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익숙함에 대해 / 정구화

그 익숙함에 대해 / 정구화



만물은 흐른다

이슬 맞은 풀잎 비 맞은 들국화도

가다 잠시 쉬어 갈지라도

바람 따라 강물 따라 흐른다


하지만 나는

그 흐름에 익숙하지가 않다

망설임도 머뭇거림도

없이 살아야 마땅하거늘

사고방식에 등마저 돌리고 있다


가둘 수도 없다

노년(老年)들이 거닐었을 길

그 길을 따라가고 있음을

흘러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늦춰보려 안간힘을 쓴다


가수는 무대 위에서

연기자는 브라운 관에서

시인은 펜 끝으로 알게 모르게

거대한 세트장 내에 주어진 시간을

누락 시키지 않으려

괜스레 핏대를 세우고 있다


머리 긁적여도 소용없다

바위가 바다로 나가기 위해

자신의 몸을 거칠게 부수고 다듬어

모래 알갱이가 됐음을 몰랐다


익숙함은 체험이 아니다

소화 시킬 공간도 효소 또한 없다

내 몸에 걸맞게 붙이고 사는 것

익숙에 대해 염치없이 뻔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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