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그해 여름에 나는 참으로 지독한 상황들을 근근히 버티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로 참 힘들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전적으로 의지하던 그 사람과의 짧은 만남도 끝이났다.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 후텁지근하고 지루한 장마가 내 인생같아서 참으로 아팠다. 이별은 언제 겪어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별을 예감한 순간부터, 이별 후 마음이 무뎌지기까지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다. 이별 앞에 쿨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