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맹활약 최주환, 어렵게 승리한 두산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산이 정말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과정 자체가 매끄럽진 못했지만 좋은 결과를 낳으면서 5위 LG와의 승차를 0으로 줄였다. 4위 롯데와는 이제 1.5G 차로 사정권에 들어온 상황. 만일 승리하지 못했을 경우 NC에게 승리한 KIA에게 6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기 때문에 1승이 절실한 경기였다. ​ 1회초 김현수의 홈플레이트 접전 과정에서의 챌린지 요청이 원했던 바와는 달리 아웃 판정, 수포로 돌아가면서 선취점 득점에 실패한 두산은 곧바로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며 한화에게 선취점을 내줬다. 자칫 대량실점으로 무너질 수 있는 1회였지만 선발투수 유희관은 더 이상의 실점없이 1회를 마무리지으며 이후 피칭에선 안정감있게 가져갔다. ​ 한화 선발 앨버스는 변화구를 주로 사용해 두산 타자들을 유인해냈다. 변화구에 약한 칸투나 허경민 등은 배트가 여지없이 돌아갔고 투구수는 한 이닝에 약 16~18개를 기록. 출루도 쉽게 할 수 없었다. 투구 스타일로 보았을 때 빠른 주자가 출루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그 점을 노린 시점, 정확히 5회초였다. ​ 선두타자는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에게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깥쪽 꽉찬 변화구를 구사했는데 구심이 스트라이크 선언을 하지 않으면서 불리하게 볼카운트가 몰렸고 결국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발이 빠르기로 소문난 만큼 앨버스도 출루 뒤 절대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견제도 취해보고 타자와의 승부보다도 집중을 더 기울였다. ​ 다음 타자였던 김재호가 번트 시도, 그리고 정수빈이 우측에 안타를 뽑아내며 1사 2, 3루 역전 주자까지 출루가 되었다. 리드오프로 출장한 민병헌이 2구째를 정확히 밀어쳐 안타를 만들었고 루 상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경기 개시 이후 첫 리드를 잡았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나온 2득점보다 컸던 것은 한화 유격수 강경학의 실책. 2사 1, 2루에서 칸투가 평범한 땅볼 타구를 보냈으나 2루에서 주자를 포스 아웃시키려는 욕심에 급하게 던지려다 그만 악송구가 나와 주자를 다 홈으로 보냈다. 두 점이 더 나온 셈이다. ​ 6회초에도 두산은 멈추지 않았다. 1사에서 오재원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바뀐 투수 정대훈의 빈틈을 노려 연속해서 두 개의 도루를 기록해 1사 3루의 찬스를 김재호에게 제공했고 편안하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1타점을 추가했다. 7회초에는 '주장' 홍성흔의 1타점 적시타로 2루 주자 허경민이 홈을 밟았다. 5점 차까지 벌어진 두 팀의 경기는 여기서 기울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 그러나 진짜 승부는 여기서부터였다. 7회말 유희관이 아닌 변진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첫 타자 정근우가 안타, 후속타자 이양기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간 것도 모자라 김경언의 좌전 안타로 한화가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 안타에서 박건우가 타구를 빠르게 처리하려다가 그만 공을 바로 포구하지 못해 릴레이 과정을 이어갈 수 없었다. 정근우도 처음 목표는 홈이 아닌 3루였지만 실책에 바로 한 베이스를 더 나아갔다. ​ 김태균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한숨을 쉬었지만 또 한 번의 투수교체, 이현승이 피에와의 승부를 위해 마운드를 밟았다. 결과는 볼넷. 그리고 이어진 김태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송광민과의 8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 점수는 어느새 세 점 차까지 좁혀졌다. 루 상에는 세 명의 주자, 타석에는 정범모가 아닌 대타 조인성이 들어섰고 대전구장의 모든 팬들이 숨죽였다. ​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갔고 타구는 3루 베이스 앞에서 살짝 굴절되며 허경민의 키를 넘어가 외야까지 굴러갔다. 두 명의 주자는 문제없이 들어올 것 같았는데 김현수를 대신해 교체로 출장한 좌익수 박건우의 수비가 문제였다. 앞서 한 차례 포구를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포구 뒤 공을 꺼내려던 도중에 저글이 두 세 차례 일어났고 끝내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 저글된 공이 3루쪽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희한한 장면이 포착됐다. 공이 넘어갔지만 박건우의 수비 실책이 있었다는 점으로 인정 2루타가 아닌, 조인성의 3타점 3루타로 인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 경기를 크게 앞서고 있었는데 5점을 순식간에 내줘 유희관의 6이닝 1실점 호투로 성립된 승리투수 자격도 물거품이 되었다. 한때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중계 카메라까지 의식하던 그이지만 동점 이후 비춰진 그의 얼굴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6회말 득점권 위기까지 맞이했으나 삼진 두 개로 위기를 넘어가기도 했던 유희관에게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승부는 원점, 8회초였다. 