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의 에필로그 / 김광섭
눈송이 날려 부른다
그윽한 속삭이는 언어
비밀스럽게 내린 그리움 마음
눈은 덮쳐온다
마음이 있어도 임 가신 남쪽 나라
차라리 눈 위에 눈이 덮여 가고
첫눈에서 아픔들이다
터진 손으로 잡은 두레박에 묻은 독이 쓰라려 사라진다
허공으로 물리친다
바람에 흩어진다
힘들어야 했는지
미처 꾸리지도 못한 채 잠시 다녀온다는 발길로 떠난
아직도 문을 열고 들어설 것 같은
당신의 영혼
부른다~
목숨처럼 사랑한 첫눈아
목숨보다 사랑한 사람아
아~
새로운 언어로
또 내린다. 그리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