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 세이두] "가장 따뜻한 색, 블루" - 숨을 쉬고 있는가, 숨을 쉬고 싶은가.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중. 삶은 사랑을 연민한다. 어느 순간에,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그 연민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안도현 시인이 연탄재를 칭송했던 것처럼 사람도 누군가에게 뜨거움을 선사했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다는 것을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몸소’ 보여준다. 공허함은 포만감을 향해가는 준비 과정으로, 포만감은 공허함으로 내려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상황에 맞게 주인공들은 변이하고, 인간이기에 연탄재와는 다르게 다 타고 재가 된 상황에서도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재생된다. 영화는 그 사랑의 연민 속에서 벌어지는 살아감의 아름다움도 동시에 칭송한다. ‘생’의 아름다움은 그 연민 사이에서도 꿋꿋히 진행되는 삶의 단계(life 가 아닌 living)인 것이고, 마치 볼트 & 너트와 같이 그 둘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연결되고 그 연결되어야만 함이 결국 사랑의 단계와 관계도 조정할 수 밖에 없는 광경을 담담하면서도 치열하게 그려낸다. 그 마라톤과 같은 인생사를 179분이라는 제법 긴 호흡의 러닝타임에 담아내면서, 감독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선택적인 욕구인 식욕과 성욕의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볼트 & 너트 사이를 기름칠해준다.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피터 그리너웨이 식의 예의 그 구토유발스러움이 아닌 OliveTV 와 같은 매혹스러움으로 보여주기에 관객은 그 긴 호흡동안 숨 죽인 상태에서 삶, 사랑, 살아감, 등에 대해 만끽할 수 있다. 욕구가 적나라하게 되면 대개 추해지게 마련이지만, 이 영화는 그게 오해임을 깨닫게 해준다. 인간의 욕구는 원래 본질적인 것이라고. 그렇기에 그 욕구는 아름다울 수 밖에 없음을. 그렇게 179분이 흐르고, ‘제3의 사나이’를 능가하는 엔딩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Life is blue, 하지만, 그러고보니, blue is the warmest color,라고. 살면서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임을 깨닫게 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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