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괴담) 비행기가 뭔가 이상해

갑자기 개추워졌네요...

우리나라 급발진 날씨는 정말 적응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퍼온 괴담은 제가 가끔 혼자 비행기에서 하는 생각이랑 비슷해서 흥미롭더군요

엄청나게 무거운 쇳덩이에 목숨을 맡긴 채 하늘을 나는 행위.. 너무 무섭지 않습니까 ㅠ

모쪼록 여러분들도 재밌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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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 난 인터넷에 들어와 이 글을 포스팅하려고 아이패드의 비행기모드를 껐지.

뉴스도 확인하려고 해봤는데 좀...뭔가가 달라. 지금쯤이면 모로코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아니, 이미 호텔 체크인도 끝내고 호텔 야외수영장 옆에 드러누워 쉬고있어야 맞는데.

시계가 움직이질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정말 오래 비행 중이야!


설명을 좀 하자면, 난 모로코로 휴가를 떠나는 중이야. 내 남친 라르스가 따뜻한 곳의 햇볕 좀 쐬고 오자고 하면서 신규 항공사의 스톡홀름발 모로코행 직항 초특가 비행기표를 찾았거든.

우리는 고향 우메오(역주-스웨덴 북동부의 중심도시)를 떠나 이륙 전날 밤을 시내 한가운데 있는 좁아터진 내 여동생네 가족이 사는 집에서 묵었어. 분명 어제 밤 얘기인데 벌써 오래 전 얘기같네.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였는지라 공항으로 출발할때도 여전히 밖은 어두컴컴했어. 공항에서 가볍게 아침을 때웠고 -우리 둘 다 많이 먹지는 않았지-, 기내에서 밤에 못잔만큼 더 자려고 했어.

체크인과 탑승은 순조로웠어. 다들 바쁘지만 우리처럼 피곤해보였고, 한시라도 빨리 탑승해서 따스한 햇볕 좀 받고싶어하는 모습이었어. 근래 스웨덴은 너무 추웠어서 다들 잿빛에 피로해보였던걸로 기억해.


물론 나 역시도 졸려서 유심히 살펴본 건 아니었지만. 비행기는 거대했어. 비행기 덕후인 삼촌이 비행기에는 에어버스 어쩌고 뭐 어쩌고 하는 종류가 있는걸 알려줬는데, 난 비행기덕후가 아니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고, 덕분에 이 비행기 종류가 뭔지는 잘 모르겠어. 확실한건 인근 유럽국가들 갈 때 타던 작은 비행기들보다 훨씬 컸다는 거. 복도가 두 개나 있다면 말 다한거지! 난 좌석 3개있고 복도있고 반대쪽에 좌석 3개 있는 작은 비행기에 익숙했거든. 가운데에 또 좌석들이 있는걸 보니 정말 신기했어.


라르스와 나는 그 중간좌석에 앉았기때문에 창 밖은 아예 볼 수 없었어. 아마 창가 자리에 앉았다면 뭔가 경치가 바뀌는거라도 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알 수 있었을텐데.


우리가 얼마나 날라왔는지 잘 모르겠어. 기장이 방송을 한번도 안했거든. 라르스가 곧바로 뻗어버렸고 난 한 30분인가 책 좀 읽다 잠들었어. 몇 시간은 잔 것 같은데 확실친 않아. 일어나서는 시간을 확인하려고 했더니 내 손목시계가 멈춰있었어. 라르스는 나랑 거의 동시에 일어나더니 아직 도착 안했냐고 내게 물어보더라고. 내가 무슨 조종사인가.


난 제대로 앉아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다들 우리랑 비슷한 것 같았어. 일어나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지금 비행기 안에 있음을 깨닫고...자기 손목시계를 확인해보니 고장나있고.


그때부터 초조해지기 시작했어. 왜 모든 손목시계가 고장난거지? 바로 뒤에 앉아있던 젊은 가족에게 물어보니 그 가족의 시계는 다른 시간대에 멈춰섰다고 하네. 그게 안심될 일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내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모습이었어.

두드러지게 이상한 점은 없었어. 여전히 비행 중이었고, 난기류도 없었고, 단지 모두가 잠이 들었다가 깨보니 손목시계가 고장나있었을 뿐. 물론 비행기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불길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좀 이상했어.


