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임의 연속, 4위 수성 위태로운 롯데

안전하게 4위를 지킬 것만 같았던 롯데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출장 문제는 시작에 불과했다. 문규현이 5월에 뇌진탕을 당하면서 이후 좀처럼 1군에 올라지 못하고 있고 신본기와 손아섭 등 잔부상을 가진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시간도 적지 않았다. ​ 또 5월 말에는 권두조 수석코치가 사의를 표하면서 시즌이 절반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칭스태프 내에서의 분열 조짐이 우려된 바가 있었다. 권 전 수석코치가 선수들에게 주문한 훈련량이 많아 선수들이 볼멘소리를 자주 냈고 결국 최악의 사태까지 이어졌다. 다행히 그 이후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현시점에서 공석 상태로 유지된 수석 코치 자리가 아쉽다는 평도 있다. ​ 서스펜디드 경기라는 특이한 경험까지 한 롯데는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팀의 위치는 4위이지만 5위 LG와 한 경기 차, 투-타 밸런스 문제를 지적받은 두산과도 이젠 2.5G 차로 줄어들었는데 한 두 경기로 4강 대열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 곳곳에 숨겨진 문제들, 반드시 풀어야 한다. ▶지친 마운드, 과부하 걸린 계투진 어찌하리오 ​ 최근 롯데 선발진은 옥스프링과 유먼을 필두로 송승준, 장원준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가운데 시즌 중반 5선발 역할을 했던 홍성민이 후반기에 두 번의 선발등판에서 패배를 기록하며 계투로 보직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지난 9일 광주 KIA전에 구원 등판하여 8회말 안치홍에게 만루포를 헌납하면서 패전투수로 기록이 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경기를 내주는 원인을 제공했다. ​ 4명의 선발투수들도 나름대로 잘 버텼지만 시즌 초반과 같은 위력은 아니다. 외국인 원투펀치였던 옥스프링과 유먼은 근래 선발승 기록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들쑥날쑥한 제구에 울었다. 원래 기복이 큰 투수들로 알려지진 않았음에도 여름에 접어들면서 체력에 부담을 느꼈는지 썩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지 못한다. ​ 그나마 토종 선발투수 송승준과 장원준의 컨디션이 양호하다. 송승준의 경우 최근 5경기에서 7이닝 이상 소화 경기가 단 한 차례에 불과하지만 2승 1패를 기록한 바가 있다. 특히 지난 달 26일 LG전 7이닝 무실점 2피안타 6탈삼진 역투는 올시즌 베스트 피칭. 물론 호투에도 불구하고 계투진의 부진으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 장원준은 10일 KIA전에도 4.2이닝 5실점 기록으로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후반기에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지난 달 30일 두산전 7이닝 무실점 3피안타를 기록해 승리투수가 되었고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되었던 지난 5일 NC전에선 4.2이닝 1실점, 패전투수가 되었으나 선수보호차원으로 이튿날 등판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날도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 육안으로 볼 때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문제는 결국 계투진이다.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고 김시진 감독의 무리한 운영이 화를 불러왔다. 지난 달 25일 LG와의 원정 경기가 노게임 선언이 된 이후 월요일 경기를 한 차례 치뤘는데 곧바로 부산으로 돌아가서 경기를 준비해야 함에도 무리하게 계투진을 소모해 1패 이상의 데미지를 입었다. 사직으로 돌아와 두산과의 3연전에서 우세 3연전을 챙기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또 4일간의 휴식기도 찾아오면서 재정비의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휴식기를 가진 이후에도 과부하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안 보였다. NC와의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어쩔 수 없이 장원준을 내리고 강영식을 투입했는데 곧바로 권희동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리드를 내줬고 결국 두 점 차로 패배했다. ​ 바로 이어진 제 2경기를 6점 차 대승으로 가져갔지만 상대팀 NC의 불펜 과부하가 당시 너무나 컸다. 나올 투수가 거의 없었고 1승을 한 NC가 크게 무리한 경기운영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지 승리로만 지금 롯데의 문제를 해결할 순 없었다. 8일 대구 삼성전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 수 없다. ​ 전준우가 그라운드홈런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유먼이 부진했고 타선이 쫓아가도 계투진이 경기를 흐려놓았다. 이명우는 53경기 등판으로 별 일이 없는 한 잦은 등판을 마다하지 않았고 강영식도 45경기 등판으로 만만치 않다. 적은 투구수이지만 연투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이정민과 구승민, 김사율 등 퓨처스리그에서 긴급 호출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김성배는 현재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라서 정대현에게 가중되는 부담감은 더욱 크다. 