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 탁란(托卵)

탁란(托卵)


엄마 학교에서 배웠는데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대

뻐꾸기 새끼는 제일 먼저 부화해서

둥지의 알과 다른 새끼들을 모두 떨어뜨리고

먹이를 독차지 한대

근데 멍청한 어미새는 뻐꾸기 새끼가

제 새끼인 줄 알고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준대


엄마

수학 선생님이 그러는데 옛날엔 뻐꾸기 시계라는 게

있었대 엄마도 알아?

정각이 되면 뻐꾸기가 튀어나와서 뻐꾹 뻐꾹 하고

시간을 알려준다던데

뻐꾸기는 벌을 받은거야?

그래서 시계에 갇힌거야?


엄마

민수가 그러는데 우리 아빠는 미국이 아니라 감옥에 있대

걔네 엄마가 그래서 민수한테 나랑 놀지 말라 그랬대

엄마 아빠는 무슨 잘못을 했어?

아빠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시계가 아니라 감옥에 들어갔어?

아빠도 그 안에서 시간을 알려주고 있는거야?

뻐꾸기처럼?


엄마 나 방금 궁금한 게 또 생각났는데

뻐꾸기 새끼는 자기 엄마가 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까?

어쨌든 시계에 갇힌걸 보면 알거나 모르거나

용서 받을 수는 없나봐


엄마

용서는 구원 같은거야? 구원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아줌마가 그랬어

예수 믿고 구원 받으라면서

후문 앞에서 애들한테 휴지를 나눠줬어

구원은 휴지랑 상관이 있는거야?

구원은 흰색이야?

뻐꾸기는 흰색이 아니라 그렇게 나쁘고

뻐꾸기는 흰색이 아니라 구원 받을 수 없는건가

아빠도 흰색이 아니라...


엄마 엄마

진짜로 진짜로 궁금한 게 있는데

우리 엄마는 어디 있어?

블로그 : https://blog.naver.com/fox11142 인스타그램 : http://instagram.com/chadol00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