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깨비 제대로 알기! - 2. 진짜 도깨비, 가짜 도깨비

'기름기 쏙 빠진'

(글 내용이 김종대 박사님의 연구를 많이 따랐다는 걸 먼저 밝힐게.)




그럼 우리 함께 도깨비의 개념을 바로잡아보자!

1. 도깨비의 정체



도깨비는 요괴야, 아님 귀신이야?


옛 설화 속 도깨비는 요괴도 귀신도 아닌 무려'신'이었어!




하지만 도깨비는 사람이 죽어서 생긴 것도 아닌데다, 오히려 인간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수호자' 격의 신이었지.

그보다 좀 낮은 하위 신 정도라고 보면 돼.



도깨비의 특징 중 하나가, 산에 살아도 결코 산 꼭대기에 살진 않는다는 거야.도깨비는 인간과 어울리고 싶어 해.






금 나와라와라 뚝딱, 은 나와라와라 뚝딱♬


백성들이 궁핍할 때 '부족함이 언젠가 채워질' 희망을 주는 풍요의 아이콘이었대.

그런데 왜 하필 쌀도 아니고 메밀이게?



메밀은 쌀과 달리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서 기근이나 흉년이 들 때 많이 심었대.







2. 도깨비의 설움



'가짜 도깨비'들을 찾아라


역사적인 이유로, 혹은 카더라 통신들 때문에 우리 인식 속에 슬쩍 자리 잡은 이른바 '가짜 도깨비'들이 꽤 있대. 그들의 정체를 파헤쳐보자!





(1) 귀면와, 그리고 치우천왕


백제의 귀면와. 귀면와는 '귀신 얼굴 기와' 라는 뜻이야.




'귀면와'의 귀신 귀(鬼)자 때문에 이 기와의 문양이 도깨비의 모습이라는 설이 있어.


중국의 도철문. 중국의 괴물 도철을 새긴 문양이래.





'도철문'



그러니까 귀면와는 그 자체도 정체가 불분명하고, 다른 종교의 영향으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 신앙 대상이었던 도깨비와는 연결 짓기 어렵다는 거야.


GIF

그런데 이 치우천왕이 도깨비의 왕 아니면 조상이라는 말이 있거든?


2002 월드컵 때 붉은악마의 공식 캐릭터였던 '치우천왕'이야.

이것 역시 귀면 문양을 닮았지?





그런 식으로 치우천왕이 귀면와와 연결, 그리고 귀면와가 도깨비와 연결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치우천왕은 도깨비의 왕"이라는 인식이 피어나게 되지.




하지만 귀면와나 치우천왕이 '벽사', 즉 '사악한 귀신을 몰아내는' 기능을 가진 반면 도깨비는 재물 생산 능력이라면 모를까 벽사의 기능 같은 건 없어. 오히려 후대에 가서 역병을 몰아온답시고 벽사의 대상이 돼버린 게 도깨비란 말야 ㅠㅠ






(2) 독각귀(獨脚鬼) + 이매,망량 등

웹툰 <도사랜드>에 나오는 도깨비왕의 엽전.

'이매망량()'

디테일 돋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독각귀나 이매, 망량을 도깨비의 옛 이름으로 알고 있더라고.


...?


석보상절에 등장하는 '돗가비'.

여기서 돗가비를 한자로 풀이하지 않았다는 걸 주목해줘.

도깨비의 어원이 한자어가 아니라 순우리말이라는 증거야.




'돗가비'사실 이 셋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귀(鬼)', 즉 귀신들이고,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도깨비를 '독각귀', '이매', '망량'이라고 하던데?


-백과사전에서도 독각귀나 이매, 망량이 도깨비의 옛 이름이라고 그러던데?

 (네이버 백과사전도 그러더라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자면...





독각귀, 이매, 망량이 쓰여진 문헌은 당연하지만 한문 문헌이야.한글도 없이 한자를 이용해서 순우리말인 '도깨비'를 표기하자니까, 마땅한 한자가 없더란 거야




분명한 건, 독각귀는 이름만 빌려줬을 뿐이지 도깨비와 별개인 중국 귀신이라는 거야.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를 들어줄게.


여기 동양의 용(龍)과 서양의 드래곤(Dragon)이 있어.




