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한잔까지 더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는 뭔가 진한 맛. 그럴때면 씹는 맛이 으뜸이 곱창이 생각난다. 꽉 찬 곱의 고소한 질감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두 턱을 빠르게 움직여 질깃한 곱을 끊어내는 그 희열이란. 오늘은 씹는 재미를 찾으러 떠나봤다. 대구 서구의 중리동 곱창골목이다. 곱창 마니아거나 대구 또는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애주가가 아니라면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다. 그보다는 ‘안지랑 곱창골목’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듯 하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연탄불에 양념 곱창과 생막창을 구워 먹는 대구 대표 먹거리 골목으로 남구에 자리한다. 오늘 소개할 서구 중리동은 구이보다는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고기와 곱창(막창) 등을 더해 끓여 먹는 전골이 메인이다. 중리동에 도축장이 들어선지 2~3년 만의 일이다. 즉, 지금 아울렛 자리에 도축장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곱창골목에 포장마차촌이 형성됐던 것. 2001년, 도축장이 검단동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이 일대는 소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던 식육식당 천지였다. 도축장 이전과 함께 대부분의 식육식당이 이 골목을 떠났지만 곱창집들은 자리를 지켰다. 지금의 중리동 곱창골목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가격은 1인분에 1만원. 2인부터 주문 가능하다. 건더기를 건져 먹고 나면 남은 국물에 묵은 김치와 나물, 김가루 등을 더해 밥을 볶아 먹는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절대 놓칠 수 없는 맛이다. 전골의 맛은 설명하지 않겠다. 그저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진한 맛’이라고만 덧붙이겠다. 서울에도 이런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서넛이서 중리동 곱창골목을 찾았다면 전골과 구이를 함께 맛보면 좋다.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전골은 1인분(150g)에 1만원, 구이는 양은 1인분(150g)에 2만2000원, 대창은 1만원이다. 육회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있다. 200g에 2만5000원 선. 이 가격에서 1000원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귀한 부위인 주먹시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있다. 1인분(150g)에 2만원 선. 주먹시를 꼭 맛보고 싶다면 미리 식당에 전화로 문의 및 예약해두는 편이 좋다. [ 곱창 전문점 ] 영남식당 : 서구 중리동 / 곱창, 대창전골 등 / 053-555-0933 구일식당 : 서구 중리동 / 곱창, 대창전골 등 / 053-567-9826 성화불고기식당 : 서구 중리동 / 곱창, 대창전골 등 / 053-566-2616 벙글식당 : 서구 중리동 / 곱창, 대창전골, 주먹시 등 / 053-566-5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