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할머니 집의 이상한 규칙

오랜만에 레딧괴담을 가져왔는데 이 괴담을 선택한 이유는..

아래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가 진짜 개쓰레기이기 때문이죠.

가상의 인물이지만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요 ㅂㄷㅂㄷ

제가 왜이렇게 열받은 이유는 본문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여러분도 저처럼 극대노할 거라고 감히 예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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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우리 할머니는 미신을 정말 잘 믿으셔.


할머니 집에서 지난 여름을 보냈는데, 그제서야 할머니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았어.

할머니는 엄청 큰 종이에 10가지 규칙을 적어서 냉장고에 붙여놨고. 그걸 내가 따르도록 만들었지.


내가 집안에서 우산을 펴려고 하면, 할머니가 어디선가 나타나 내 팔을 잡고 우산을 빼내면서 이렇게 말해.


"집안에서 우산을 펴지 말려무나! 규칙은 확인했니?"


"오 죄송해요. 저는 그 규칙들이 솔직히, 음. 어.. 할머니 한테만 적용되는 줄 알았죠."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거 란다."

할머니가 낮게 속삭였어.



이건 정말 날 슬프게 만들었어.


우리 할머니는 엄청 똑 부러지는 분이셨거든. 가끔씩 미신이나 초자연적 물품들을 사들이곤 하셨지만 정말 평범한 분이셨어. 여기엔 토끼 발* 저기엔 동전 한 닢*하시면서 말이야. 이제 80대 후반에 접어드시는데, 뭔가 심경에 변화가 오신 건가 싶기도 해.


무거운 마음으로 냉장고 앞으로 가서 규칙을 읽었어.



1. 소금을 쏟지 말 것.


2. 집 안에서 우산을 펴지 말 것.


3. 옷을 거꾸로 벗어 놓지 말 것.


4. 어두워진 뒤에 손톱을 자르지 말 것.


5. 어떤 거울이든 깨뜨리지 말 것.



손톱 부분이 묘하긴 한데, 대부분 평범한 미신들이었어.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할머니의 필체는 어지럽고 지저분해져서 읽기 힘들어졌어.



6. 검은 옷을 입고 거울을 보지 말 것.


7. 집 안에서 휘파람 불지 말 것.


8. 만약 자는 도중 방문이 열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닫지 말 것. 비슷하게, 다락방 계단이 내려와 있다면 다시 올리지 말 것.


9. 절대로 냉장고를 비워놓지 말 것. 늘 적당량을 채워 놓을 것.


10. 밤 10시 이후엔 커튼을 닫아 놓을 것. 아침 6시가 되기 전엔 절대로 열지 말 것.




난 할머니께 이건 아무 의미 없는 미신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이 지긋한 할머니를 화나게 하는 건 여러모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러지 않았어.


"걱정 마세요. 할머니. 이 규칙들 꼭 지킬게요."



예압, 지킵죠.


할머니는 날 거실 근처에 있는 여분의 침실로 안내했어. 트윈 배드와 작은 책상만 있는 조그마한 방이었지만, 딱히 불평할 수는 없었어. 할머니 집이니까 공짜지, 아파트였으면 한달에 1000달러 이상은 내야 했을 테니까.


뭐, 물론 그 돈이 내가 할머니 집에서 지내게 된 주된 이유는 아니야. 아마도 할머니는 이곳에 오래 계시기 힘들 거 같거든.


엄마 말에 따르면, 할머니는 지속적으로 멍이 자꾸 생기신대, 의사들이 그러는데 아마 혈액 관련 질병을 의심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표현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할머니와 나누고 싶었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 할머니는 여전히 내 할머니니까.

내가 키우던 첫 번째 고양이가 죽었을 때, 날 위로해주었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니커두들* 굽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니까.


이상한 규칙을 감내해야 하지만, 그래도 할머니를 사랑했어.


"이제 자야겠구나."

할머니가 내 방을 지나가면서 말했어.


"잘 자렴. 크리시. 사랑한다."


"안녕히 주무세요. 할머니. 저도 사랑해요."

난 한 시간 정도 인터넷을 하다가 컴퓨터를 끄고 잠이 들었어.




***


몇 시간이 지났을까. 잠에서 깨어났어.

어둠 속에서 앓는 소리를 냈지. 난 내 방 문이 열려있는 걸 보았어.

난 절대 방문을 열어 놓지 않았어.


잠이 덜 깬 상태라 일어나서 다시 닫고 자기엔 너무 피곤해 그냥 쳐다 보고만 있었어.

아, 뭐.. 규칙에 따르면 어차피 닫을 수 없기도 하고.


난 베개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어.

그때 휘파람 소리가 들렸어.

부드럽지만 우울한 소리. 아래층에서 들려왔어.

내 몸에 모든 근육이 얼어붙었어.


'분명 규칙 중 하나 이지 않았나? 절대 휘파람을 불면 안된다고...? ..근데 할머니는 왜 휘파람을 불고 있는...?'