둘은 비슷한 점이 많지만 엄연히 다르지. 출신부터가 다르니까.



그런데 우리는 둘 다 '용'이라고 부르고,

서양 애들은 둘 다 'Dragon'이라고 부른다?





각자가 사용하는 언어나 문자에 따라 적절한 '이름'을 붙일 뿐이지,

개념상으로는 아예 다르다는 뜻이야.







(3) 오니



꼬비꼬비 너마저...


만화영화 <꼬비꼬비>에 나오는 도깨비들.

하지만 이 모습은 일본 요괴 '오니'에 더 가깝다는 사실 ㅠㅠ






머리에 난 뿔, 튀어나온 이빨, 붉거나 푸른 피부, 원시인 복장, 못이 박힌 철퇴까지...


???






오니 이야기를 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혹부리 영감' 아니겠어?. '오니=도깨비'라는 오해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니까.



1941년 일제강점기 <초등국어독본>에 실린 '혹부리 영감' 삽화야.

일본식 옷차림의 노인 주변으로 뿔 난 오니들이 보이지?





사실 '혹부리 영감'은 일본 이야기야.




그러면 어쩌다가, 일본 설화에 등장하는 오니한테 도깨비의 자리를 빼앗긴 걸까?


1909년, 일본의 <심상소학독본>에 실린 혹부리 영감 삽화야.





바로 이것이!

1915년, 일제강점기 조선의 <보통학교조선어급한문독본> (초등학교 '읽기' 교과서)에서 이렇게 변신해.


"괴슈 독갑이"

사실 도깨비는 짐승이나 괴물의 개념이 아니라서 괴수라는 표현 자체가 어색해.

도깨비를 요괴인 오니와 동일시하려고 사용한 표현일 뿐이지.


(솔직히 도깨비가 괴수면 막 돈 갖다주고 명당자리 알려주고 그러겠음??)




'혹부리 영감' 속 오니는 일제에 의해, 국민 교육의 기반인 초등 교과서 속에서 도깨비라는 이름을 얻은 거야.





"일본의 오니와 조선의 도깨비를 봐, 정말 비슷하지?

사실 둘은 뿌리가 같은 거야!

그러니 조선 문화와 일본 문화는 뿌리가 같아!

뿌리가 같으니 한일합방 또한 자연스러운 거야!"





오니의 탈을 쓴 가짜 도깨비는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이 만들어낸 비밀 병기라는 거!




저런 메시지의 일부가 아직도 우리나라에 남아있다는 거야.

실제로 문화 연구과정에서 도깨비랑 오니, 독각귀를 똑같이 묶어서 보기도 하고, 심지어 도깨비가 중국에서 생겨나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파되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대.



'독각귀는 중국 도깨비','오니는 일본 도깨비'라고 여기는 애매한 생각이




(그럼 슈렉은 '유럽 도깨비'게?)




쓱 보기에 비슷한 면이 몇 가지 있을 뿐 별개의 개념이라는 말이야.




예를 들면, 영화 <슈렉>에서 슈렉은 원래 오거(Ogre)라는 괴물인데 더빙판에선 '도깨비'라고 번역하거든? 그렇다고 슈렉이 정말 도깨비인 건 아니란 말이지. 표면적인 유사성만을 가지고 그 본질까지 함부로 묶어버리는 사고방식은 매우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






[참고자료]
<저기 도깨비가 간다> - 김종대
네이버 캐스트 <백제인의 심성이 스며 있는 여덟 가지 무늬벽돌> 및 동아일보, 경향신문 기사
한배달 치우연구 제2호(2002.12)
네이버 백과사전, 다음 사전, 네이트 지식 등



강조하건대, 도깨비는 도깨비고, 독각귀는 독각귀고, 오니는 오니야.

도깨비는 중국에도, 일본에도 없는 우리나라의 고유 문화 아이콘이지.



만약 아직도 우리 주변에 도깨비가 살아있다면, 도깨비는 얼마나 서러울까?

한때는 함께 어우러져 살던 사람들인데, 이젠 자기 모습조차 제대로 알아주질 않으니 말야.



진짜 도깨비를 알아가는 건 일제가 구겨놓은 우리 문화를 되살리는 일이기도 해.

우리 도깨비한테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주자!

아이들한테도 진짜 도깨비 이야기를 들려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출처

띠용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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