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화 / 이경파

목련화(木蓮花) / 이경파



오래전 겨울 끝자락에

먼길 떠난 정인(情人)을 배웅하고

심은 꽃나무가 있네


잎사귀보다 꽃이 먼저인 나무

기다림이 전부인 꽃

봄샘바람 머무는 뜨락

새들이 지저귀며 분분한 아침

님 떠나보낸 그 자리에 봄물이 들면

잎새보다 미리 와서

이내 지고 마는


꽃샘하는 눈송이를 닮아

망울 망울 하이얀


바람결에 실려 오는 목어(木魚)소리에

아스스 떨리는 꽃잎

꽃잎들


꽃술에 맺힌 이슬 방울이

눈물인 듯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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