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검사>
내부 고발자라고 하더군요.
검찰 내부망에 지속적으로 비판글을 쓰고,
무죄구형을 강행하여 중징계를 받았더니…
2012년 4월부터니까 10년입니다.
징계와 검사 적격심사로 잘릴 뻔했고,
노골적인 또는 은근한 괴롭힘이 지독하여
생매장 당하는 듯 숨이 턱턱 막혔지요.
공무원이라 신분 보장이 사기업에 비할 바 아니어서
잘리지 않았고,
고통에 익숙해지면서
용기를 좀더 내어
목소리를 점차 높였습니다.
검찰 내부망에서 칼럼과 sns로,
검찰 내부제보시스템에서 부패신고와 고발로...
내부에서 밟히고 치이며
투쟁(?) 방법과 전략전술을 바꾸어나갔습니다.
2018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낸 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더군요.
조직에서 쫓겨난 이방인이었다가
우리 은하 밖 외계인으로.
신분 변화는 광속보다 빨랐습니다.
부조리한 일을 겪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감찰제보시스템이나 고발 등 여러 방법을 안내하는데,
솔직하게 말해줍니다.상상했던 것보다 고통스럽다고.
거짓말할 수는 없잖아요.
자신의 조직 밖 내부고발에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이들도
정작 자신의 조직 내 내부고발에는
주류에 휩쓸려 같이 손가락질하거나
침묵하기 쉽습니다.
내부고발자 곁에 선다는 건
내부고발 못지 않게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행복한 내부고발자입니다.
잘리지 않았고,
제 소리에 귀기울여주는 분들이 이렇게 많으며,
5년간의 징계취소 소송 끝에
이의제기와 직무이전에 대한 유일무이한 판례를 받아냈는데
그 판례가 2021년 대검에서 벌어진 직무이전 소동에서 상급자에게 족쇄가 되는 등 결실을 거두고 있으니까요.
순간 순간에 매몰되면 더할 나위 없는 고난이지만,
길게 보면 버거운 만큼의, 그 이상의 벅찬 보람에 감사하게 되지요.
역사에 헛됨이란 없습니다.
“한국에서 공익신고 하지 마라”
공익신고자 김광호님의 말씀은
내부 고발자가 겪는 척박한 현실을 지적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던질 각오와 용기가 없더라도
공익신고를 할 수 있고
그 곁에 설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공익신고자를 위해 좀더 치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이 그러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용기 낸 사람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계속 부탁드립니다.
저는 덕분에 견뎠어요.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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