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태국전 대승, 존재감 빛난 리드오프 민병헌

예상대로 태국에게 대승을 거뒀다. 그렇게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평소 야간경기라곤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태국 팀에게 오늘 경기는 말 그대로 한 수 배우는 경기였다. 실책 두 개를 기록하고 타선에서도 3회초 유원상에게 건져낸 안타 두 개가 전부. 김광현, 이태양, 이재학에겐 단 한 번의 출루도 얻어내지 못했다. ​ 마운드도 고전을 면치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태국 선발투수였던 시하맛은 0.2이닝 3피안타 2사사구 8실점(7자책), 투구수만 39개 소화하면서 소득없는 내용을 보였고 두 번째로 올라온 칸잔나비숫도 2.1이닝 6피안타 3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했다. 뒤이어 나디, 통바이까지 올라왔으나 한국 타선은 이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지 오래였다. ​ 대표팀 타자들이 고루 잘해줬지만 리드오프로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사실 앞선 평가전에서도 그렇고 황재균이나 손아섭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지나 싶었는데 류중일 감독이 태국전 첫 경기에서 리드오프 히든카드로 민병헌을 선택하면서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대해 크게 신뢰하는 모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 1회말 시하맛에게 5구째를 공략해 시원한 좌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득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출루 이후에는 다음 타자 손아섭의 3구째에서 2루를 훔치며 태국의 배터리를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태국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가져갔음에도 득점권 위기를 맞이하여 볼카운트 1-2에서 손아섭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현수가 초구째를 잡아당겨 2루타를 만들었고 이 때 민병헌이 홈을 밟으며 선취득점이자 결승점의 주인공이 되었다. 박병호, 강정호가 나란히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태국이 위기를 넘어가는 듯 했지만 누적된 주자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쉽게 승부를 이어나가지 못했고 결국 나성범의 내야 안타, 강민호의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1회에만 8점을 솎아내 일찌감치 경기를 이끌었다. ​ 겉으로는 태국 마운드의 부진, 우리 대표팀의 전반적인 선전이 있었지만 민병헌의 선두타자 출루가 없었다면 1회 빅 이닝은 만들어질 수 없었다. 박병호, 강정호가 예상 외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면서 중심 타선에서는 김현수가 고군분투. 사실상 이런 좋은 부뉘기도도 민병헌의 배트에서 시작됐다. 어렵게 갈 수도 있었던 경기를 선수들이 원하는대로 이끌어온 셈이다. ​ 결정적으로는 민병헌은 본인이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한 숙지가 된 리드오프이다. 대표팀 리드오프 후보군 가운데 소속팀에서 1번 타순으로 나섰을 때 성적이 가장 좋았고 또 많이 나왔던 선수가 민병헌이다. 황재균이나 손아섭 등 다른 타순에서도 제 몫을 할 선수에게 굳이 무리하게 리드오프 자리를 맡길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해서 류중일 감독이 평가전에서 선보인 라인업은 단지 실험용이었을 뿐, 마음 속에선 이미 구상을 어느 정도 그려간 상태였다. ​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투수를 압박했고 소속팀 두산에서 맘껏 보이지 못한 도루능력도 함께 뽐냈다. 올시즌 민병헌은 유력한 20-20 달성 선수로 손꼽혔는데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많아지는 등 도루 개수가 14개로 리드오프라는 자리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다. 아시안게임은 단기전인 만큼 뛰는 야구, 민병헌의 발야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 타자 일순으로 태국 마운드는 우왕좌왕했고 민병헌이 1회말 다시 한 번 타석에 들어섰다. 2사 만루에서 초구가 몸쪽으로 날라왔고 주저없이 피하지 않고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한 점을 더 추가하는 데에 힘을 보탰다. 시하맛이 상대한 마지막 타자였고 공교롭게도 이닝의 첫 출루 주인공이었던 민병헌을 내보내면서 쓸쓸히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 바뀐 투수 칸잔나비숫에게 손아섭이 4구째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루 상의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현수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삼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박병호는 3루수의 실책으로 겨우 출루, 민병헌이 한 이닝에만 두 번 홈을 밟는 순간이었다. 이 날 경기를 통틀어 한 이닝에 한 선수가 두 번 홈을 밟은 것은 민병헌이 유일했다. ​ 2회말에는 땅볼로 아웃카운트 하나가 채워져 이닝이 마무리되었지만 민병헌의 존재가치는 4회에 한 번 더 입증됐다. 태국의 세 번째 투수 나디를 상대로 7구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다시 한 번 선두타자 출루로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고 나지완의 3루 땅볼로 3루 진루, 3번 타자 김현수의 호쾌한 3루타로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민병헌은 이 날 혼자서 3득점, 팀 내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 대표팀은 2번 타자 손아섭과 6번 타자 나성범의 활약에 힘입어 3회 네 점, 4회 세 점을 더 뽑아 콜드게임 조건을 충족시켰고 결국 5회 이재학이 마지막 타자 아르폰시리를 잡으면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시간은 두 시간 남짓,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조금 아쉬우면서도(?) 승리에 박수를 보냈고 최선을 다한 태국 대표팀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 태국은 야구의 볼모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태국 내 야구인도 100명 내외로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 이번 태국전 결과는 웬만한 야구인들이라면 한국의 콜드게임 대승을 예상할 정도로 큰 전력 차이를 드러냈지만 그들이 보여준 야구 열정 하나만큼은 강팀 못지 않았다. 3루수 클락의 호수비 등 몇 차례 한국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태국 대표팀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한국 대표팀에게 경의를 표한다. 실력차가 많이 나는데도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해주었다."라며 오히려 감사함을 표했다. 이게 스포츠 정신이다. ​ 그런 태국을 놀라게 한 민병헌, 이제 다음 상대는 대만이다. 대만은 예선에서 만나는 팀, AG 참가팀들 중에서도 가장 껄끄럽고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는 팀이다. 그럴수록 리드오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민병헌의 발야구,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 [글 = 뚝심의 The Time(blog.naver.com/dbwnstk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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