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쯤 왔을까

목적지를 잘 모르는 밤 길 눈 씻고 차창 밖을 보아도 어두움 뿐. 이정표가 없다. 어디쯤 가고 있는 것일까? 길을 떠난 지가 한참 된 것 같은데... 눈을 감고 있는 사람 다정히 속삭이는 연인 잡지를 들척이는 사람 창 밖에 시선을 던진 사람 어디를 가는 사람들일까? 무슨 일로 갈까? 목적지를 잘 알고 가는 걸까? 자동차는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는 어디쯤 가고 있는 걸까? 어디쯤 왔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네 계절 나는 갈대가 바람에 휘날리는 가을쯤 왔을 거다. 이른 가을인가? 늦가을인가? 하여튼 가을이다. 난 어떤 꽃을 피었었나? 어떤 열매를 달고 있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들풀들도 가을엔 열매를 달고 있는데. 제대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쭉정이만 있는 지금 이른 가을이면 어떻고 늦가을은 어떤가 .. 수치스런 몸뚱이를 가려 주었던 알량한 내 이름이 낙엽처럼 떠나가겠지. 볼품 없는 알량한 몸뚱이 흰눈이 앉아 봄꿈을 꿀까? 참새가 조잘거리며 내 귀를 시끄럽게 할까? - 아동문학가 김원석님 -

당신은 생각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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