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현금

우크라이나에 난민들이 본국을 탈출할 때 갖고 나온 우크라이나 현금, 그러니까 흐리우냐/гривня는 도대체 어떻게 유로나 달러로 바꿀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 다룬 기사가 나왔다(참조 1). 물론 독일만 다루고 있기는 한데,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아닐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흐리우냐는 현재 쓸모가 없다. 애초에 우크라이나 은행에서 흐리우냐를 달러나 유로로 거의 안 바꿔줬었는데, 전쟁 이후 도망쳐 나온 유럽이라고 딱히 쉽게 바꿔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서방 은행 입장에서 2014년 크림 반도의 러시아 병합 이후 흐리우냐는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하여 거의 태환이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난민을 받았으면 어떻게든 이들을 돕기는 도와야 한다. 그래서 독일중앙은행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 하는데, 우크라이나 난민이 만약 미국 달러 혹은 폴란드 즐로티를 갖고 있는 경우 은행들이 좀 쉽게 쉽게(참조 2) 해당 난민의 계좌를 열어주도록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 저축은행(Frankfurter Sparkasse)은 이미 그런 계좌를 250개 개설했다.


물론 이 문제는 EU 수준에서 다뤄야 할 테고, ECB도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딱히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일종의 구호기금을 창설해서 난민을 돕는다? 국가의 직접 지원/보조를 금지하고 있는 현재의 EU 조약체계 위반이다. 그래서 각 회원국 정부 보장체계 정도를 구상하고 있는 듯 하다(참조 3). 그러니까 현재 단계에서는 난민을 받고 있는 나라들이 알아서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참조 4).


독일의 경우 개별 은행들이 위와 같이 하고 있다고 치면 폴란드는 어떨까? 폴란드 중앙은행(NBP)은 1명당 1만 흐리우냐를 폴란드 즐로티(대략 300유로)로 바꿔주기로 했다. 문제는 폴란드로 들어온 난민 규모가 대략 200만 명이라는 점인데, 아주 당연하게 환전 암시장이 성황중이라고 한다. 폴란드가 어느 정도나 버틸 수 있을까?


오스트리아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1년 한정으로 자유저축 계좌를 열어주고,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인당 300유로 정도까지만 환전해주고 있다. 루마니아의 경우(참조 5)는 좀 더 세다. 인당 400 유로 수준까지 바꿔주니 말이다. 게다가 ATM 수수료도 안 받기로 했다. 당연히 이 정도 지원은 EU 조약체계가 금지하는 국가보조의 범주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봐야 할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EU 내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계좌도 변화가 생겼다. 러시아로부터 10만 유로 이상의 이체가 금지되고, 10만 유로 이상을 계좌에 유지할 수 없게 됐는데 자세히 보면 EU 거주증이 있거나 이중국적자인 경우는 예외다. 올리가르히들은 빠져나갈 수 있다고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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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짤방도 여기서 가져왔다. „Ukrainische Währung ist faktisch wertlos“(2022년 3월 22일): https://www.faz.net/aktuell/ukraine-konflikt/fluechtlinge-aus-der-ukraine-koennen-ihr-geld-nicht-umtauschen-17895618.html?premium


2. 보통의 경우 EU 거주허가 관련 서류 및 실제 거주 주소를 갖춰야 계좌를 열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은 우크라이나 여권 혹은 우크라이나 주민증(여권을 갖고 도망친 사례가 매우 적어서 그렇다)만 제시해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주소의 경우, 난민 대피소나 호텔 주소를 적어도 된다.


그 외 도이체방크과 코메르츠방크는 우크라이나 난민 계좌에 한하여, 12개월간 사용수수료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3. EU and ECB struggle to find way to ease Ukraine refugees’ cash crunch(2022년 3월 22일): https://www.ft.com/content/00846794-c1d6-418f-84f6-136d3cd2f061


4. Der Ärger mit dem ukrainischen Bargeld(2022년 3월 22일): https://www.faz.net/aktuell/finanzen/kriegsfluechtlinge-in-deutschland-aerger-mit-ukrainischem-bargeld-17895258.html?fbclid=IwAR3yF7PDGfD9LHJApa139Zue5qukv9Q5NUwUzynjetOzEdcQTpm3Pb8faao&premium


5. Romanian lender BCR exchanges Ukrainian hryvnia to RON(2022년 3월 3일): https://www.romania-insider.com/bcr-exchanges-hryvnia-ron-mar-2022


여담이지만 유로 체계가 아닌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경우 민간은행들에게 흐리우냐 환전에 대해 어느 정도 정부 보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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