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야" 디아블로 4 얼리 액세스

전통의 디아블로 파밍 시스템에... MMORPG?!?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야"


라는 오래된 유행어가 있다. OGN의 프로그램 '강민의 올드보이'에서 나온 말인데, 오리 고기를 먹으며 남긴 프로게이머 '강민'의 신선한 표현 방식이었다. 3월 18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디아블로 4>역시 이와 같다. 기본적인 <디아블로> 시리즈 위에 다른 핵 앤 슬래시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시스템을 쌓음으로써 안정적인 맛을 구현해 냈다고 할 수 있다.


<디아블로> 시리즈와 같은 파밍 장르의 게임은 엔드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25 레벨까지 체험 가능한 오픈 베타 테스트를 통해 게임에 대한 확실한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 그러나 출시 3개월 전 진행되는 오픈 베타를 통해  모두가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기본적인 완성도에 대한 개발진의 자신감이라 해석할 수 있다. 주말 간 체험한 <디아블로 4>에 대한 소감을 정리해 봤다. 

해당 체험기는 오픈 베타 테스트 기준입니다.

정식 출시 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전통의 <디아블로> 식 파밍과 성장


<디아블로 4>의 게임 시스템을 요약하면, 전통의 <디아블로> 시리즈 파밍 방식 위에 최신 MMORPG 트렌드를 쌓아 올린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그래픽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빼어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장시간 플레이를 요하는 핵 앤 슬래시 게임에 최적화된 느낌이었다. 그래픽과 아트 스타일은 <디아블로 2>로 회귀해 어둡고 칙칙한 색감을 살리면서도 적절한 조율이 들어가 있어 게임을 하며 어두운 곳이 잘 보이지 않거나, 밝은 이펙트와의 대비로 눈이 아프거나 하는 구간은 없었다.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은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와 같다. 마우스를 통해 캐릭터를 움직이고 각 버튼에 할당된 스킬을 사용해 적들을 쓸어 담는 방식이다. 여기에 편의성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 물약은 사용 개수에 제한이 있지만 쿨타임이 없으며 적을 처치하는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마을의 연금술사를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스페이스바에 '회피' 기능이 추가되어 어떤 클래스라도 적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


사전 오픈 베타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직업은 야만용사와 도적, 원소술사였다. 각 직업의 스킬은 <디아블로>와 <디아블로 2>에서 보이던 친숙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소술사는 얼음 보주나 눈보라를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다만, 순간이동에는 긴 쿨타임이 있는데 향후 아이템 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스킬 해금 방식은 약간 바뀌었다. 상위 스킬에 일정 포인트를 투자해야 하위 스킬이 해금되는 방식이다. 그리고 스킬은 한 가지의 강화 보조 능력과 2개의 추가적인 보조 능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착용한 전설 아이템이나 스킬 구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선택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 외에도 주는 피해가 상승하지만 받는 피해도 늘어나는 '유리 대포'같은 익숙한 패시브 스킬이 존재하기에 스킬 포인트를 충분히 획득한 후에는 패시브 스킬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더욱 끌어낼 수 있다. 바뀌었다 해도 <디아블로 3>와 크게 다르진 않은 셈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디아블로 3>과 크게 다르지 않다.

25 레벨까지만 플레이 가능한 오픈 베타임에도 전설 장비를 활용해 다양한 세팅이 가능했단 점도 짚어볼 만하다. 각종 전설 아이템들은 고유한 효과와 함께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기자의 경우에는 적들을 얼리면 다른 적에게 공격이 분산되는 것을 활용해 몰려오는 적을 쉽게 사냥할 수 있었다. 또한, 전설 장비보다 더욱 좋은 고유(유니크) 장비의 존재도 확인된다.


등급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아이템은 아니다. 희귀 등급의 아이템도 상황에 따라 종결에 가까운 장비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템에 여러 가지 옵션이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자신이 원하는 옵션이 아니라면 마을의 NPC를 통해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희귀 아이템을 전설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으며, '정수'라는 이름으로 전설 장비의 위상(스킬을 강화해 주는 효과)을 추출해 다른 아이템으로 옵션을 전송시킬 수도 있다. 


