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던 날 / 김설하

헤어지던 날 / 김설하



바람도 없는 들창 수없이 여닫다가

기어이 손가락 찧고 마음 두들겨 맞던

나란했던 날의 일기만 덩그러니

가슴에 남겨둔 채


우리에게 지난날은

한 순배 다녀간 바람의 흔적 같은 거였듯

오래 힘들어하지 않을 거야

많은 날 걸리지 않을 거야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말이 필요 없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손가락 걸일 없어진

우리였던 어설픈 날의 회상

안녕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마지막이라는 말도 하지 않을게


필연이라 이름 지을 운명이 아니었기에

빗물처럼 내리던 눈물이 마르고

마른기침 쿨렁이던 솔숲

한 줌 햇살 같던 그리움

왜 아팠는지 모르게

왜 슬펐는지 모르게

지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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