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있어 / 박남숙
무질서의 무수한 생각들이
무시당하는 만남이 아니기에
자로 재듯 넌 어떻고 잰 어떻고
그런 언어들이 필요 없는 소박한 시간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들어
사랑의 노을이 묻어나고
석양빛의 아름다운 시어들처럼
늘 그대들이면 무조건 내달린다
가을 소리가 성성이는 끝자락에서
보는 그대들은
함박웃음 가득 머금고 피어있는
들꽃 향기 그윽한 들국화 같았습니다
넋 놓고 바라봐도 누구 하나
무어라 할 사람 없기에
은행잎에 발 담그고 도란도란
세월을 밝는 길목을 들여다보며
사람 향기 그윽한 길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