 풀릴 수도 있을 것 같은 문제를 찾아서 풀어보자. 문제가 풀렸을 대의 기쁨은 그 과정이 힘들수록 증폭된다. 확실과 불확실의 아슬아슬한 균형이 공부와 일을 재미있게 한다. 3. 뇌는 발전과 성장을 좋아한다. 공부를 원래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들로 산으로 돌아가는게 더 즐겁다. 하지만 한바탕 축제를 즐기고 나면 뒤끝이 허전하다. 이 역시 인간의 도 다른 본능이다. 놀이는 순간일 분 그 후의 발전이 없을 때가 많기에 그 다음의 무언가를 기대했던 뇌는 실망하고 후회한다. 포인트는 이거다. 뇌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즐거워한다. 인간의 뇌는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판단력으로 어떤 일의 결과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기대한다. 일단 그 일에서 성공하면 뇌는 그때의 즐거움이나 감동을 잊지 않고 계속 재현하려 한다. 뇌는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목표가 정해지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가벼운 흥분으로 들뜬다. 목표가 이루어질 때의 감동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등산할 때도 마찬가지.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벅차오른다.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감동과 희열을 알고 있기에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결국 이겨 낼 수 있다. 힘겨운 순간에도 머릿속에는 정상에서 광경이 떠오른다. 이 또한 뇌의 불가해성이다. 생각만으로 마치 현실인 것처럼 착각하는 게 뇌다. 우리의 뇌는 성공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때 뇌의 모든 기능도 그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상상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가진 잠재 능력까지 목표 방향으로 가는 데 동원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작은 것이라도 성공 경험을 쌓는 일이다. 그래야 뇌가 그 감동을 알고 다음 목표를 향해 밀고 나가는 힘이 되어 준다. 4. 뇌는 시간제한을 좋아한다. 뇌는 미리 여유있게 준비해 두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여유가 있으면 느슨해지고 집중이 잘 안된다. 의식(전두엽)은 미리 공부해 두자고 다짐하지만 잠재의식(변연계)는 반발한다. 잠재의식은 항상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에는 이를 쾌락원칙이라 부른다. 무의식 세계의 이드(id, 무의식 자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쾌락을 추구하며 고통은 피하려 한다. 이것이 인간의 원초적 본성이다. 그러나 의식 세계의 에고(ego, 자아) 슈퍼에고(Superego, 사회적 자아)는 때와 장소에 따라 이드의 쾌락 본성을 억제하며 때론 싫어도 고통을 감수한다. 무의식의 본능과 의식적인 억제 사이의 갈등이 긴장을 만들고 불안을 몰고 온다. 뇌과학적으로 이드는 동물 뇌의 변연계, 에고는 신피질, 슈퍼에고는 전두엽의 기능으로 대치 설명된다. 공부하는 데는 이 쾌락원칙이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재미있게 놀고보자가 이드다. 의지와 상관없이 쾌락원칙에 굴복하게 된다 (우리 모두 이럴때가 얼마나 많던가 ㅎㅎ) '싫지만 어쩔 수 없지, 자. 해보자'라고 불끈해야 비로소 의식과 잠재의식이 함께 움직이며 정신통일이 된다. 이때는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이 발휘된다. 그래서 벼락치기 공부가 효과적인 것이다. 효과적인 공부, 일을 하는 데 시간의 압박은 참 유용한 무기이자, 전술이다. 인간은 가벼운 긴박감을 가질 때 느슨했던 신경회로가 빨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간의 압박을 견디는 것은 처음에는 힘들지만 고비를 몇번 넘기면 적응된다. 고비를 넘기면 점차 시간의 압박에 적응된다. 운동생리학에서는 이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 부른다. 순간의 힘든 고비를 잘 넘기고 나면 쾌감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고 뛰기가 한결 편하다. 이 쾌감을 못 잊어 조깅 중독에 바지는 사람도 있다. 공부와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일단 공부나 일도 처음에는 싫었지만 하다 보니 반감이 줄어들고 공부에 빠져들게 된다. 뇌 회전에도 가속이 붙는다. 이 상태를 싱커스 하이(Thinker's high)라고 부르는데, 이 상태까지 오면 공부하는게 오히려 편안하다. 그만큼 집중력도 강해진다. 나는 원고를 쓸 때마다 비슷한 상황을 반복한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딱히 좋은 생각이나 영감이 떠오르지 않다가 마감을 앞두면 가속이 붙는다. 더 미룰 수 없다는 긴박감이 머리에 박차를 가한다. 긴박감은 대뇌에 축복을 내린다. 새로운 생각과 쾌락 물질이 마구 솟으니 일이든 공부든 절로 즐거워진다 (이걸 보면서 단기 목표를 세우면서 일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언제가지 이 조그만 일을 하겠다!라고 결심하고 그 작은 일을 끝내는게 짜릿함을 가져오는 것 같다.) 5. 뇌는 지적 쾌감을 좋아한다. 얼핏 사람들은 지적 활동이 고차원적인 지성과 이성을 다스리는 신피질의 정신 활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적 활동은 원시적인 뇌 - 동물뇌(식욕 등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곳) 와도 연계되어 있다. 뇌과학에는 '변연계 공명'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인간이 흙 위에 풀썩 주저앉을 때의 편안함, 낚시로 고기를 잡을 때 느끼는 형언할 수 없는 희열, 이것이 변연계의 공명이다. 고기를 기다릴 때 초조함이 고기를 낚는 순간 쾌감으로 바뀐다. 이 극적인 변화는 뇌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0.1초도 안 되는 사이 신경 전달 물질의 종류와 양이 바뀐다. 낚시만이 아니다.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이 즐거운 이유는, 이러한 활동이 변연계의 편도체-해마를 자극해 쾌감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지적 쾌감, 이게 뇌의 강력한 젊음의 비결이다. 지적 쾌락을 느끼기 위한 자기만의 노력을 해보자. 6. 뇌는 플로 경지에 빠져드는 것을 좋아한다. 심리학에 '플로(flow)'라는 용어가 있다. 원래 흐름이란 듯이지만 심리학에서는 '시간의 흐름도 잊을 만큼 몰입한다'라는 의미다. 이러한 심리 상태에 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있다. 1) 그 시간에 하고 있는 것을 자신이 '건설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유흥에 빠져 있다고 해서 플로의 경지에 들지 않는다. 허전하다. 2) 저 멀리 높은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일이어야 한다. 비록 작은 보폭이라도 지금 나는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의식과 함께 얼마만큼 전진했다는 자기 평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3) 상당 시간 동안 몰입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 잠시 동안 집중은 너무 짧다. 4) 완전한 몰입이어야 한다. 나의 존재감을 그 순간에는 잊어야 한다.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거나, 하던 일을 끝나기 전까지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아야 한다. 뇌에 중요한 것은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성취감과 함께 기대감,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이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 사실 이시형 박사가 말씀하신 6가지 자극은 여기까지인데, 여기서 하나를 꼭 덧붙여 보고 싶다. 7. 자극이 안될 때, 우울할 때나, 뇌가 수동적일 때는 '꼭 1) 책을 읽거나, 2) 물리적 장소를 바꾸면 좋다. 이유는, 책을 읽으면 정신적 생각의 장소가 책으로 이동되기 때문에 현실의 답답함을 잊을 수 있고, 물리적 장소를 바꾸면 확실히 다른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기분이라도 막상 해보면 실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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