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5번째 위안부 피해할머님들의 수요집회

1000번하고도 35번의 수요일이 지났습니다. 1035번의 수요일이 담긴 지난 20년. 그 긴 시간동안 오늘처럼 비가 억수 같이 내리는 날이나, 눈보라가 치는 날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은 굳게 닫힌 일본 대사관 앞을 지키셨습니다. 누가 할머님들을 거리로 나오시게 했을까요? 작년 여름,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매주 수요일 12시에 할머님들을 뵈었습니다. 더는 잃을 것이 없어서 이제 진심 어린 사죄 한마디면 모든걸 용서해줄 수도 있을 것도 같은데, 꼭 일본 정부가 본인이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시대에 태어 났더라면 나의 어머니, 누이, 친구 혹은 내 자신이었을지도 모르는 209명의 어린 소녀들의 순결과 인권이 식민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잔인하게 짓밟혀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해자의 변변찮은 사과 한마디 못듣고 보상 역시 받지 못하셨습니다. 할머님들을 외롭게 하는건 비단 이 문제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 뿐만이 아닙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 태도 역시 할머님들을 힘들게 하는 큰 걸림돌들입니다. 대기업들이 다른 곳에는 거금의 기부를 척척 내면서, "위안부"문제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스티그마 때문에 대외적인 지지를 꺼리는 관계로 위안부 할머님들을 알리는 박물관의 건립이 애시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3배나 더디게 진행되었고, 간간이 터지는 일본의 극우파 정치인들의 망언과 외교 마찰에도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을 피해왔습니다. 근래에는 극우파 일본인이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박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일본인들을 미워할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맨날 오리발부터 내밀고 보는 일본 정부는 너무 밉습니다. 일본 정부가 할머님들이 겪으셨을 고통을 통감하는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개인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국가가 져야하는게 맞지 않습니까? 현재 일본 정부는 할머님들이 겪으셔야했던 모진 고통들을 이해하려는 태도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싸움이지만, 전 이 싸움의 승패는 이미 나뉘었다고 봅니다. 정의는 항상 진실 편입니다. 그리고 진실은 결코 시간 속에 묻혀지지 않을 껍니다. 시간이 있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집회에 참가해서 할머님들 곁에 함께 서주세요. 정말 많이 든든해하십니다. 정대협 수요시위는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누구나 참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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