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투 컴퓨터

사진은 내가 에스토니아 점령 및 자유 박물관(Vabamu)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것이 무엇이냐,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1980년대 에스토니아에서 제작했던 개인용 컴퓨터, 타르투(Tartu, 사진은 소련에서 양산된 버전의 이름으로 쓰여 있다)의 모습이다. 그 이름처럼 타르투 대학교에서 개발했고, 원래 대학교 내에서 프로그래밍 교습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었다.


그러나 엄한 곳에 자본주의를 도입하는 소련의 성격상(참조 1), 에스토니아 SSR은 교육기관용 컴퓨터에 경쟁을 붙였고 여기에 컴퓨터 세 가지 종이 등장한다. Entel과 Juku 그리고 이 Tartu이다.


엔텔은 에스토니아와 인텔의 합성어인데 당연히 냉전 시기 인텔 칩을 그대로 들여올 수는 없었고, 인텔 칩(8080A) 클론을 사용했었다. 하드웨어 자체는 당시 노키아가 만들던 개인용 컴퓨터, Mikko 1을 본땄고 말이다. 그런데 이 컴퓨터의 최대 특징은 핀란드의 문자다중방송(텔레텍스트) 수신이었다. 그래서 이 컴퓨터를 이용해 서방 문자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고 한다


유쿠 또한 8080A 클론이다. 교육기관 조달 경쟁에서 승리한 컴퓨터가 바로 유쿠이기는 했는데, 생산량이 조달을 충분히 할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신뢰성 있는 부품 생산이 워낙 부족해서였다. 그래서 타르투 대학측이 타르투의 생산을 강행했던 것. 이 타르투는 엔텔이나 유쿠와는 좀 달랐다. 애플 II가 사용하는 자일로그 CPU 클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결국 소련 전체에서 승리한 것이 바로 이 타르투가 됐다 이 말씀입니다. 소련 전체에서 이 “타르투”를 “이스크라 1080 타르투/Искра 1080 Тарту”라는 개인용 컴퓨터로 채택하여 쿠르스크에서 생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이상하게 생각하셔야 할 사항이 하나 있겠다. 도대체 왜? 소련과 같은 사회에서 에스토니아는 어째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었을까?


그걸 풀어주는 국제정보처리연합의 에세이(참조 2)가 하나 있기는 하다. 이 에세이에 따르면, 소련은 당시 컴퓨터를 A 및 B의 두 범주로 나눠 개발했었고, A가 바로 국방과 우주개발에 필요한, 그러니까 “안보용” 고성능 컴퓨터가 그 목표였으며 여기에 자원과 인력이 무한대로 제공됐었다. B는 안보용이 아닌 모든 것이었고, 그에 따라 지원이 좀 적었다. 에스토니아와 같은 변방 SSR이 바로 이 B를 맡았던 것.


그런데 이게 오히려 개인용 컴퓨터 발전에 더 도움이 됐었다. 안보용이 아니니 서방, 특히 중립국 핀란드와의 인물/기술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발트3국이 이른바 “Soviet West”를 구성했기(참조 3) 때문이다. 그래서 이는 에스토니아 외에 라트비아 및 리투아니아의 냉전시기 IT 산업을 들여다볼 필요를 주는 셈인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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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소비에트 인테르니옛(2018년 7월 8일): https://www.vingle.net/posts/2439487


2. Computing and Computer Science in the Soviet Baltic Region : https://dl.ifip.org/db/conf/hinc/hinc2007/Tyugu07.pdf


3. 탈린의 미크로라욘(2022년 6월 21일): https://www.vingle.net/posts/4539785


4. 에스토니아의 세 컴퓨터 이야기


유쿠 : https://et.wikipedia.org/wiki/Juku_%28arvuti%29


타르투 : https://et.wikipedia.org/wiki/Tartu_(arvuti)


엔텔 : https://et.wikipedia.org/wiki/E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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