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클럽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클럽이 아니다. 터져버린 스페인의 화약고 최근 스페인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카탈루냐 주의 독립문제’ 이다. 카탈루냐는 꾸준히 독립 의지를 밝혀 온 스페인 지방자치주다. 지난 9월 27일 카탈루냐 주지사가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시행을 허가하며 사건이 터졌다.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카탈루냐는 새로운 국가가 될 수도 있다. 중앙 정부는 이에 크게 반대하였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만큼 스페인 경제에서 비중이 크고 소위 말해 ‘잘 사는’ 지역이다. 가뜩이나 스페인 경제가 휘청거리는 마당에 돈줄을 떼어내는 꼴이니 반대할 만도 하다. 대립은 격화되었고,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LFP)의 테바스 회장은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카탈루냐를 연고로 하는 FC바르셀로나와 에스파뇰은 라 리가에서 퇴출시킬 것.’ 이라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스페인 이외의 국토에서 라 리가나 스페인 공식전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안도라로 제한한다.’ 는 관련 법규까지 들고 나왔다. 이로써 카탈루냐 독립문제와 바르셀로나 퇴출 문제는 정치뿐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큰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다. 카탈루냐는 왜 독립을 부르짖는가? 카탈루냐의 독립 욕구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이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반정부군의 승리로 끝나고, 프랑코의 독재가 시작된다. 쿠데타로 집권한 프랑코는 자신의 집권을 안정시켜야 했다. 그는 수도 마드리드가 있는 스페인 카스티야 지방을 중심으로 ‘하나의 스페인’을 내세웠다. 본래 스페인은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때문에 지방마다 문화, 언어, 전통이 다른데, 프랑코는 그 중 카스티야만을 인정하고 다른 지방을 강력하게 탄압했다. 특히 카탈루냐 지방이 심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는 좌익 성향의 지식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연히 프랑코 정권 이후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관계는 매우 나빠졌다. 최근 독립 문제가 다시 등장한 것도, 스페인의 경제가 붕괴되면서 잘 사는 카탈루냐 주민들이 ‘우리를 탄압한 스페인을 왜 도와주느냐. 독립해버리자!’ 라고 외친 것이 결정적이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클럽이다. 카탈루냐는 높은 자긍심과 카스티야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를 ‘Spanish(스페인 사람)’ 이 아니라, ‘Catalan(카탈루냐 사람)’ 이라고 지칭한다. 언어도 카탈루냐 어를 쓰며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바르셀로나엔 이런 카탈루냐 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프랑코 정권은 카탈루냐를 탄압하면서 단 하나의 당근을 주었는데, 바로 ‘축구’ 다. 카탈루냐 어의 사용은 딱 한 곳, 축구장에서만 가능했다. 카탈루냐 인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팀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며 잠시나마 탄압의 설움을 달랠 수 있었다. 물론, 프랑코 정권이 카탈루냐 인들에게 호의를 베푼 것은 아니다. 축구를 통해서 정치적 불만을 상쇄시키려는 목적이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는 독립을 위해 싸우는 하나의 ‘군대’ 다. 그들 스스로 ‘카탈루냐의’ 클럽임을 계속해서 증명해왔다. 민주주의와 독립 의지를 중시하는 ‘카탈루냐 정신’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바르셀로나는 협동조합 형태의 시민구단이다. ‘소시오’라 불리는 시민 주주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그 숫자는 무려 17만 명에 가깝다. 회장을 뽑을 때도 모든 소시오가 동등한 투표권을 가지고 선거로 선출한다. 바르셀로나는 구단주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17만 회원들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둘째, 바르셀로나의 모토는 ‘클럽 그 이상의 클럽(mes que un club)’ 이다. 다른 일반적인 스페인 클럽과는 다르다는 독립성을 함축한다. 스폰서가 대표적인 예이다. 몇 년 전까지, 바르셀로나는 유니폼에 스폰서를 달지 않는 유일한 구단이었다. 대신 유니세프 마크가 있었다. 모든 구단이 돈을 받을 때, 바르셀로나만 돈을 기부하고 유니세프를 달았다. 경제 침체로 최근 어쩔 수 없이 카타르 재단의 스폰서를 허가하긴 했지만, 카타르 재단이 평화와 환경 보존에 힘쓰는 재단이라는 점에서 바르셀로나의 모토를 엿볼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스폰서 에미레이트 항공(UAE)과 카타르 재단이 경쟁 관계다. 스폰서 선정까지도 라이벌 의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많은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이번 독립을 지지하고 시위에 직접 참가했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그 자체다. 테바스 회장의 두둑한 배짱 카탈루냐의 독립은 스페인 경제에 큰 악영향이니 막아야 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바르셀로나의 퇴출은 사실 라 리가엔 전혀 득이 될 게 없다. 엄청난 관객이 몰리는 ‘엘 클라시코’ 도 더 이상 이루어지지 못한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펼치는 치열한 우승 경쟁의 묘미도 느낄 수 없다. 메시, 네이마르 등 수많은 세계스타를 보유한 바르셀로나를 보러 라 리가를 찾는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도 줄어들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경제적인 손실 또한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테바스 회장은 씩씩하게 카탈루냐의 독립은 바르셀로나의 퇴출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카탈루냐 인들의 입장에서도 바르셀로나의 라 리가 퇴출은 아쉽다. 레알 마드리드를 격파하고 바르셀로나 군대가 전진하는 일은 카탈루냐 인들에겐 언제나 기쁜 일이기 때문이다. 한일전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우리가 느끼는 아쉬움과 같다. 테바스 회장은 바로 이 아쉬움을 볼모로 카탈루냐의 독립을 막으려는 심산이다.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규정대로 바르셀로나의 라 리가 참가는 불법이다. 그러나 불가능은 아니다. 팔카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뛰었던 AS모나코는 모나코 공국의 클럽이면서 프랑스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기성용의 스완지 시티는 웨일스의 클럽이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한다. 모나코와 웨일스 모두 각자의 리그를 운영하기엔 무리기 때문이다. 이미 스페인은 안도라의 라 리가 참가를 허용하고 있고, 이는 테바스 회장이 더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축구는 정치가 아니다. 아직 독립 여부가 결정 나지도 않은 상황에 퇴출 여부를 가리는 건 지나친 왈가왈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투표도 하지 않은 시점에 스포츠를 이용한 정치적 협박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이 가져올 부작용이 우려된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프랑코 정권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프랑코 정권이 축구를 이용한 결과 지역감정만이 남았다. 축구의 순수한 열기가 왜곡되었다. 이번엔 정치적 이익과 라 리가의 손해를 놓고 치킨 게임이 시작되고 있다. 더 이상 정치가 스포츠를 악용해선 안 된다. 지금 스페인에선 정치도 정치고 축구도 정치가 되어가고 있다. 정치와 축구 모두 윈-윈(win-win) 하도록 원만하게 해결할 때다. 정치는 정치고, 축구는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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