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타베라스, 그리고 후안 페레즈

현지 시각 10월 26일 일요일 저녁 치뤄진 2014년 월드시리즈 GAME 5.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마지막 홈경기이기도 한 이 경기의 식전 행사를 보다가 아침부터 현실 눈물 터졌다. 메탈리카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자이언츠 팬 중 한 사람이었던 고 로빈 윌리엄스를 추모하는 동영상과 고인의 세 자녀와 절친(이라고 쓰기엔 그 자신도 너무 유명한 배우고 코미디언이지만;; ) 빌리 크리스탈이 함께 한 시구 행사까지. 샌프란시스코가 우승했던 2012년 월드 시리즈 중 한 경기에서는 로빈 윌리엄스가 직접 식전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었는데 세월과 세상이 참 야속하다. 그리고 경기 중에 들려온 카디널스 유망주 오스카 타베라스의 교통 사고 사망 소식까지...바로 지지난주에 있었던 NLCS 경기에서 at & t 파크에서 홈런도 치고 호수비도 했던 게 똑똑히 기억나는 스물 두 살의 젊디 젊은 수퍼 유망주였는데... 경기 후에 아펠트가 이야기한 것처럼 '야구계 식구' 중의 누구라도 잃는 건, 야구라는 종목을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충격이고 슬픔이었겠지만, 바로 얼마 전까지 NLCS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했고 남미 출신 선수들이 많은 자이언츠라 특별히 슬픔이 큰 선수들이 많을 거라고 짐작은 했으나 페레즈에게 이런 사연이 있을 줄은 몰랐다. 말이 좋아 개인적인 슬픔을 뒤로 하고 일에 집중한다는게 가능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어땠을지 너무도 뻔한 상황에서 다부지게 마음을 다잡아줘서 너무 고맙고 하늘로 먼저 간 친구에게 바치는 선물로 친 8회말의 안타 정말 멋졌다. 어떤 종교도 믿지 않는 나지만 가끔은 하늘의 그분께서는 곁에 너무 좋은 사람들만 두려고 일찍 데려가시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부디, 젊은 루키가 먼저 그 곳에 가 있는 수많은 별들과 함께 이 곳에서 못다한 야구를 즐길 수 있기를. RIP, Oscar Taveras. **************************** 소식은 일요일 경기 초반 클럽하우스와 덕아웃에 전해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망주 외야수 오스카 타베라스가 여자 친구와 함께 교통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한 선수에게는 특별히 감당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후안 페레즈는 오스카의 형인 라울 부르고스 타베라스와 절친한 친구로 자랐다. 수년간 라울은 후안에게 자신의 동생 이야기를 해왔었다. "매일 밤 귀에 딱지가 앉게 이야기를 들었어요: 내 동생은 진짜 대단해, 특별한 선수야. 라고 말이죠" 일요일 밤 이 이야기를 하는 후안 페레즈의 목소리는 나직하면서도 슬픔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페레즈는 2009년 마침내 오스카 타베라스를 만나게 되었고 그들은 즉시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페레즈는 오스카를 "겸손하고, 행복하고 착한 녀석"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자이언츠 소속이지만 오스카가 메이저 리그에 마침내 올라왔을 때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유스메이로 페팃을 상대로 비 오는 부시 스타디움에서 메이저 리그 무대 첫 홈런을 매끈하게 쳐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를 회상했다. 그리고 타베라스의 재능이 도미니카 윈터 리그에서, 그리고 짧았던 순간이지만 NLCS 에서 얼마나 눈부시게 빛났는지 기억을 되짚었다. 일요일 저녁 월드 시리즈 GAME 5의 초반에 오스카 타베라스의 부고가 트위터를 통해 전해졌다. 기자석에는 으스스한 기운이 감돌았다. 일년 중 가장 큰 경기에 집중해야 할 수 백 명의 기자들이 이 소식에 망연자실해 조용히 자신들의 모니터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수들이 있는 덕아웃에도 소식은 조금씩 퍼져갔다. "4회쯤에 그 소식을 들었어요. 착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라고 버스터 포지는 말했다. "처음 든 생각은 이 경기가 별로 중요한 게 아니구나 하는 거였어요. 월드 시리즈는 분명히 대단한 이벤트고 재미있죠. 월드 시리즈에서 경기하는 건 엄청 신나는 일이 맞아요. 하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급속도로 현실로 돌아오게 되요." 페레즈는 트레이너실에 있는 TV를 통해 그 소식을 들었다. 서둘러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전화기를 꺼내 들자 스무 개가 넘는 메세지들이 와 있었다. 이어지는 세 이닝 동안 그는 망연자실해서 앉아 있었다. 팀 동료인 산티아고 카시아와 호아킨 아리아스가 마음을 굳세게 먹으라고 위로했다. 그레고 블랑코 역시 페레즈가 자신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충격이 큰 것 같았어요." 블랑코의 말이다. "얼마나 비통했을지 뻔했죠. 쉽지 않은 일지만, 경기가 끝나고 함께 위로하면서 그 가족을 위해 기도하자고 이야기했어요." 이런 비보에 잘 대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창 진행 중인 월드 시리즈에서 뛰고 있다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법이다. 경기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자이언츠는 페레즈를 외야 대수비로 투입해야 했다. 그게 그가 뛰고 있는 야구라는 경기의 현실이다. 비정할지 몰라도 이것이 그들이 사랑하고 경기하는 야구라는 게임이다. 페레즈는 자신의 슬픔을 잠시 뒤로 하며 스스로를 추슬렀다.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매디슨 범가너의 완봉을 돕는 외야 수비를 해냈고 8회 말에는 시즌 내내 홈런이 없던 웨이드 데이비스에게 홈런에 겨우 십 센티 정도 모자라는 큼지막한 안타를 때려냈다. "그 타격이 얼마나 멋졌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버스터 포지의 칭찬이다. 블랑코는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 "저 녀석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활짝 미소까지 지으면서 말이다. 페레즈는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을 즐기려고 애썼다. "홈런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그만큼 잘 쳤거든요" 페레즈는 3루에 슬라이딩해 들어갔고, 이어지는 크로포드의 타석 때 홈으로 들어오며 덕아웃을 가리켰다. 개인적인 슬픔을 몇 이닝 동안 잠시 한 켠에 밀어두었지만 그 순간 그는 자신의 친구를 생각했다. 종종 미끄럽기 짝이 없다고 페레즈가 설명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어느 길에서 스물 둘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그 친구 말이다. "재능이 엄청난 친구였어요." 페레즈가 말한다. "진짜 뛰어난 선수였죠." 그리고는 AT & T 파크의 하늘을 가리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안타는 너한테 바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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