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 같은 ‘포트폴리오’ 눈길 못 끈다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포트폴리오는 원래 예술가들의 작품 모음집으로 활용 아이의 진로·학업목표 설정 및 성과 내는 과정 담아야 입학사정관제의 내실화 방안 추진이나 자기주도학습을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우리 아이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아이들을 둔 엄마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칼럼에서는 포트폴리오 원래의 기능과 의미, 즉 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을 먼저 알아보고, 다음호의 칼럼에서는 구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한다. 포트폴리오는 원래 폴더나 보관함에 들어 있는 서류 또는 수집한 작품을 의미하거나 타인의 눈에 비친 특정인의 모습이란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 포트폴리오가 가장 흔히 사용되었던 분야는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모음집으로써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작품을 모아놓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예술성과 디자인 능력을 표현함으로써 취업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포트폴리오가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장시간에 걸쳐 학생들의 발달과정을 지속적이면서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모아놓은 모음집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업성취의 측면에서 학생들의 성취도나 진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되며, 이 결과물들을 가지고 입학전형에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진로 포트폴리오는 아이들의 진로나 학업목표를 설정하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좋은 결과를 보였던 성과물이나, 그 과정을 담은 다양한 자료들을 문서로 만든다. 최근에는 이미지나 사진, 동영상 등 웹을 이용하여 차별화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갈 수도 있다. 별도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않더라도 에듀팟 시스템을 통해 자기소개서, 자율 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방과후 학교활동, 독서활동, 진로심리검사에 대한 자신의 모든 활동을 일관성과 방향성을 가지고 정리를 해나갈 수 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작성되는 아이들의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학교생활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음과 같은 기능들을 가진다. 첫째, 진로 포트폴리오는 아이들의 자기효능감이나 자존감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해온 여러 가지 활동을 한 권의 노트 또는 모음집으로 완결된 성과물을 문자 그대로 자기 손에 쥐고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 안의 내용이 어떤 것이든 하나의 완결된 성과물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경험은 큰 만족감과, 자신감 또한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러한 성공 경험은 또다른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 효능감을 갖는 데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둘째, 포트폴리오의 제작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이들은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다른 친구들의 포트폴리오와 비교를 하기도 하고 서로 의견과 도움을 주고받는 피드백 과정을 거친다. 다른 친구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기도 하고, 더 발전되거나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 정보교환이나 깨달음 자체가 스스로 좀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를 제공하여, 더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동아리 활동이나 독서활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 동기유발을 하는 긍정적인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포트폴리오를 통해 태도와 인성을 점검할 수 있다. 최근 취업과 관련한 뉴스들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스펙’이라는 단어이다. 스펙은 원래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서를 나타내는 ‘specification’이라는 영어 단어에서 나온 것인데, 최근에는 학력, 학점, 자격증, 어학인증점수, 인턴십, 봉사활동 등 취업을 위해 갖추어야 할 외적인 조건을 주로 의미한다. 취업의 관문이 좁아지면서 대학생들의 스펙의 높이는 점점 높아져가고 있는 반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개성 없는 스펙보다는 자신만의 잠재력, 그리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는 지원자들을 원한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진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스펙만이 아닌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태도와 인성적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진 활동들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실천했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등의 풍부한 경험과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가감 없이 담아본다면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태도, 인성 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넷째, 진로에 관한 다양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 가정에서는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과 포트폴리오를 매개로 다양한 의견교환을 한다면, 자신의 진로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여러 경로를 통해 해결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반대에 부딪힐 것이 두려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은데,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른 친구들의 진로설정 방법에서 해결방법을 배워올 수도 있고, 부모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고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아이들의 진로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입학전형 중 하나의 방법으로서가 아니라 적절히 활용될 경우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목표, 더 크게는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진정한 ‘자기주도성’을 획득할 수 있는 교육매체로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정민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출처 ㅣ 한겨례

자연을 사랑하는 초등 딸아이 엄마입니다. 책 읽기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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