시계를 흘긋 쳐다보니 새벽 2시 쯤 이었어.

나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복도로 걸어갔어.


다락방 계단이 내려와 있었어.

다락방 쪽에서 희미한 녹 냄새와 썩은 음식 냄새 같은 게 내려오고 있었어. 그 뒤로 할머니의 방문이 열려 있었어.


난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어.



"할머니..?"



휘파람 소리가 멈췄어.

내가 부엌에 도착했을 땐 아무것도 없었어.


"할머니? 어디 계세요?"


"여기 있다."


난 어두운 안방에서 꽃무늬 잠옷을 입은 할머니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고개를 들었어.


"내가 널 깨웠나 보구나.. 아가야. 미안하다. 난 우유를 잠깐 꺼내 먹으려고 그런 것인데.."


"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전 순간 할머니가 휘파람을 부시는 줄 알고.."


내가 안심 해하면서 말했어.


"그 규칙에 적혀있잖아요.."


"휘파람 소리를 들었다고?"

할머니의 눈이 커졌어.


난 끄덕였지.

할머니는 우악스러운 손짓으로 내 팔을 잡아 계단으로 날 올려 보냈어.


"얼른 가서 자렴."

할머니가 말했어.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할머니는 내 방문을 열어둔 채 복도로 사라져버렸어.



"내 생각에 할머니가 점점 미쳐가시는 거 같아."


"오. 그 할머니의 규칙을 말하는 거니?"

엄마가 말했어.


"나도 그 규칙이 이상하다는 건 안단다. 하지만 그걸 지키지 않으면 할머니는 화를 내실 거고. 의사는 별로 그걸 원하지 않는 걸 어쩌겠니."


"할머니 정신 건강은 괜찮으신 거죠?"

내가 한숨 쉬며 말했어.


"우린 늘 이상한 부분이 조금씩 있어 왔잖니. 피넬리 삼촌은 정부가 자기 핸드폰을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증조할머니는 항상 박쥐가 자기 주변을 따라다닌다고 말씀하셨잖아. 그러니까 요점이 뭐냐면."


"하지만 그 규칙 진짜 이상하다니까요. 엄마. 정말 소름이 끼친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저 어제 새벽 2시에 잠깐 깼었거든요? 그래서 잠깐 밑으로 내려갔는데.. 그게 정말 할머니가 그런 게 맞아요?"


"뭘 말하는 거니?"

엄마의 목소리에 약간의 분노가 담기기 시작했어.


"할머니는 일 년 365 일을 혼자 그곳에서 살고 있어. 유일한 사회 활동은 일주일에 한번 식료품 점에 돌아다니는 거랑 한 달에 한번 너희 아빠랑 찾아뵙는 거 뿐이라고. 그런 삶에 놓이게 된다면 조금씩 미칠 수 밖에 없어. 너라도 그럴 거다. 알아 듣겠니?"


"알았어요."




그래서 난 그 규칙들을 따랐어. 난 착한 아이니까.


실내에서 우산을 펴거나 휘파람을 불거나 거울을 깨거나 하지 않았지. 가끔 한밤중에 문이 열려있는 걸 보고 눈이 번쩍 떠지긴 했지만 그냥 무시하고 내버려 두었어.

밤중에 화장실에 갈 때 몇 번 다락방 계단에 머리를 박았어. 또 한 두어 번 정도 휘파람 소리가 들렸을 때도 그냥 무시했어.

엄마가 옳았어. 그냥 할머니는 조금 이상해지신 거 뿐이야. 우리들 모두 조금씩 이상한 부분이 있잖아? 어쩌면 시간이라는 게 우리의 정상적인 부분을 전부 긁어내서, 결국 마지막엔 다들 미쳐버리는 걸수도 있어.


내가 이 현실을 받아들여서 그런지 생활은 나쁘지 않았어.



그러다 일요일에 뭔가 일어났어.


난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는데, 순간 쿵 하는 소리랑 비명 소리가 들려왔어. 난 내 노트북을 침대에 올려놓고 바로 계단으로 내려갔어.


"할머니!" 내가 소리쳤어.


"할머니, 괜찮으세요?"

난 부엌에서 할머니를 발견했어.


할머니는 흐느껴 울고 계셨는데. 식탁 위에 소금통이 엎질러져 있었어.


"나, 나는 그냥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아..아."

할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리며 웅얼 거리셨어.


"괜찮아요. 할머니! 제가 금방 치울게요! 지금요!"


그런 모습의 할머니를 보고 있자니 정말 우울했어. 엎질러진 소금을 보고 곧 돌아가실 것처럼 온몸을 떨면서 계속 울고 계셨어. 난 손바닥으로 식탁을 쓸면서 소금을 털어냈어.

할머니의 상태가 걱정되고 슬펐지만, 나도 왠지 모르게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어. 사랑하는 가족의 아픈 부분을 보면 정말..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거 같아.


"이제 완전히 깨끗해요. 그쵸?"

난 소금을 다 쓸어내고 말했어. 소금을 쓰레기통으로 털어냈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할머니."

