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이고 있을 것 (그리고 거기 앉지 말 것)

해마다 9월이면 메이저리그에선 엔트리 확장이 이루어진다. 25명으로 이뤄지던 엔트리를 40인까지 늘이는 것. 이 때 신인들이 빅리그로 올라오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빅 리그 첫해를 경험하는 아가들에게 쓴맛 보여주는 루키 헤이징 역시 9월에 대체로 이루어진다. (말 나온 김에 작년 류현진의 루키 헤이징, 진짜 대실망이었다!!!!) 필드 내에서도 이런 저런 불문율이 많이 작용하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클럽하우스에도 만만치 않은 불문율이 있고, 특히 마이너에 있다가 새로 빅리그에 합류하는 꼬꼬마들에겐 '어서와, 메이저리그는 처음이지?라고 사악하게 반겨줄 여러가지 규칙들이 존재한다는데, 작년 그러니까 2013년 9월 8일, 이미 포스트 시즌이 멀어져간 시점에 시즌 말미에 갑자기 야구다운 야구를 보여주던 그 때 브랜든 크로포드가 루키들을 위한 작은 지침들을 올렸던 포스팅을 끌어와본다. 우리나라보다 상하개념 흐릿한 메이저가 이 정도니, 한국 프로야구의 신인들에겐 어떤 엄격한 불문율이 있는지 무척 궁금해지기도 한다.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머엉. *********************** 9월 엔트리 확대 기념으로 벨트와 저, (그리고 아마 블랑코까지) 블로그를 통해 저희가 처음 메이저에 콜업되었을 때를 되새겨 보면서 루키들에게 적절한 충고를 해주려고 합니다. 2011년 늦은 5월 처음 AT &T 파크의 선수용 주차장에 차를 댔을 때 절 기다리고 있는 건 한 무리의 촬영팀이었어요. 그 시즌에 쇼타임 방송국이 우리 팀을 소재로 <프랜차이즈 The Franchise>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고 있었거든요. 촬영팀은 저한테 클럽하우스까지 같이 가도 되냐고 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졌어요. 전 베이커스필드에서 막 비행기를 타고 와서 불과 경기 시작 30분 전에 야구장에 떨궈졌어요. 말린스 상대 게임이었죠. 내부 통로를 통하는 대신 왼쪽 외야 문을 통해 들어갔는데, PD가 그게 그림이 더 나아 보인다고 했기 때문이에요. 무슨 질문을 받았는지는 솔직히 하나도 기억이 안 나네요. 클럽하우스에 일단 들어가서는 머프의 사무실에 들러 체크인을 했어요. 머프는 저한테 달아줄 배번 때문에 신이 나 있었어요. 35번이었죠. 그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라고 생각해서 머프가 저렇게 흥에 겨운가 했는데, 나중에야 그 번호를 달았던 유격수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죠. 누가 절 반겨줬는지, 어떻게 옷을 갈아 입었는지도 그 날 경기가 어땠는지도 거의 기억이 안 나요. 경기 어느 시점에 날 대주자로 내보지 않을까 생각이 든 순간이 있었는데 결국은 크리스 스튜어트가 선택을 받았죠. 그 날 하루에 대한 기억은 온통 희미할 따름이에요. 그 날은 이동일이었고, 당시에는 이동일에 비행기에서도 코트와 정장 셔츠 그리고 정장 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어요. 청바지는 안될 말이었죠. (지금은 복장 규정이 더 자유로워졌지만요) 당연히 저는 재킷이나 정장 바지를 가져오지 못했죠, 저한테 있는 옷이라고는 베이커스필드에 원정을 가면서 가져간 옷들 밖에 없었거든요. 제일린이 결국 비행기로 날아와 제가 그때 입고 있던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의 재킷을 가져다 줬고, 전 그걸 청바지와 멀쩡한 셔츠 위에 입었어요. 저한테 비행기에서의 자리 규칙에 대해 말해준 건 아마 벨트 아니면 범가너였던 것 같아요. 뒷좌석 쪽으로 가면 안 된다, 거긴 베테랑 선수들이 앉는 곳이라고. 그 자리는 그냥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요. 그러니 앞쪽에 앉아라. 만약 한 사람이 한 줄씩 차지할 정도로 좌석이 여유가 있지 않은데 네가 신참이면, 한 줄에 여러 명이 앉아야 하는 건 바로 그 신참들이라는 것도 말이죠. 다행히 그때는 비행기 좌석이 여유가 있었어요. 전 26열에 앉았고, 그때부터 계속 거기가 제 자리가 되었죠. 그 날 제 뒷줄에 앉았던 맷 케인도 아직 제 뒷줄에 앉고 있어요. 복도 건너편은 배리 지토의 자리였어요. 그러니까 고참 선수들은 뒤쪽뿐 아니라 어디건 앉을 수 있는 거죠. 모두가 비행 때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요. 첫 비행 후 밀워키의 숙소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밀워키의 근사한 호텔 방 침대에 누워서 ‘여긴 베이커스필드 데이즈 여관이랑은 다르구만’ 이라고 생각했던 것도요. 이제 충고 몇 마디를 하자면: 고개를 숙이고 너무 튀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네요. 순리대로 하라고요. 만약 고참이 뭘 하라고 부탁하면, 그대로 해야 합니다. 너무 튀는 행동을 하게 되면 쉽게 놀림감이 되요. 아마도 버스 제일 앞으로 불려 나와서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30-40분간 갖은 종류의 골탕을 다 맛보게 될 거에요. 어떤 고참들을 버스의 인터콤을 켜고는 선수들을 불러내서 자기 이야기를 하게 만들거나, 노래를 시키거나, 웃기는 이야기를 하라고 하죠. 만약 너무 튀는 신참이 있으면 분명 그런 시간에 다른 사람보다 훨씬 짓궂은 질문을 받거나, 더 바보 같고 창피한 일을 하게 될 거에요. 저는 고참들에게 딱 한번 불려나갔어요, 신참이었던 해가 아니라 작년이었죠. (2012) 전 클럽하우스 내에서 모두가 돌려보던 유튜브 클립을 낭송했어요. 한 남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상이었는데, 정말 웃기고 특이했죠. 다행히 고참들은 제 개인기를 좋아했어요. 아직 9월에 새롭게 콜업된 신참들 중에 버스 앞으로 소집된 선수는 없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요. 그럼 야구장에서 뵐게요. 분명 올해는 최고의 시즌은 아니었지만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어요. 오늘도 배팅과 수비 연습을 더 하기 위해 야구장에 평소보다 일찍 나갈 거에요. 저희는 아직 수건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저희와 같기를 바래요. 브랜든 크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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