한화도 승부수를 띄웠다. 안영명, 윤규진, 박정진 세 명의 필승조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투수는 박정진. 선두타자 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재호가 볼넷, 정수빈의 희생번트와 바뀐 투수 윤규진에게 얻어낸 민병헌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2사 주자 1, 2루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원래는 허경민의 타석이지만 송일수 감독은 대타 카드, 최주환을 타석으로 내보낸다. ​ 6구까지 끈질기게 윤규진을 밀어붙이면서 타구의 질도 괜찮았다. 파울을 두 차례 쳐냈는데 윤규진 공략 해법을 알고 있는 듯한 자신감이 보였다. 계속 빠른 공이 들어왔는데 결코 변화구를 던지지 않고 마지막 승부구였던 7구째도 끝내 패스트볼 승부였다. 최주환은 애초부터 노린 빠른 공에 배트가 나갔고 공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겨 스코어는 9-6, 다시 두산이 리드를 가져왔다. ​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8회말 한화도 정근우와 김경언의 볼넷으로 2사 2, 3루의 찬스에서 이 날 무안타로 침묵하던 펠릭스 피에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볼카운트는 2-2, 1루가 비어있던 것을 감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곧바로 승부구를 집어넣었는데 전날 LG 신정락을 상대로 때린 공의 구질과 비슷했다. 변화구였는데 가운데로 몰리면서 스윙 스팟에 제대로 걸려들었다. 결과는 당연히 홈런이었다. 동점, 9-9로 또 원점으로 균형이 맞춰졌다. ​ 두산은 연장으로 가면 허리싸움에서 불리해 9회초에서 어떻게든 한방이 필요했다. 그걸 알았는지 양의지가 윤규진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리드를 다시 가져오는 재역전포를 쏘아올려 스코어를 두 점 차로 벌렸고 결국 양의지의 홈런 이후 양 팀의 득점은 더 이상 없었다. 두산의 두 점 차 승리이자, 화요일 승률이 6할6푼7리, 유감없이 화요일 강세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 승리의 일등공신 최주환은 8회 역전 3점포를 터뜨리기도 했지만 9회말 첫 번째, 두 번째 아웃카운트 그리고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모두 처리했다. 첫 번째 송광민의 타구는 러닝 스로우 동작을 이용해 군더더기없이 1루로 송구를 보냈고 두 번째 조인성의 빠른 땅볼 타구는 다이빙캐치로 몸을 날려 강한 어깨를 과시해 마무리 이용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마지막 최진행의 타구까지 침착하게 1루로 전달하면서 경기의 후반, 그가 중심에 섰다. ​ 양의지는 공격 면에서 홈런 이외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병살타 두 개가 오히려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유희관과의 안정감있는 호흡으로 선발투수를 잘 이끌었고 최재훈에게 휴식을 주면서 주전 안방마님의 자존심을 지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소중한 1승이라 더욱 값진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승선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시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기에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 이런 승리에도 두산은 결코 웃을 수 없었다. 김현수와 칸투가 7회초에 교체되었는데 점수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었으나 불안한 계투진을 생각해서라도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는 비난을 또 한 번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김현수는 우측 옆구리 통증이 있었지만 대타로 나와 이렇다 할 활약없이 물러난 칸투의 대타 오재일은 언제쯤 터질까 싶다. 박건우의 7회말 아쉬웠던 두 번의 수비실수 역시 대량실점의 빌미가 되면서 개인적으로도 아쉬움 그 이상의 실망감이었다. 육성으로 탄식이 나왔으니 말은 다 한 게 아닌가. ​ 계투진도 아직까지는 불안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변진수, 윤명준, 이현승 세 명의 선수는 기본적으로 이용찬 앞에서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투수들인데 종종 실투가 나오면서 장타를 허용하기 일쑤이다. 이용찬이 오랜만에 두 점 차의 리드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마침표를 찍었지만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해 앞으로도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요구되어진다. ​ 결과는 결과이고, 과정은 과정일 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이 날과 같은 경기가 자주 나오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4위 싸움에서 한 발 더 나아가려는 두산의 승리, 조금 더 깔끔한 승리를 볼 순 없을까. 최주환과 양의지 두 명의 타자가 이끈 화요일 두산의 야구였다. ​ [글 = 뚝심의 The Time(blog.naver.com/dbwnstk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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