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마지막 흉가 체험

지난 주말까지는 한여름처럼 더웠는데

갑자기 가을이 된 것 같군요.... 거 날씨가 정말...

근데 전 여름도 좋지만 서늘한 가을에 읽는 괴담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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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하나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0년 전의 일이야.

그 후 군대도 다녀오고 직장생활도 하고, 마누리와 분유값 마련한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생활에 치여 살았지만, 아직도 그 날의 일은 잊지 못해.


뺏속까지 새겨진 그 날의 공포.



대학생 시절, 나는 모 흉가 체험 카페의 회원이었어.

중학생 시절부터 오컬트 호러 영화를 즐겨 본 나는 직접 공포체험을 하길 원했고,

그런 나에게 흉가 체험 카페는 안성맞춤이었지.

카페 내에서 인정받기 위해 2년 동안 여러 흉가를 섭렵하여,

카페 내에서 영향력있는 회원이 되어 있었어.


어느 날 정모 자리에서 카페지기가 시골의 한 폐교에 가자고 사람들을 부추겼다.

그 폐교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주로 부랑자나 불량 청소년들)가 나왔고,

마을 사람들이 폐교 창문에서 시퍼런 불빛을 자주 목격했다고 했어.

사실 나름 유명해진 면도 있어서 그 폐교에 지방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다녀간 적도 있고,

우리 카페 말고도 이웃카페들도 몇 차례 다녀간 적이 있는 곳이었어.

카페지기는 이 심령 스팟(귀신이 나오는 장소)을 가지 않은 것은 우리 카페의 수치라면서 많이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지.

나는 말할 것도 없이 언제나 OK였어. 곧 부운영자가 될 몸이기도 했었고.


출발 당일날, 무언가 심각성을 느꼈는지 카페지기는 가끔 우리 모임에 참석한 적 있는 K 법사를 데리고 왔다. K 법사는 많은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동안 자주 부르지 못했던 퇴마사였다. 물론 우리 회비 부담이 늘어났음은 말할 것도 없었어.

그만큼 이 흉가 체험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뜻이었지.


두메산골을 넘고 넘어 겨우 폐교에 도착했어.

폐교 앞 운동장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고 있는데, 갑자기 마을 사람 하나가 헐레벌떡 달려왔어.


"당신들도 흉가 체험 하러 온 사람들이야?"


"그런데요."


"제 정신이야? 어여들 집에 돌아가. 구신 옮으면 어쩌려고 그려?"


"에이, 저희가 한두 번 이런 일 하나요. 여기 신통력이 뛰어난 법사님도 계시고."


"귀신을 정말 볼 수는 있나요? 흉가체험을 수십 번을 했지만 별 일은 없어서."


그 마을 사람은 여러 차례 우리를 설득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자 이 말 하나만을 남기고 떠났어.


"육이오 때 빨갱이로 몰려 학살당한 사람들의 시신이 그 분교 밑에 묻혀 있어.

살고 싶으면 어서 빨리 떠나는 게 좋을 거야. 거기서 자다가 죽어나간 목숨이 얼만 줄 알아?"


사실 그 말을 듣고도 별 걱정은 안 됐어. 별일이야 있겠는가. 아니 없었으면 좋겠다.....


날이 저물자 우리는 세 개 조로 나눠 흉가를 둘러보기로 했어.

처음에는 아무 느낌도 없었지만, 점점 가슴이 답답해옴을 느꼈지.

무거운 물체가 짓누르는 듯한 느낌.

법사의 표정도 좋지 않았어.

그는 여기에 영혼들이 많이 있다면서, 매우 불길하다고 했다.

자꾸 주문 같은 말을 중얼거리던던 법사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우리 옆 교실의 교탁을 가리켰어.

거기 귀신이 있다고.

손전등을 비추었을 때 푸른 기운이 재빨리 흩어지는 것을 보았어.


귀신이었다.

생전 처음 귀신을 본 것이다.


흉가 탐사 초보인 한 여학생이 비명을 터뜨렸어.

패닉 상태에 빠져 있어서 일단 그 애를 데리고 운동장으로 빠져나왔지.

비명소리를 듣자 카페지기를 비롯해서 다른 조원들도 부리나케 달려왔어.


얘기를 들어보니 그들도 심령체험을 한 듯했어.

법사가 말을 이었지.


"말 그대로야. 육이오때 죽은 원혼들이 있어. 자신들이 억울하게 죽었다면서, 이 원수를 갚아 달라면서, 자꾸 울면서 애원을 해. 좋지 않은 곳이야."


카페지기가 물었어.


"법사님, 힘드신 건 알지만 위령제라도 지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런 일에 대비해서 제물들도 가져왔으니, 아무래도 제를 행해서 저들을 승천시키죠."


법사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한시간 정도 위령제를 지냈던 것 같아.

우리는 법사가 시키는 대로 절을 하고, 법사는 제물 앞에서 굿 비슷한 것을 하고.

법사가 가끔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 가슴을 쾅쾅 치더라.



어느덧 위령제도 끝나고 법사는 이제 안심해도 된다면서 영혼들이 다 떠났대.

