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로 그려낸 스필버그의 '백 투더 시네마 클래식'

[영화리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현대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성찰한 느와르 멜로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어떤 영화일까?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시기,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에 만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진 후 1961년에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특히, 제3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등 총 10개 부문을 석권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역대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 가운데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어서 과연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원작이 '스포일러'이기도 한 이 작품을 어떤 방식으로 리메이크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내달 2월 8일,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발표를 앞두고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오스카의 전초전 격인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코미디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을 차지해 '거장의 품격'을 재확인시켰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노미네이트 된 작품을 관람해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3월 27일로 예정돼 늦춰지면서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 첫 작품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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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에 천착한 영화적 문법, 스크린에 재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빅리그 클럽 축구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양 팀 선수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의식을 한다.  인종차별은 시대를 초월해 가장 예민하게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행되어 온 주제인 동시에  역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주 다뤄왔던 담론이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내려온 인종차별을 시대를 초월해 현대 사회의 혐오로 변주한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 꾸는 이주민은 백인에게 혐오당하고, 또한 여성과 성 소수자는 차별받는다. 이 영화는 뉴욕 할렘 지역에서 피어난 청춘 남녀의 사랑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에 빗대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서사의 참신함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클리셰도 이야기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감독은 뮤지컬이란 장르에 함몰되지 않고 '시네마'라는 가장 고전적인 문법을 재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쉴 새 없이 댄스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기존 뮤지컬 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기대에 못 미칠지도 모르지만 비대면 시대에 OTT가 일상을 사로잡은 '시네마'의 위기를 노장 감독은 스크린에 아로새겨놓은 듯하다.





동감 넘치는 군무 사이로 사회적 혐오 담아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뮤지컬'이란 새로운 장르 도전으로 화제가 된 이번 작품은 <라라랜드>에서 인상적이었던 시퀀스를 떠올리는 극 초반 부 아니타(아리아나 드보스 분)등 여성 캐릭터들의 군무와 함께 생동감이 넘치게 시작한다. 


아니타와 여성들이 부르는 'America'는 고향 푸에르토리코의 가난하고 불안하면서 비루한 삶과 대조해 풍족하고 자유로운 아메리칸드림을 찬미하면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하지만 베르나르도(데이비드 알바레즈)와 남성들이 전하는 댓구에서는 겉 보기와 달리 미국에서 피부 색깔에 의해 차별과 혐오를 견뎌야 하는 자신들은 한 방에 12명이 자야 하는 곳이라고 현실을 꼬집는다. 


1950년대 미국 뉴욕 맨해튼 서부 외곽 지역 '링컨 스퀘어'를 배경으로 폴란드계 백인 갱단 제트파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푸에르토리코계 갱단 샤크파가 철거 지역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인다.


1961년 개봉된 원작에서 이들이 주도권을 다투는 곳이 단순히 놀이터에 국한되었다면, 스필버그 감독은 청년 갱단의 대립 무대를 터전을 잃게 생긴 철거 지역으로 연출해 참혹한 현실을 투영한다.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내러티브로 전개되는 느와르 멜로



특히, 전반부의 흥이 넘치는 뮤지컬 시퀀스가 지나면 후반부에는 두 주인공의 심리와 갈등을 섬세하게 연출하면서 몰입도를 높이고 156분 간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감독의 롤러코스터는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전개되는 느와르 멜로처럼 다가왔다


청년 갱단의 대립은 지역 경찰도 혀를 내두르는 데, 이주 미국인 출신으로 잡화점을 운영하는 발렌티나(리타 모레노 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 부모의 사랑도 제대로 받고 크지 못한 갱단 청년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고 화합과 공존의 여지를 두게 한다.


주인공 토니(안셀 엘고트 분) 역시 역시 우발적 살인 미수 혐의로 감옥에 갔다가 최근 가석방으로 풀려나 잡화점에서 일을 돕고 있다. 문제는 무도회장에서 토니가 샤크파 보스의 여동생 마리아(레이첼 지글러 분)를 만나며 할렘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플롯이 본격 시작된다.


영화의 백미는 'Tonight' 등 레전드 뮤지컬 특유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앞서 아니타와 40~50명의 청춘 남녀가 웨스트사이드 거리에서 군무를 추며 부르는 'America'가 흐르는 장면이다. 두 주인공 역의 안셀 엘고트와 레이첼 지글러의 노래도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룬다.



종 갈등과 계층별 혐오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



스필버그 감독은 관객들에게 실제 무대에 있는 듯한 체험을 전하는 '시네마'의 고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헌사를 하면서도 한 편의 잔혹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스필버그 웨스턴'이란 장르를 개척한 듯 보였다.


청년들의 대립 기저에는 혐오와 불안이라는 정서가 자리 잡고 있는 듯 보였다. 스필버그 감독의 전작 <더 포스트>의 사회 고발성 짙은 작품과 1970년대 홍콩의 중국 반환을 두고 청년들의 불안을 조명해내며 쏟아져 나와 그 시절 우리가 열광했던 홍콩 느와르 액션의 서사도 떠올린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세트 촬영을 하지 않고 거장 감독답게 뉴욕의 실제 거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7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형되지 않은 채 자리하고 있는 건물들에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인종 간의 갈등과 계층간 혐오가 시대를 초월해 스크린에 재현된다.


특히, 감독은 인종 차별에 더해 현대 사회의 여성 차별, 성 소수자 차별 등 혐오라는 담론을 극 중 제트파의 일원이 되려는 캐릭터 애니바디스 역에 실제 트랜스젠더 배우 아이리스 매나스를 캐스팅하고, 잡화점 주인 발렌티나가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이라는 캐릭터의 조율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원작을 관람하지 못했던 관계로, 말랑말랑한 뮤지컬 영화라는 생각 속에 영화관에 들어섰던 필자에게 마치 느와르를 보고 나온 듯한 깊은 충격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스필버그 감독 만의 '시네마'를 향한 집념 때문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잔혹동화로 그려낸 스필버그의 '백 투 더 시네마 클래식', 영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였다.


별점 ★★★★☆

/소셜큐레이터 시크푸치

다음영화 뉴스 메인 장식했네요, 감사합니다

Social Film/Healing Qurator,Reporter,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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