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속의 낙엽 / 송미숙
오늘따라
가을비 내리는 하늘이 참 슬프게 보인다
왜 이미 떨어진 낙엽 위에 그렇게 적실까
가을비 맞으면서 걷는 내 마음도 이렇게 슬프다
계절이 바뀌는 이별의 시간을 아쉬워해서일까?
오고 가는 사람 있어 영원한 이별이 아닐 텐데
낙엽이 비에 젖은 모습이 왜 그렇게 슬플까?
그대 낙엽아! 슬퍼하지 마라
사람들은 겉으로는 영원한 이별은 아닐 것 같지만
인생의 한계는 떨어져 비에 젖은 너보다
더 가련하고 불쌍한 존재란다
너는 지금 땅에 떨어져
서러움 비까지 맞아 젖어 있으면서
인생 다 끝난 것 같지만 너는 내년 봄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고
또 아름다운 자태로 소생한다는 희망이 있지만,
영원한 이별은 아니라고 이야기는 하는 사람들보다
너가 더 행복하단다
우리는 너처럼 낙엽이 되면 다시 소생할 수 없다
낙엽아 잘 가라 슬퍼하지 말고
겨울이 지나 아름다운 내년의 봄비 내리는 그날에
잎사귀에 초롱초롱 맺힌 너의 고운 모습 보고 싶다
떨어진 낙엽을 보면서
나는 또 하나의 인생의 교훈을 배운다
그렇게 한겨울이 이제 길게 시작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