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문제다?

독일마저 경기침체에 들어갔다는 뉴스가 연이어 기사를 장식했는데, 실제로 침체가 맞기는 맞다. 즉, 유럽 전체를 끌어안고 가는 중인 독일마저 침체에 빠졌으니 유럽은 정말 구제불능이 아니냐는 시각인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우등생이라는 독일이 왜 침체인지 따지는 건 의미가 있다. 안그래도 유로그룹(참조 3) 의장인 네덜란드 재무부장관 데이설블룸이 독일에게 쓴소리를 했다. 오랜 독자들은 기억 하실 텐데, 내가 데이설블룸 얘기를 한 적이 있다(참조 4). 돌직구 스타일이며 전혀 웃지를 않는다고 말이다. 데이설블룸은 독일이 항상 주장하는 “구조개혁이란 것이, 너네 독일이 10년마다 하는 개혁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이번에도 직격탄을 날리셨다. 자, (1) 구조개혁을 말했다. (2) 10년마다 하는 개혁도 말했다. 두 개의 차이가 뭔가? (2)부터 말해 보자. (2)는 하르츠 IV 노동관련 개혁(슈뢰더 정권 때였다)을 의미하며, 현재 독일이 성공하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 받고 있다. 즉, 독일 너네들이 맨날 “구조개혁(Strukturreformen)”을 얘기하는데, (2)번 갖고 우쭐대지 말아라. 너네들도 개혁 대상이라고 한 것이다. 독일이 개혁대상?! 그렇다. 오늘자 FT의 볼프강 뮌샤우 칼럼을 보자(참조 1). 독일은 2015년을 아예 재정적자를 없애는 해(!)로 선언한 바 있다. 즉, 제일 여유 많은 나라가 제일 돈을 안 푸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연스럽게 재정지출 축소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나도 독일군이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작은 정부? 물론 좋지.) 문제는 수출에 의존하는 독일의 경제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침체가 나타날 수 밖에 없으며, 바로 이 구조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내수 시장 진작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직도 이해가 안 가신다면, 설명을 더 쉽게 해 보겠다. 독일 자동차를 구매하는 외국 사람들 사정이 안 좋아졌으니, 그들은 독일차를 “덜” 구입할 것이다. 나라로 따지면, 독일 제품을 수입해 주는 나라들이 다 침체이거나 가난해졌는데, 독일 제품을 왜 사냐 이거다. “동반 성장”이라는 말을 나도 참 싫어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존재를 인정하기는 해야 한다. 그래서 일본의 아베 총리는 기업들보고 사원 월급 좀 제발 올리라고 간청했지 않았겠나. 그렇다면 그 지긋지긋한 긴축정책을 좀 멈추고, 이제는 재정 확대 정책을 펴야 한다는 말씀? 그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데, 최근 EU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출이 긴축정책(austérité)로 줄어들었다고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었다. (참조 2) 아니 이보시오. 맨날 긴축해서 죽겠다고 했는데, 긴축한 적이 없다고? 네, 고갱님, 통계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건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분자/분모에서 민간 부문이 경기침체로 축소됐으니 당연히 긴축한 적이 없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다(물론 참조링크의 Slate 기사는 그렇지 않다는 뉘앙스로 기사를 내고 있다). 게다가 다시 데이설블룸 장관의 돌직구로 돌아가 보자. 그분께서는 독일만 비판하지 않으셨다. 개혁 안 한 국가들이요? “예를 들어서 분명,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있습니다.(„Offensichtliche Beispiele sind Frankreich und Italien”)” 캬아… 돌직구. ---------- 참조링크 1. Germany’s weak point is its reliance on exports: http://www.ft.com/intl/cms/s/0/46452fe8-4fa4-11e4-a0a4-00144feab7de.html?siteedition=intl#axzz3FxTBIjJ6 2. L’austérité européenne est un mythe: http://www.slate.fr/story/93243/austerite-europe-mythe 3. 유로 사용국 재무부장관 모임으로서 왠지 조약상 존재하는 공식 조직이 아닌 것 같은 뉘앙스를 주지만(실제로 처음에는 비공식 협의체였다), 2010년 이후 리스본 조약(Protocol 14 of the Consolidated Treaties of the European Union)으로 공식화 됐다. 여담이지만 장-클로드 융커 현 EC 의장이 원래 유로그룹 의장을 지냈었다. 4. 2013년 3월 31일 포스팅(데이설블룸에 대해):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34569746553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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