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 내리는 아침 / 김수용
창밖으로 하얀 눈 살포시 내리는
소복한 겨울 아침
푸른 소나무 사이로 곱게 자리 잡은
문학산 등산로 따라
설레이는 마음 한가득
새하얀 눈꽃이 피었습니다
음산한 골짜기를 휘돌아
역동적으로 불어오는 매서운 삭풍은
못다 핀 눈꽃 송이마저
삼켜버린 후에 달아나 버렸습니다
오늘처럼 하얀 눈 내리는
소담스러운 아침이면
잠시 피었다가 지고 마는
슬픈 운명이 될지라도
하얀 눈꽃으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삭풍에 사라져 가는
한순간의 짧은 삶일지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