이런 시스템은 <디아블로 3>의 '마법 부여'나 '카나이의 함'과 비슷하기에 전작을 해봤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디아블로 4> 오픈 베타는 25 레벨까지만 체험할 수 있었음에도 핵 앤 슬래시 게임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파밍과 성장의 재미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 오픈 월드와 MMORPG의 느낌


<디아블로 4>는 맵이 오픈 월드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MMORPG의 감각을 가진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었다는 점도 짚어봐야 한다. 메인 퀘스트의 줄기를 따라가며 다양한 서브 퀘스트를 체험할 수 있으며, 특정 지역을 발견해 경험치를 얻거나 맵 곳곳에 위치한 번외 던전을 탐험할 수 있다. 맵을 이동하다 보면 랜덤한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하며, 지나가던 플레이어와 협동해 목표를 완수하고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맵 곳곳에 간단한 기믹을 풀고 보스전을 진행할 수 있는 '보루'라는 지역이 있다는 것이다. 보루의 마지막에는 강력한 보스가 있으며, 보스 처치에 성공하면 순간이동진을 포함한 거점이 생성된다.


번외 던전은 클리어 시 특정한 위상을 얻을 수 있다. 던전에서 얻은 위상은 장비를 추출해 얻은 위상과 달리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서브 캐릭터를 키울 때 육성 단계에서 보다 손쉽게 세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범용 세팅을 완성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 셈이다.

'지역 진척도' 시스템 역시 중요한 성장 수단이다. 특정 지역의 순간이동진, 지역, 보루, 번외 던전 등을 클리어할 때마다 지역 진척도가 해금되며, 해금된 진척도에 따라 보너스 경험치와 골드 등의 보상을 받는다. 물약 충전 횟수나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일정 수준까지는 반드시 클리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릴리트의 제단'은 캐릭터의 스테이터스를 상승시켜 주기에 열심히 찾아야 한다.


특정한 지역에서 일정 시간마다 등장하는 '야외 우두머리' 또한 파밍에 있어서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대 15인이 협동해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이며, 15분 내로 보스를 잡는 데 성공하면 다량의 전설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내실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지역 우두머리


# 출시 후의 콘텐츠 완성도가 변수


베타를 플레이하며 우려됐던 부분도 있다. 가령 사전 구매자들을 위한 오픈 베타에서 서버 문제가 발생했다. 많은 플레이어가 대기열을 기다려야 하거나, 서버 문제로 대기열을 기다렸음에도 접속하지 못하는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 서버 문제로 인해 고사양의 컴퓨터에서 끊김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기도 했다.


개발진은 오픈 베타 직전 이루어진 사전 인터뷰에서 "향후 2주 동안의 베타에 수백만의 플레이어가 몰려서, 우리의 론칭 준비상태를 점검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며 "베타에서 발생한 문제가 정식 론칭 때는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며, 부드럽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오픈 베타는 '테스트'의 목적도 있었던 만큼, 정식 출시 때는 서버 문제로 초기 평가가 낮았던 <디아블로 3>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할 필요가 있다.


커스터마이징 역시 정식 출시 때는 더욱 많은 가짓수가 추가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는 직업별로 외형이 정해져 있었지만, <디아블로 4>는 커스터마이징을 도입하면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픈 베타에서 설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은 성별이나 피부색, 머리카락, 몸의 문신 유무 정도였다. 개발진은 "서비스하면서 선택지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베타 테스트에서 체험할 수 없었던 PvPvE 콘텐츠나 엔드 콘텐츠, '지역 진척도'의 시즌 초기화 여부, 다양한 유니크 아이템과 세팅의 존재 유무도 평가에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정식 출시가 되어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사전 체험한 <디아블로 4>는 전통의 <디아블로> 식 파밍 위에 최신 MMORPG 콘텐츠를 얹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베타에서 약간 아쉬운 타격감과 액션성, 서버 문제로 인한 끊김에도 불구하고 파밍과 조합의 재미를 통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디아블로 4>를 기대하고 있지 않았지만, 반대로 오픈 베타 덕분에 기대감이 생겨났을 정도다. 모쪼록 정식 출시 때는 인터뷰에서 약속한 대로 더욱 재미있는 <디아블로 4>를 보여줄 수 있길 희망한다.


<디아블로 4>는 사전 구매자를 대상으로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얼리 액세스 오픈 베타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플레이할 수 있는 오픈 베타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얼리 액세스 기간 중에는 야만용사, 도적, 원소술사를 플레이할 수 있고, 오픈 베타 기간에는 드루이드와 강령술사까지 체험해 볼 수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임 뉴스는 이제 그만, 디스이즈게임이 당신의 인사이트를 넓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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