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시편生涯詩篇 14

평범한 길 위에 동상 하나 세워져 있다. 자세히 보니 뭔가를 들여다보느라 멈춰 선 사람이다. 나의 착각이 그도 기억 못할 그의 찰나를 기념하고 있다.


경미한 사고가 있었는지 어제는 자전거와 쏟아진 물통, 주저앉은 사람과 서 있는 사람 몇, 사소한 실랑이가 놓여있던 길이 오늘은 깨끗이 치워져 있다. 시간은 성실한 청소부처럼 지금도 누가 함부로 버린 기억은 없는지, 어질러진 풍경은 없는지 배회한다.


무슨 생각해.


네가 묻는 순간 나는 내가 하고 있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아주 잊고 만다. 도무지 무엇이었는지.


내가 구축해놓은 세계를 일순간 지워버리는 너는 가히 유익할 정도로 하찮구나. 생활이 팔짱을 낀 채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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