지난 달 28일 LG와의 월요일 경기에서 정의윤에게 3점포로 쓰라린 맛을 봤던 김성배이지만 팀이 순위싸움을 하는 와중에 계투진의 중심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1승 정도는 하겠다고 예상했던 KIA와의 경기마저 2패로 오히려 궁지에 몰린 쥐가 되었다. 2패를 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마운드에서 아쉬움은 존재했다. 지난 달 말 노게임 선언으로 치뤄진 월요일 경기가 가져온 파장, 그리고 너무 과감했던 김시진 감독의 투수운영에 롯데는 바람 잘 날이 없다. ​ ▶​부정하기 힘든 히메네스의 부재, 아쉬운 하위타순의 무게감 ​ ​히메네스가 있을 당시에는 포지션 중복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빠지고 나니 그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김시진 감독은 "최준석이 있으니 별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약이 없기에 히메네스없이 남은 시즌을 소화할 것"이라며 애써 분위기를 추스렸지만 이미 팬들의 우려는 커진 지 오래이다. ​ 손아섭이 7월 말에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지난 5일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복귀하기 전까지는 '뉴페이스' 하준호가 리드오프를 맡고 정훈이 2번에서 받쳐줬다. 많은 경험은 없지만 발도 빠르고 작전수행능력도 좋은 하준호에게 기대를 걸어봤는데 현재까지 9경기에 출장해 1할9푼2리의 타율, 간간히 안타 하나 치는 정도에 만족해야만 했다. ​ 종종 2번 타순에 배치되었던 박준서도 최근 5경기에서 5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시즌 내내 안정감있게 리드오프를 맡은 정훈에 비해선 아무래도 좀 부족했다. 정훈은 지난해 113경기 출장했던 경험을 살려 올해 91경기 2할9푼9리의 타율로 본인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수준급의 내야수로 자리잡았다. ​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 승선에는 실패했지만 정훈과 함께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2번 타자 전준우도 자기 할 몫은 했다. 2할7푼7리의 타율, 홈런은 11개로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8월 들어 그라운드홈런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는 게 아쉬운 부분. 역시나 손아섭이 있는 클린업트리오와 없는 클린업트리오의 차이점, 그리고 히메네스의 라인업 포함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손아섭 합류로 다행히 한숨을 내쉬는 듯 했으나 단지 한 명의 합류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9일과 10일 광주 KIA전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클린업트리오 이후, 다시 말해 하위 타선은 다른 팀들과 비교해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 6번 타순에 배치된 황재균, AG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더욱 물이 올랐다 타율은 3할2푼7리로 최근 5경기에서도 10일 KIA전을 제외한 네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홈런 개수도 9개, 볼넷도 13개로 보이지 않는 호타준족으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두드러진다. 지난해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 ​ 그러나 여기까지이다. 김시진 감독이 구상한 시나리오라면 강민호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데 부진도 모자라서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휴식 시간을 주겠다는 생각이지만 언급했던대로 롯데가 팀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75억을 받고 프렌차이즈 스타다운 대우를 받았지만 제대로된 보답은 아직까지도 없었다. 두 자릿수 홈런이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을까. ​ 어느 팀에게나, 야구계 속설에서나 하위 타선은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보다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러더라도 삼성이나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었던 2013시즌 두산의 위력적인 하위 타선은 어마어마했다. 진정한 강팀이 되기 위한 길을 걸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롯데는 아직 그런 면에서 2% 부족하다. ​ 문규현이라는 걸출한 유격수가 탄생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6월 24일을 끝으로 1군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신본기마저 이탈하면서 설상가상, 롯데 하위 타선은 순식간에 무게감이 떨어지고 말았다. 지금으로서는 타순 변경이나 다른 방법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LG와 두산의 추격을 이겨내기 위한 하위 타선의 분발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 롯데의 4위 수성에 진한 적신호가 켜졌다. 넥센과 한화, 두산을 차례로 만나야 하는 롯데에게는 이번주가 굉장히 중요하다. ​ [글 = 뚝심의 The Time(blog.naver,com/dbwnstk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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