탑승객들이 다 깨고 얼마안되어 승무원들이 음료 카트를 끌며 왔지만 승객들을 죄다 무시했어. 음료수를 권하며 다녔고 몇몇 승객들이 현재 시간이나 위치를 물어보긴 했지만, 승무원들은 미소를 지은 채 확인해보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그냥 지나쳤어.

난 불안한 생각을 머리 속에서 털어내려고 했어. 다른 승객들도 머리를 내젓거나 어깨를 으쓱 하고는 책이나 잡지를 읽기 시작했어. 좀 이상하긴 했지만 별 일은 아니니깐. 진짜 우연하게,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고들 하잖아.


시간을 떼우려고 시덥찮은 가십 잡지 뭉치를 꺼내 읽기 시작했어. 한 권, 두 권, 그리고 세 권...을 읽은 후 돌아가 안 읽고 지나친 기사도 읽었어. 기내에 갇혀있다보니 시간을 떼우려고, 이전에 알지도 못했던 어느 모델에 대해, 그리고 그녀의 최근 이혼에 대해 읽고 있었지.


내가 그 잡지들을 모조리 다 읽었겠다, 이미 탑승 직후 한숨 푹 자기도 했겠다, 정말 목적지에 거의 다 온 줄 알았어.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안내방송도 없고, 착륙 전 안전벨트 시그널도 없고. 그저 계속 비행만 하고있을 뿐.


라르스가 야외수영장 옆에 누워 읽으려고 가져온 책까지 빌려받았어. 범죄수사물 드라마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너무 지루해서 뭐든지 읽을 수 있겠다 싶었지. 읽고 또 읽었어. 사람들이 불안한 눈초리로 흘끗흘끗 바라보며 승무원을 찾는게 계속 보였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모두가 초조해보였어.


그리고 여전히 안내방송도 없이, 난기류도 없이 비행 중이었어. 그저 끝없는 비행 뿐.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뭔가 변했기 때문이야. 구체적으로 빛이 변했어. 우리는 아침에 출발했고 5시간 비행 예정으로 남쪽을 향해 날고있었어. 그런데 (내 생각에) 한 10분 쯤 전에 해가 졌어. 그 말인즉슨 우리의 예정 비행시간을 훨씬 초과해서 비행 중이라는 뜻이겠지. 몇 시간 이상 잤던게 틀림없어.


우리 뒷좌석 가족의 아버지가 일어나서 조종실 문을 두들겼어. 조종실을 향해 도데체 무슨 일이냐고 고함을 질렀지.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어. 승무원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른세상 사람들 같았어. 몇몇 탑승객들도 넋이 나간 듯 승무원들과 비슷한 모습이었고, 다른 탑승객들은 울부짖기 시작했어.


어찌할바를 몰랐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지. 비행기는 그저 계속 비행만 할 뿐이었어.

점차 더 어두워졌는데, 그냥 밤하늘의 어둠과는 다르게 아예 두터운 검은 구름이 각각의 창문들 앞에 가려서 언제까지라도 햇빛이나 달빛이나 모든 불빛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 마치 폭풍전야처럼 모든게 어둡고 고요해.

사람들은 마치 단체로 유체이탈이라도 한 듯 전방을 응시하며 그저 각자의 좌석에 앉아있을 뿐이었어. 물론 누군가는 그렇게 반응/대처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있었어! 심지어 라르스도 이 무시무시한 운명에 따르기로 마음먹은 듯, 생기를 잃은 채 그저 음료수 카트를 멍하니 바라보며 내 옆에 앉아있었어.


나는 다시 잠들어버렸어.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잠깐 잠들었다가 금새 일어나보니 지금은 훨씬 더 어두워져 있었어.

밖의 구름들도 더 어두웠어. 무슨 폭풍우 구름이 아니라 짙은 검은 연기 같았어. 예전에 마을 외곽의 공장에서 불이 났을때 우리 사무실 건물 사람들 모두가 창문에 붙어 짙은 검은 연기가 지평선 위를 휩쓰는 걸 봤는데, 지금 비행기 창 밖이 그 때 같아.