그는 몹시 피곤했는지 차에 들어가서 누웠어.

카페지기는 우리에게 한번만 더 학교를 돌아보자고 했어.

다들 거부했지만 오래된 회원 몇 명이 자원을 했어.

나는 자원자 중에서 가장 신참인 축에 속했지.

부운영자로 인정받고 싶었기에, 겁은 났지만 가 보기로 했다.

너무 무서웠지만, 푸른 기운을 보았던 그 교실에 또 가 봤어.

다행히 아무것도 없었어. 법사가 잘 처리했는지도.


복도에 걸려 있는 사진에는 애들이 뛰노는 모습도 있었고

해년마다 치러진 운동회 사진도 있었어.

이 학교, 한때는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는 감상이 뭉클 일더라.


그런데 갑지기 뇌리에 이상한 생각이 스쳤어.

육이오 아니 한국전쟁이 1950년, 그러니까 60년전이었지?

이 학교.. 언제 개교하고 폐교했어?

카페지기에게 물어봤어.


"아.. 아마 30년 전쯤? 그리고 마을 아이들이 다 도시로 나가서.. 인원 미달로 분교로 축소되고 사오년 전에 결국 폐교된 걸로 알아."


그 말을 듣고 진짜 이상했어.


"형, 그렇다면 30년 동안이나 이 학교가 잘 돌아갔다는 얘긴데요..

귀신들은 육이오 때 생겼는데.. 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해코지를 안 당하고 멀쩡했을까요?

밤에도 수위나 숙직 선생 같은 사람이 남아 있었을 텐데."


카페지기가 멋쩍은 듯 표정을 지으며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뭐, 그거야 귀신들 자유거나 누가 귀신을 막는 주술막 같은 것을 설치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때 밖에서 고함소리가 들렸어.


"야! 너희들 다 나와!"


마을사람이 술에 취해서 헛소리를 하나 싶어 창문 밖을 내다봤더니 법사님이었어.

다급한 얼굴로 소리지르고 있었어. 너무나 다급한 얼굴로.

그때 언뜻 달빛이 창문에 비쳤는데

그 달빛에 반사된 게... 맙소사,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거야



아주 끔찍한 괴물들이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 뒤에 서 있었어

그것들이 칼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어

그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창문을 깨부시고 뛰어내렸어

2층 높이에서 말야.

그리고 아마도 기절했던 것 같아.


며칠 뒤 의식을 차리고 보니 어느 병원이었어.

간병을 하던 어머니는 병상 밑에서 졸고 계셨고, 법사님이 무서운 얼굴로 위에서 내려보고 있더라.

순간 멍했지만 어찌된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었어.


"죽을 뻔한 걸 겨우 살려냈다. 니 몸에 들러붙은 영들을 떼어내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느냐."


"형들은.. 어떻게 됬나요?"


"너처럼 창문으로 뛰어내려서 골절된 놈도 있고, 운이 나빴는지 넋이 나가서 정신병원 간 놈도 있다."


"카페지기 형은요?"


"죽었다. 아니, 죽임을 당했다고 해야 하나"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어.


"네?"


"운이 나빴다. 그리고 내 신신당부하마. 다시는 흉가체험 같은 것 하지 마라.

나도 더 이상 이 일을 안 하겠다. 더이상 돈도 받지 않을 거고."


나는 너무 놀라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없었어.


나중에 법사님께 들은 얘기는 이렇더라.

그 귀신들, 육이오 때 학살당한 원혼이 아니었대. 거기서 학살당한 사람들이 있었던 건 맞지만 원혼으로 남지는 않았던 것 같더라. 아마도 학교가 세워질 때 쯤엔 이미 없었던 것 같대.

영혼들이 스스로 올라갔는지, 저승사자가 데려갔는지는 몰라.


그럼 그 놈들은 누구냐? 법사도 설명하기 참 어려워했는데.

아마도 우리 같은 흉가체험하는 사람들을 노리고 숨어 있던 부유령들일 거라더라.

귀신 탐색에 혈안이 된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놀려먹고 해코지하는 데 취미를 붙인 영혼들이 있대.

그리고 법사님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 이렇게 말하셨어.


"아마도 흉가에 출몰하는 영혼들의 상당수는 그 집에 사연이 있는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연이 있는 존재는 이미 하늘로 올라가고, 그 존재로 위장한 잡귀들이 체험인들과 법사들을 속이면서 양기를 빨아먹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뭐, 나는 영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법사님 말이 맞는지는 몰라.

한 달 후 간신히 퇴원을 했고, 난 흉가체험 카페를 탈퇴하고 평범하게 살았지.



근데 왜 그 일이 오늘 생각났는 줄 알아?


신문기사를 보니 그 폐교에서 또 흉가체험하던 사람이 죽었어.


오랜만에 법사님 사진과 인터뷰도 실렸어.

10년 전 죽은 카페지기 형의 영혼이 재미로 흉가체험인들을 도살하고 있다고.


출처 : 덕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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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형 왜이러세요..... 폐교 운영자됐냐고요....

형 왜 맘대로 흉가가서 죽어놓고 왜 또 다른 사람들을 죽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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