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원장 인터뷰 - 아이 책, 독서습관을 생각하게 만드는 인터뷰

“아빠가 아이를 무릎 위에 앉혀 놓고 책을 읽어주는 모습, 생각만 해도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박물관은 과거를 위해 있고, 도서관은 미래를 위해 있다’는 말이 있죠.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가 바로 독서 교육입니다.” 여위숙(54)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은 공무원 이전에 천상 엄마이고 사서였다. 1982년 총무처 정부기록보존소(현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에 7급 사서직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행정관료 특유의 딱딱한 모습은 전혀 찾을 길이 없다. “애가 책을 안 읽어 고민하는 젊은 부부들한테 충고 좀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여 관장이 내놓은 답은 너무나 단순하고 실로 명쾌했다. “저는 공무원인 남편과 사이에 1남1녀를 뒀는데 얼마 전 아들이 결혼했습니다. 솔직히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으로 바쁘게 살면서 아이들 독서 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앞으로 손주가 생기면 꼭 제 목소리로 책을 읽어줄 거예요. 우리 도서관이 운영하는 ‘부모를 위한 독서문화’ 강좌에선 부모들한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세요’라고 신신당부해요. 어떤 엄마들은 ‘목소리가 나빠서’, ‘읽는 게 서툴러서’ 등 이유를 대며 싫어하죠. 하지만 좀 투박하고 더듬으면 어때요. 아이들에겐 엄마·아빠의 목소리가 가장 사랑스럽답니다.” 자기는 책을 안 읽으면서 자녀한테만 독서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여 관장은 지적한다. 부모의 솔선수범이야말로 최고의 독서 교육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애가 책을 멀리해서 고민이라고요.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내가 책 읽는 것을 아들이 본 적이 있나’, ‘도서관이나 서점에 딸을 데려간 적이 있나’ 하고 말이에요. 우리가 2012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결국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더군요. 자녀한테 늘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이라도 자녀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으세요. 혼자 풀어놓고 ‘네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골라오면 사줄게’라고 해보세요. 애들이 책 갖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여위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이 7일 도서관 3층 열람실 서가에서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여 관장은 “부모의 솔선수범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개관해 벌써 7년이 지났지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아직 낯선 이름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 옆이라는 위치를 모르는 이가 허다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나란히 ‘고객’으로 묶은 데 따른 부담도 있다. 부모가 독서 습관을 좌우할 수 있는 어린이와 달리 중·고교생은 책을 고를 때 나름의 기준을 고집하기 일쑤다. 어린이와 구별되는 청소년만을 위한 독서 지도 방법을 물었다. “중학교 1학년인 13세부터 고등학교 3학년인 18세까지 청소년들의 독서 교육을 위해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 지도’라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매년 전국 40개 중·고교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독서 체험을 시키죠. 교사가 개입하지 않고 청소년들끼리 서로에게 추천할 만한 좋은 도서 목록을 자율적으로 만들게 합니다. 우리는 학생들을 ‘리더’라고 불러요. 책을 읽는 리더(reader)가 나중에 국가와 사회를 이끄는 리더(leader)가 됨을 일깨우기 위해서입니다.” 총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여 관장은 1992년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 옮겼다. 당시 국립중앙도서관 기구가 확대되면서 사서직 공무원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후 문체부와 국립중앙도서관을 오가며 사무관으로, 다시 서기관으로 승진을 거듭했다. 2011년에는 모든 공무원의 꿈인 고위공무원단에 합류했다. 문체부의 사서직 공무원 중 고위공무원단 보직은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관리부장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두 자리뿐이다. 그래선지 관가에서 여 관장은 ‘입지전적인 여성 공무원’으로 불린다. “제가 입지전적이라고요. 전혀 아닙니다. 그냥 선배들 뒤를 착실히 따라왔을 뿐이에요. 도서관에 오래 근무했으니 다들 제가 책을 엄청 많이 읽은 줄 아는데, 대한민국에서 여자 직장인으로 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주변에 늘 책이 넘쳐났지만 정작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는 못했죠.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할까요.(웃음) 지금은 좀 여유가 생겼습니다. 육아와 살림에선 진작 손을 뗐고 직장에서도 관리자급에 올랐으니까요. ‘이제는 할 수 있다’라는 다짐 아래 앞으로 제대로 독서를 할 작정입니다.” 글=김태훈, 사진=김범준 기자 af103@segye.com

민트와 재미난 육아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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