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여.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라는 걸 자꾸 잊어버리는 당신에게, 나는 그 무엇이 될 수 있었을까. 계속 퍼다주면 언젠간 그것이 넘처 나에게로 오지 않을까란 생각은, 그저 나만의 착각이었는지 어느새 내가 줄 것은 점점 사라져간다. 그래도 그 퍼나르는 것이 물결 쳐 나를 조금씩 적신다. 발 끝을 간질이는 그것에 겨우 기분이 들떠 그것이 늪처럼 나를 삼키는 줄도 모르고 안심하다가, 어느새 내 배꼽까지 먹어버린 늪을 발견하고는…. 구름이 불어온다.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불어온다. 내 온 몸을 적셔줄 비가 온다. 목까지 먹힌 지금에야 비가 온다. 겨우 입술 조금 적시고 나는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이내 숨을 멈춘다. 당신이여. 늪을 흘리는 줄 모르는 당신이여. 당신을 원망하나 원망하지 않겠노라. 그저 나의 잘못이었다, 얘기하겠노라. 내, 당신이 떠날까, 상처 입을까, 두려워 말하지 않았던, 그런 내 잘못이라 말하겠노라. 말하지 않겠노라. 그저 내 입 막음으로 나 하나만 거리에 나뒹구는 쓰래기가 될 수 있다면, 말하지 않겠노라. 먹다남은 음식물 찌꺼기처럼, 아무도 보지 않고, 만지기도 싫어하는 어떠한 것처럼, 그런 것처럼 되어버릴 지라도…. 당신이여. 내 마지막 바람이 있다라면. 나, 당신이 나중에. 사랑을 줄 수 있는, 다만 한 사람을 원망하면서도, 그 사람을 생각해 줄 수 있는, 다만 그 사람을 위해 입을 열 수 있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그저 거리네 나뒹구는 쓰래기가 될 지라도.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