혹시 무슨 뉴스라도 있나 인터넷에 접속해보려 했지만, 뉴스 사이트들은 모두 엉망이었어. 익숙한 단어들 대신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이런 것들만 볼 수 있었어.

이번엔 페북을 확인하려 했더니 학창시절 파티에서의 우스꽝스러운 사진이랄지 대학 신입생 때라던지, 예전 포스팅들만 떠있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잠들고 있었어. 그리고 달라진 점이 또 보였어. 기내의 사람들 수가 줄어들었어. 아까는 분명 만석이었던 기내 여기저기에 빈 자리가 산재해있었어. 그 많은 수가 화장실을 갔을 리도 없는데!

승무원들도 한명도 안보여. 내 뒤에 앉아있던 남자는 여전히 뒷자석으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조종실 앞에서 문을 두드리고 있지도 않고. 물론 비행기 뒷편 같은 곳으로 호송되어서 진정시키고 있을 수도 있겠지.

뭔가 내 자신에게 합리적으로 설명해보려고 하는데, 나 지금 너무 무서워!


젝키! 기장이 안내방송을 하기 시작했어!

"기내에 계신 승객 여러분, 기장입니다. 예기치 않은 피트스톱(역주-정비를 위한 정차)으로 비행이 지연된 점 양해바랍니다."

비행을 멈춘 적도 없는데? 도데체 무슨 말이지?

나는 다른 사람들도 황당해하는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모두들 잠들어있거나 단지...그저 그 자리에 있었어. 마치 육체는 그 자리에 있지만 초점잃은 눈으로 조용히, 인형처럼.


"우리 비행기는 곧 최종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즐거운 비행 되세요. 행운을 빕니다, 조세핀."


뭐...뭐??!!!!


나는 라르스도 들었나 싶어 쳐다봤어. 미친, 기장이 나한테 말을 했다고!!

하지만 라르스는...달라졌어. 뭔진 모르겠는데, 라르스는 이미 다른 사람들처럼 조용해졌고, 전까지는 알아채지 못한 것들이 보였어.



하느님 맙소사, 이제서야 왜 다른 탑승객들이 달라보이는지 깨달았어. 탑승객들 사이에 뭔가 미묘하게들 변화가 있었지만 내가 다른 탑승객들 얼굴들을 잘 몰라서 라르스한테마저 이 일이 벌어질 때까지도 못알아채고 있었던거야!

라르스 얼굴이...덜 라르스답고, 그리고, 잘 모르겠어. 라르스 얼굴 이목구비가 평범해졌다고 해야하나? 모르겠어, 모든 사람들이 다 비슷해보이고, 라르스만의 이목구비 특징이 없어지고 있어. 럭비 때문에 생긴 라르스의 코의 상처도 흐릿해졌고, 라르스 얼굴에서 주근깨도 사라졌어. 라르스 헤어스타일도 더 깔끔해졌고, 그리고, 라르스 눈에서 생기가...사라졌어. 마네킹같이.

나는 라르스를 흔들었지만 라르스는 낯선사람처럼...독한 진통제를 먹은 낯선 사람처럼 나를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어.



비행기 기내는 고요했어. 라르스 흔들기를 그만뒀어. 내가 라르스를 조용히 타이르고, 나와 대화하게 만드려 하면서 내는 소리들마저 비행기 기내를 더욱 고요하게 만드는 것 같았어. 마치 교회 안에서 난동부리는 사람이 된 것 처럼.

나는 너무 무섭고, 아무 관심도 끌고싶지 않아. 오직 나 한명만 반응하고 움직이고...마치 나 혼자 있는 것 같아.

빈 좌석이 더 늘었어.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걸 본 적도 없는데, 다들 어디로 간거야?!


얘들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어. 여전히 비행 중이고, 하강할 기미도 보이지 않아. 밖의 칠흙같은 어둠도 그대로고. 그저 어두운 하늘을 돌아다니는 고요한 비행기. 얼마나 오래 비행해왔는지도 모르고, 알아낼 길도 없어.

혹시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2012년 3월 16일 마라케시에 도착 예정이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비행기 기사가 있는지 뉴스를 확인해줘. 못해도 이틀 전에는 도착했어야 했을 것 같은데, 모르겠어.

다시 또 잠이오기 시작했어. 일어났을땐 도착해있었으면 좋겠네.


원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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