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시들어가는 것 집에서 키우던 화분 하나가 말라 시들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말라버린 상태로 방치됐다. 바쁜게 산 탓이었다.. 아니, 그냥 내가 모든 것에 소홀했던 탓이었다. 나의 갈증을 채울때 너의 갈증을 채워줬더라면 넌 색이 바랜 흑백사진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시들어버린 화분을 보며, 나를 생각했다. 내 깊숙이 단단한 사슬로 묶어놨던 나를. 바쁘게 움직일수록 주머니는 두둑해졌지만 갈증은 가시질 않았다. 주머니에 든 것으로는 갈증을 채울수 없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안정적이기 때문이었고 안정을 추구하는 타인들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는 탓이기도 했다. 나의 만족을 버리면서 많은 타인들의 만족을 충족시키며 살았다.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산다며 자위하면서. 시들어버린 너는 이파리 하나 떨구지 않고 도도하고 영롱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언젠가 나도 지금 모습 이대로 말라버릴까 두려웠다. 시들어버린 눈물샘을 꾹 눌러도 눈물은 나질 않았다.

서정문학 수필작가 독립출판물 1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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