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난 단 한번도 촬영장에 늦게 간 적이 없다.
현장에 먼저 나가서 감독과 스텝들과 인사를 나누고
현장의 공기, 세트의 질감을 느끼며
외워두었던 대본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걸어 본다.
그게 왜 부끄러운 일인가?
배우라면 오감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훌륭한 창작물을 많이 접해야 하며
돈이 생기면 성형을 하지 말고
좋은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에 가야 한다.
배우는 외형적인 것보다
자신의 내면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돈을 써야 한다.
진짜는 흔하지 않고 귀하다.
배우는 스스로를 귀하게 만들겠다는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아려고만 애쓰지 마라.
그런 것에 애쓰기 보다는
감정을 정확히 짚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테크닉이 좀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하면 어떤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울면 당연히 눈 밑이 씰룩거리고 본디 콧물이 나는 것이다.
그게 어때서?
난 그런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모델이 아니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안 할 거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말고
일찌감치 때려 치워라.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재무장한다.
새겨 들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