할머니가 흐느끼는 걸 멈추고 붉어진 눈으로 날 올려다보았어.


"하지만... 그가 알 거야." 할머니가 말했어.


"네?"


"니가 전부 치웠다고 해도... 그가 알 거야.."


"누구요?"


"집에 깃든 영혼."

할머니가 날 쳐다보며 말했어.


"집에 깃든 영혼이요?"


유령이나 영혼 그리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해서 난 솔직히 회의적인 입장이었어.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소름이 온몸에 돋는 게 느껴졌어.

유령과 영혼 같은 것들이 소금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미신을 들어본 적이 있긴 했는데. 소금을 주위에 뿌려두면 그들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했나? 소금을 엎지르는 게 어떻게 보면 귀신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되는 거 아닐까?

만약 그것들이 존재한다면 말이야.

난 좀 믿을 수 없지만.


그날 밤, 난 조금도 잘 수가 없었어.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천장을 쳐다 보고만 있었지.


새벽 2시


새벽 3시


새벽 4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 건 4시 15분 쯤 이었어.


쿵, 쿵, 쿵.


다락방에서 부드러운 발소리가 났어. 할머니 방 근처에서 계단소리가 났어. 그리곤 차르르르륵 하는 다락방 계단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어.


발소리를 따라서.


난 내 침대 밖에 상황에 집중했어.

엄청 무서웠지만 최대한 용기를 끌어올려서 문을 열어버렸지만, 복도는 텅 비어있었어.


'유령이 여기 서있을지도 몰라.. 날 째려보면서. 그리고 난 그냥 그걸 모르는 거 뿐이지.'


'아냐, 아냐. 닥쳐! 유령은 존재하지 않아. 멍청아!'


뭔가 날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목덜미가 따끔거렸어.

하지만 내 방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할머니가 잘 계신지 확인 하고 싶었어. 할머니의 방문은 열려 있었어.


"할머니, 괜찮으시죠?"

할머니의 침대가 비어 있었어.


"할머니? 어디 계세요?"

그리고 순간 낮은 울음소리가 밑에서 들려오고 있었어.



난 거의 미끄러지다시피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어. 그리고 부엌에 도착했지.


할머니는 부엌에 서 계셨어.

그 "집에 깃든 영혼" 앞에 말이야.


그건 검은 안개가 아니였어.

하얀 반투명한 유령도 아니었고.


그래 그는 신선한 피와 살을 가진 사람었어.


지저분한 갈색 턱수염에 거친 푸른 눈을 가진 남자는 너덜너덜한 옷과 검은 장화를 신고 누런 이를 빛내고 있었어.


"넌 이 집의 규칙을 깼다."

그는 할머니 앞에서 속삭였어. 할머니는 움찔 하시더니 뒷걸음질 치셨어.


"제발 살려주세요.." 할머니가 흐느꼈어.


"난 이 집에 영혼이다. 내가 그 규칙을 만들었지."

입을 점점 크게 벌리더니 그는 할머니에 어깨를 내리 치려는지 손을 번쩍 들었어.


"안돼!"


내가 소리 질렀어. 난 그에게 덤벼들었고, 바닥으로 엎어졌어.

할머니는 순간 안심했다는 표정을 지었어.


"경찰 불러요!" 내가 소리쳤어.


"당장요!"


그는 내 밑에서 빠져나오려고 움직였어.

난 가장 가까이 있는 식탁 쪽에서 의자를 끌고와 그의 머리로 힘껏 내리쳤어.




***



그 남자의 이름은 해롤드 맥켄이었대.

경찰에 따르면, 그 남자는 약 1년 전에 우리 할머니 집에 몰래 들어왔다고 해.


그는 집에 안 쓰는 다락방을 거처로 삼아서 할머니가 남기는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 그릇, 책 같은 걸 훔쳤고 작은 침대까지 구비해 놓았다고 해.


그는 몇 달 동안 할머니를 이용하기 위해 천천히 귀신 행세를 했고, 할머니에게 자신이 이 집에 깃든 영혼이라고 말했어. 정신적으로 예민하고 취약한 상태였던 할머니였기에 그 사람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던 거야.

그리고 그 놈은 할머니에게 자신의 존재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하고, 할머니가 규칙을 어길 때마다 구타를 했다는 거 있지.


그래서 할머니의 몸에 멍자국이 많이 발견된 거야.

우리 가엾고 불쌍한 할머니..


당분간 할머니는 나와 함께 지내기로 했어.

내가 다니던 대학 근처에 작은 아파트에서 말이야.

내가 계속 할머니를 도와줬어. 지금도 잘 지내고 계셔.


요전 날에 내가 화장품 거울을 떨어뜨렸을 때, 할머니는 약간 놀라긴 하셨지만 점점 나아지고 계셔.


심지어 아파트 안에서 휘파람도 불으셨다니까!




그건 내가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달달한 휘파람 소리였어!



출처 : https://m.blog.naver.com/jinu38317/221841549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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