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버려진 돌

길가에 버려진 돌 길가에 버려진 돌 잊혀진 돌 비가 오면 풀보다 먼저 젖는 돌 서리가 내리면 강물보다 먼저 어는 돌 바람 부는 날에는 풀도 일어서 외치지만 나는 길가에 버려진 돌 조용히 눈 감고 입 다문 돌 가끔 나그네의 발부리에 차여 노여움과 아픔을 주는 돌 걸림돌 그러나 어느 날 나는 보았네 먼 곳에서 온 길손이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여기 귓돌이 있다 하셨네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집을 지을 귀한 귓돌이 여기 있다 하셨네 그 길손이 지나고 난 뒤부터 나는 일어섰네 눈을 부릅뜨고 입 열고 일어선 돌이 되었네 아침해가 뜰 때 제일 먼저 반짝이는 돌 일어서 외치는 돌이 되었네 (이어령·언론인, 평론가,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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