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달 바라보면 / 이효녕

떠나가는 달 바라보면 / 이효녕


목이 길어진 나뭇가지 사이

둥근 달이 보이면

마음 안에 물결 출렁이고

애증의 교차로 밝히는 푸른 가로등 불빛

마음 위에 뜬 몸 속까지 환할까

아직도 봄은 먼 거리에 남아 있지만

내 가슴에 빈자리 찾아오려는

부드러운 언어만으로도 눈부시다

어느 빈민굴에서 빠져나온 사람이 있어

거기에 남긴 여자의 둥근 얼굴

복사꽃으로 피어나는 시간 속에서

사막을 가로질러 어디로 가고 있는 저 달

그런 너를 바라보는데 봄은 얼마나 짧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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